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금융당국이 21일 신용평가 개선을 추진했다
- 비금융 데이터 활용해 중저신용자 지원한다
- 은행권은 관치·획일화로 자율성 훼손 우려한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비금융데이터 활용 통해 중저신용자 제도권 대출 확대 목표
당국 신용평가 모형 개선 작업, '모형 획일화' 부작용 우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금융당국이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을 구성해 은행권 신용평가 체계 개선에 나서면서 민간 금융회사의 고유 영역인 신용평가모형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 이력과 연체 이력 중심의 기존 신용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비금융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는 당국 주도의 신용평가모형 개선이 사실상 표준모형 도입으로 이어질 경우 리스크 관리 자율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방식은 금융이력 중심, 변화된 상황에서 소득 구조 바뀌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금융 이력 위주, 연체 이력 위주의 경직된 신용평가모형을 개선하겠다"며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의 핵심 과제로 신용평가모형 개선을 지목했다.
이 위원장은 "기존 방식은 과거 이력, 금융 이력, 연체 이력에 집중돼 있었다"며 "변화된 환경에서 소득 구조 등이 복합적으로 바뀐 만큼 신용평가는 사람의 미래 상환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정보 산업의 AI 시대에는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고 설계해 상환 능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향후 배달앱 매출, 통신요금 납부, 플랫폼 활동, 세금 납부, 사업 흐름, 소비 패턴, 현금흐름 데이터 등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모형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금융 이력이 부족하거나 기존 신용평가 체계에서 불리하게 평가받았던 중저신용자와 소상공인의 제도권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 위원장은 특히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하반기부터 7개 시범은행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연구 차원을 넘어 정책 실험 단계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효과 분석 결과에 따라 적용 범위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금융당국 관계자는 "아직 신용평가모형을 어떻게 바꿀지 정해진 것은 없다"며 "현재 나오는 이야기들은 추정일 가능성이 높고 공개적인 논의를 통해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이 신용평가 모형 만들면, 무시할 수 있는 은행 없을 것"
은행권은 포용금융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신용평가모형 개선 논의가 당국 주도로 진행되는 데 대해 경계하고 있다.
신용평가모형은 은행의 핵심 경쟁력이자 리스크 관리의 근간이다. 현재 은행권의 CSS, 즉 신용평가시스템은 금융당국이 직접 설계하거나 규제하는 대상은 아니다. 각 은행은 보유 고객 데이터, 리스크 판단 기준, 영업 전략에 따라 자체 모형을 운용하고 금감원의 가이드라인과 검사 기준을 따르는 방식이다.
그러나 당국이 추진단을 통해 새로운 평가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제도화할 경우 은행 입장에서는 사실상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추진단을 통해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을 만들면 이를 무시할 수 있는 은행은 단 한 곳도 없을 것"이라며 "형식적으로 의무 적용이 아니더라도 실제로는 은행권에 동일한 방향의 모형 도입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신용평가모형의 획일화 가능성도 우려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은행마다 평가 기준이 달라 한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차주도 다른 은행에서는 승인되는 경우가 있다"며 "모든 금융기관이 비슷한 잣대로 차주를 평가하게 되면 한 곳에서 거절된 사람이 다른 곳에서도 배제되는 결과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포용금융을 위해 시작한 제도가 오히려 일부 차주의 금융 접근성을 더 좁히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의 '민간 개입'은 어디까지… 지나친 관치 논란도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이번 논의는 단순한 권고를 넘어 제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민간 은행의 경영 전략과 리스크 평가 방식에까지 깊숙이 관여하는 모양새가 되는 것이다.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하는 은행들의 고민도 깊다.
수익성을 극대화해야 하는 민간 주주 중심의 시중은행에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을 맞추기 위해 손실 위험이 큰 차주에게 대출을 늘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라는 경영상의 부담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의 포용금융 전략 추진단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면 신용평가 모형 개선을 둘러싼 이같은 논란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금융당국의 개입을 어디까지 수용할 것인가'와 '은행의 자율적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다.
획일적인 모형 강요는 금융 생태계의 다양성을 해칠 뿐만 아니라, 향후 경제 위기 시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을 키우는 독이 될 수 있다. 과연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신뢰를 얻으며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dedanh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