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택' 명칭 전격 공개… 후발주자 추격에 사실상 '경고장'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주용락 삼성SDI 연구소장(부사장)은 11일 "삼성SDI는 각형(프리즘) 배터리 관련 미국 등록 특허만 1200건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일본이나 중국 경쟁사 대비 2배, 국내 다른 경쟁사들보다는 수십 배 많은 압도적인 수치"라고 밝혔다.
주 소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6' 부대행사인 더배터리 콘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배터리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각형 배터리는 기술 구현이 매우 어려운 시스템이지만, 삼성SDI는 지난 30년간 축적된 노하우를 통해 소재, 설계, 공정, 제조 전반에 걸쳐 강력한 기술 장벽을 쌓았다"고 강조했다.

주 소장은 발표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세션에서 날카로운 질문에 답변하기도 했다. 각형 배터리의 구체적인 제조 난도를 묻는 질문에 주 소장은 "금속 가공부터 용접, 고로딩 극판의 스태킹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어렵다"며 "셀이 커질수록 기술적 난도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하우와 트레이드 시크릿(영업비밀)을 광범위한 특허로 보호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주 소장은 "각형 관련 특허 침해나 기술 도용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가 기술을 선도하는 입장에서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삼성SDI는 1997년 미국에서 각형 배터리 관련 특허를 처음 출원한 이후 수십 년간 지적재산권을 축적해왔다. 이날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의 새 명칭인 '프리즘스택(PrismStack)'을 전격 공개한 것 역시, 독보적인 기술력을 브랜드화하는 동시에 '특허 경영' 의지를 공식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가 질문자로 나서며 팽팽한 신경전이 연출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가 "전고체 배터리가 충분히 안전하다면 굳이 무거운 각형 폼팩터를 고집할 필요가 있느냐"며 제품 포트폴리오의 중복 가능성을 지적하자, 주 소장은 시장별 맞춤형 전략으로 응수했다. 그는 "경량화가 최우선인 로보틱스나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에서는 굳이 각형을 고집하지 않고 더 가벼운 폼팩터로 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전기차(EV) 등에서는 셀 자체와 케미스트리 모두가 안전해야 하는 '더블·트리플 프로텍션'이 필요하다"며 각형 배터리의 본질적 우위를 강조했다.
삼성SDI는 이번 발표에서 AI 데이터센터와 로봇, UAM 등 포스트 EV 시장을 겨냥한 구체적인 솔루션도 대거 공개했다. 주 소장은 "AI 데이터센터용 UPS(무정전 전원장치)에서 기존에 쓰이던 고가의 슈퍼 커패시터를 배터리로 대체해 설비 투자비(CAPEX)를 40% 줄일 수 있는 하이파워 시스템을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세대 전지 로드맵에 대해서는 "무음극 구조 기반의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 양산할 계획이며, 이 기술을 리튬황 배터리에 접목한 '전고체 리튬황'을 UAM용 초경량 솔루션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밀도가 높은 리튬메탈 배터리 역시 기존 리튬이온 생산 라인을 활용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해 가속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소장은 "AI가 상상하는 미래를 삼성SDI의 배터리 솔루션이 실현하겠다"며 "압도적인 각형 기술력과 전고체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재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