150억 원 투자한 양산공장… 빈투바의 모든 과정이 담기다
맛은 기본, 식감까지 설계하다… 템퍼링이 만든 차이
설비·기술·집요함으로 완성한 '가나 50년'
경험 소비 시대, 초콜릿도 공간과 협업으로 말하다
[양산=뉴스핌] 조민교 기자 = "원료 선택부터 발효, 완제품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빈투바(Bean to Bar)' 초콜릿 제조사로서, 진정성을 바탕으로 한 단계 더 높은 품질의 초콜릿을 선보이겠습니다."
이 말을 확인하기 위해 10일, 롯데웰푸드가 지난해 150억 원을 투입해 새롭게 구축한 LBTC 생산라인을 직접 보기 위해 서울에서 기차와 버스를 번갈아 타고 약 4시간을 달려 양산공장을 찾았다.

◆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공장, 빈투바의 현장
국내 대기업 가운데 카카오 매스를 직접 생산하는 곳은 롯데웰푸드가 유일하다. 초콜릿을 만드는 경쟁사들조차 롯데웰푸드가 생산한 카카오 매스를 구매해 사용할 정도로, 국내 초콜릿 산업의 핵심 공정이 이곳에 집중돼 있다. 전국 4개 공장과 대규모 설비를 수용할 수 있는 부지, 이를 운영할 기술과 인력을 이제 와서 새로 갖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롯데웰푸드만이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공장'이라는 표현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다.
발끝에서 떨어지는 체모 한 올조차 공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설명에 따라, 낯선 장비복을 온몸에 착용하고 머리카락까지 단단히 감싼 채 생산라인으로 들어섰다. 위노어(Winnower)부터 로스터, 프리그라인드, 볼밀까지 이어지는 공정을 따라가며, 해외에서 들여온 카카오 빈 원물이 우리가 편의점에서 집어 드는 초콜릿으로 완성되는 전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

초콜릿은 손바닥 만하고, 내용물은 한입에 넣을 정도로 작지만 이를 만들기 위한 기계는 공장 내부를 가득 채울정도로 크고 시끄러웠다. 공장을 365일 24시간 가동할 경우 연간 생산 규모는 9,411억 원에 달한다.
현장에서는 아무런 가공물도 섞지 않은 카카오 100% 매스를 직접 맛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강한 쓴맛이 올라왔지만, 곧 고소함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카카오 매스는 단단한 카카오 빈을 가열 없이 마이크로 단위까지 분쇄해 만든 액체 형태의 초콜릿이다. 딱딱한 열매를 분쇄만 했음에도 고체가 아닌 액체로 남는 이유는 카카오 열매 속 지방이 충분히 녹아 있기 때문이다.
한 입 맛보는 순간, 초콜릿이 단순히 이가 썩고 살이 찌는 디저트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먹으면 살이 빠지고 노화를 늦춘다'는 이야기를 들어온 이유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최명완 양산공장장은 "우리가 원하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공정마다 온도와 조건을 조금씩 달리하며 가장 이상적인 카카오 매스를 만든다"며 "직접 만든 카카오 매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맛과 향, 부드러움에서 경쟁 제품 대비 확실한 강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 맛이 전부가 아니다… '가나 50년'의 경쟁력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150억 원을 투자해 양산공장의 노후 생산설비를 전면 교체하며 초콜릿 제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30년 전 카카오 매스 수요 확대를 내다보고 비워 두었던 공간이 30년이 지나 최신 설비로 채워진 셈이다. 새로 도입한 설비는 쓴맛은 더 선명하게 살리고 신맛은 줄여 카카오 원두 본연의 향을 더욱 풍부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롯데웰푸드가 맛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가 '식감'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초콜릿은 단순한 풍미를 넘어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는 감각이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몽쉘은 겉의 초콜릿 무스를 씹었을 때 부서지거나 깨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입에 녹아드는데, 이는 결정 구조를 정교하게 제어하는 '템퍼링' 공정 덕분이다.

롯데웰푸드는 몽쉘을 비롯해 빼빼로, 크런키, 가나, 빈츠 등 주력 제품 대부분에 리얼 초콜릿인 템퍼링 초콜릿을 적용하고 있다. 반면 타 제과사들은 일부 프리미엄 제품이나 판초콜릿에만 제한적으로 템퍼링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탄생한 롯데의 '가나'는 출시 50주년을 맞았다. 가나는 국내 초콜릿 시장 1위를 지키며 명실상부 초콜릿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올겨울 선보인 시즌 제품 4종 가운데 '말차베리'는 완판에 가까운 판매 성과를 기록해 소비자 반응을 입증했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방식은 과감하게 변화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해 디저트 바, LP바 등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식품업종 뿐 아니라 뜨개질 가게와의 협업도 시도하고 있다. 다양한 취향의 브랜드와 손잡고 프리미엄 가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거나 협업 디저트를 선보이는 방식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양산공장 BTC 라인은 롯데웰푸드 모든 초콜릿 제품의 '심장'과 같은 곳"이라며 "국내 유일의 빈투바(Bean to Bar) 공정을 통해 대한민국 초콜릿의 기준을 높이고 차별화된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mky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