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땐 수급 불안·가격 상승 부담↑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카타르발 헬륨 공급 차질로 반도체 핵심 소재 수급 불안이 부각되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사전 재고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를 기반으로 단기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동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과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며 반도체 생산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 단기 영향 제한…재고·다변화로 '방어'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헬륨을 비롯한 핵심 원자재에 대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확보하고 복수의 조달 경로를 운영하며 공급망 리스크 대응 체계를 가동 중이다.

실제 한국반도체산업협회는 지난달 31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헬륨, 브롬화수소 등 모든 필요한 원자재와 관련해 일정 수준의 재고를 사전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생산 공정에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기업별로 미국, 러시아 등 복수의 공급선을 확보한 점도 단기 리스크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공급망 충격을 겪으며 대응 체계를 구축해온 만큼, 이번 사태 역시 즉각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헬륨, 대체 불가능 소재…반복되는 헬륨 변수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식각 공정에서 정밀한 온도를 유지하고, 세정 이후 유독성 잔류물을 제거하는 데 쓰이는 핵심 소재다. EUV 공정의 열 제어와 진공 환경 유지, 누설 검사 등에도 활용돼 사실상 대체가 어렵다.
문제는 주요 생산 거점이 중동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타르는 미국·러시아와 함께 세계 3대 헬륨 생산국으로 꼽히는데, 이란은 지난 2월 28일 세계 최대 LNG 및 헬륨 생산 시설인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타격했다.

헬륨 공급망 불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카타르가 주변국과 외교 갈등을 겪으며 헬륨 수출이 원활하지 않자 국내에서도 수급 이슈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에는 중동 정세 불안과 반도체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헬륨 가격이 세 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경험이 현재 기업들의 재고 확보와 공급망 다변화 전략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장기화 땐 '핵심 변수'…가격·공급 모두 압박
중동 변수는 현재까지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사태가 길어질 경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공격으로 글로벌 헬륨 공급의 약 30%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며, 주요 생산 거점인 카타르의 정상화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카타르 생산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미국은 생산량 대부분을 자국 내에서 소비하고, 러시아 역시 가동 차질을 겪고 있어 대체 공급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공급망 다변화와 비축분 확보로 당장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다만 중동 상황이 길어질 경우 일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kji0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