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곽 지역 15억원 육박 신고가 속출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올해 들어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건 중 8건 이상이 15억원을 밑도는 중저가 단지인 것으로 확인됐다. 고강도 대출 규제로 인해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한도로 받을 수 있는 가격대에 매수세가 집중된 결과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전일까지 등록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5684건 가운데 15억원 이하 거래는 4627건(81.4%)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월 1일~2월 18일) 서울 아파트 매매 7229건 중 15억원 이하가 5156건(71.3%)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p) 이상 늘어난 수치다.
최근 들어 중저가 아파트 쏠림 현상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발표한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신고된 매매 2337건 중 15억원 이하 비중은 1978건(84.6%)으로 증가했다. 이달 기준으로는 전체 매매 975건 중 850건이 15억원 이하로 집계돼 그 비중이 87.2%까지 치솟았다. 10건 중 9건꼴이다.
이 같은 거래 집중 현상은 대출 규제 여파가 크다. 정부는 지난해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및 규제지역의 주담대 한도를 최대 6억원으로 묶었다. 이어진 10·15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서 15억원 이하는 기존대로 6억원을 유지하되, 15억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대출 규모를 차등화했다.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에 묶여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로 낮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10·15 대책 이후 15억원 이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지난해 10월 16일~31일 64.6%에서 11월 73.2%, 12월 81.5%로 가파르게 뛰었다. 매매 계약 신고 기한(30일)이 남은 지난달 역시 80.2%로 80% 선을 넘겼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서울 외곽 지역의 거래량도 늘었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매매가 활발한 지역은 노원구(671건)로 나타났다. 이어 성북구(395건), 강서구(373건), 구로구(355건), 송파구(318건), 동대문구(287건) 순이었다.
수요가 몰리며 외곽 지역 고가 아파트와의 격차를 메우는 '키 맞추기' 장세도 본격화했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 전용 114.86㎡(2층)는 지난 5일 14억9500만원에 팔리며 9일 전 거래된 같은 층 매물(13억8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뛰었다. 구로구 신도림동 대림2차 전용 101.48㎡(23층)도 지난 3일 14억9000만원에 팔려 최고가를 다시 썼다.
올해에도 현행 대출 규제가 유지될 경우 서울 아파트 시장은 거래량과 가격이 분리되는 이중 구조가 더욱 고착화될 전망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시중 유동성이 부동자금으로 머물러 있는 가운데 서울 신규 공급은 역대 최저 수준"이라며 "여기에 '팔면 다시 못 산다'는 인식 확산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되자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집값 상승에 대한 확신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어 수급 불균형은 중저가 시장의 가격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