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이 정도로 사랑받은 적 있었나 싶어요. 시청률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도 신기했고, 고정으로 봐주시는 시청자분들이 계시다는 게 특히 실감났어요. 결과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배우 안보현이 드라마 '스프링 피버'를 통해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남겼다. 그는 극 중 투박하지만 속 깊은 인물 '선재규'를 연기하며 기존의 강인한 이미지와는 결이 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선재규는 안보현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는 반응이 이어질 만큼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도 화제를 모았다.

"그런 반응을 들으면 감사하면서도 부담이 돼요. 항상 싱크로율을 맞춰야 한다는 강박이 있거든요. '원작을 찢고 나왔다'는 말도 많이 들었는데, 그만큼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 같아 다행이에요."
'스프링 피버'는 원작 웹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안보현은 원작이 있다는 점이 오히려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선재규는 투박하고 거침없고, 서툰 면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가는 아이"라며 "외적인 모습 때문에 오해를 살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오해가 너무 크지 않게 받아들여지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팔토시 역시 단순한 스타일링이 아닌, 캐릭터의 트라우마를 가리기 위한 설정이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이번 작품에서 사투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언젠가는 필살기처럼 쓰겠다고 생각했던 사투리를 드디어 연기에 녹일 수 있어 반가웠다"며 "지방 촬영도 즐거웠다"고 말했다. 선재규와 자신의 공통점에 대해서는 "거침없고 투박하고, 불의를 못 참는 점은 비슷하다"면서도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성향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피지컬 역시 캐릭터를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안보현은 "이 드라마는 대본을 봤을 때 만들기 쉽지 않겠다고 느꼈다"며 "스태프들이 '안보현이 있어서 가능하다'고 했다는 말을 듣고 정말 고마웠다"고 회상했다. 헬스로 만들어진 몸보다 "태어날 때부터 장사로 태어난 듯한 두툼한 체격"을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체중을 4kg가량 늘렸다가 줄이는 과정을 반복했다. 또 "몸을 만들기 위해 닭가슴살을 달고 살았다"고 부연했다.
헤어스타일 역시 캐릭터 구축의 중요한 요소였다. 안보현은 "웹툰 표지에서 재규의 머리가 각진 느낌이라 그 이미지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솔직히 후회가 되기도 했지만, 재규는 멋있어 보이는 인물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봤다"고 말했다. 투박함을 살린 헤어스타일은 매 촬영마다 40분 가까이 공을 들여 완성됐다. 안보현은 "재규의 성향이 가장 잘 담긴 외형"이라고 표현했다. 스타일링 탓에 "샴푸를 세 번씩 해야 할 정도였다"며 웃기도 했다.
액션과 체력 소모가 큰 장면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하철을 따라 달리는 장면 등 러닝 신 촬영을 위해 서울을 반나절 넘게 뛰어다녔다. 안보현은 "이렇게까지 뛰어야 하나 싶을 정도였다"며 "가편집을 봤을 때는 조금 길지 않나 싶었는데, 화면 전환이 속도감 있게 붙고 OST가 입혀지니 생동감이 살아났다"고 말했다. "죽을 듯이 뛰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값지게 잘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도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주빈에 대해서는 "웹소설 표지 이미지를 봤을 때 느낌이 비슷했다"며 "리딩 과정에서 티키타카가 살아 현장 분위기도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조준영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조카로 접근하지 않았다"며 "상처를 대신 짊어지려는 보호자의 감정으로 부성애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은 애드리브가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감독이 컷을 잘 끊지 않는 편이었고, 안보현의 즉흥적인 대사들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 "바다를 보고 '씨뷰'라고 말하거나 '투투 챙겨라' 같은 대사도 애드리브였다"며 "부담보다는 재미가 더 컸다"고 웃었다.
이번 작품은 안보현에게 또 다른 자신감을 안겼다. 안보현은 "로맨틱 코미디가 나에게 맞을까 고민했지만, 재규는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결의 인물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과 호평을 받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도 작품 인기를 체감했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목표는 분명하다. "다른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것"이다. 안보현은 다양한 직업군과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차기작으로는 '재벌 형사2' 촬영을 앞두고 있으며, '신의 구슬' 공개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악역에도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데뷔 10주년을 앞둔 안보현은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도 언급했다. "처음 배우를 한다고 했을 때 걱정과 반대가 많았지만, '니가 이런 모습이 있는지 몰랐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하다"며 "언젠가 가족과 함께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작품을 많이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moonddo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