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언론이 26일 강남역 일대 담배꽁초 실태를 점검했다
- 강남역 주변은 금연구역·경고문구에도 꽁초 투기가 심각했다
- 전문가는 침수 재발 막으려면 시민의식·도시관리·단속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시민의식과 도시관리체계 전반 문제"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26일부터 이틀간 서울에 시간당 20~30㎜ 수준의 강한 비가 예보되면서, 2022년 8월 강남역 일대를 순식간에 물바다로 만들었던 집중호우의 악몽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4년 전, 시간당 100㎜를 넘는 폭우에 강남역 일대는 지하철과 도로, 상가까지 마비됐다. 전문가들은 당시 침수 원인으로 집중호우와 함께 저지대·분지형 지형, 배수시설의 설계·용량 한계를 지목했다. 여기에 담배꽁초로 인한 배수구 막힘도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천재(天災)에 시민의식 부재라는 인재(人災)가 겹친 결과였다.
비 예보를 앞두고 이날 다시 찾은 강남역. 그러나 거리 곳곳과 하수구 주변에는 여전히 담배꽁초가 쌓여 있었다. 4년 전 재난의 교훈이 무색한 풍경이었다.

◆ 담배꽁초로 뒤덮인 '강남 담배섬'
이날 오전 강남역 1·2번 출구 사이 교통섬(약 475㎡)에 올라서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사람보다 담배였다. 이 일대 직장인들 사이에서 '담배섬'으로 불리는 이 공간에는 철제 식용유통을 재활용한 재떨이가 14개나 놓여 있지만, 발밑 풍경은 재떨이가 아니라 길바닥이 '거대한 재떨이'가 된 모습에 가까웠다.
약 5분 동안 교통섬을 한 바퀴 돌며 눈대중으로 세어본 길바닥 담배꽁초는 300여 개다. 흡연자들이 재떨이를 이용하기보다는, 담배를 다 피운 뒤 손에 들고 있던 꽁초를 바닥이나 하수구 방향으로 휙 던져버렸다. 마치 '재떨이가 있어도 그냥 버려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굳어져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강남역 3번 출구 표지판 아래 역시 담배꽁초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 마치 이곳이 '공식적인 꽁초 투기장'이라도 되는 듯, 계단 모서리와 출입구 기둥 주변에 흰 필터와 갈색 종이가 층층이 눌러 붙어 있었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서울 시내 모든 지하철역 출입구 10m 이내는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위반 시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하지만 강남역 주변 풍경만 놓고 보면 '법 조항'은 종이 위에만 존재하는 규정처럼 보였다.

출입구 인근에는 '금연' 표지판과 바닥 표시선이 곳곳에 그려져 있지만, 흡연자들은 경계선 안팎을 가르지 않고 서서 담배를 피운 뒤 계단 아래로 꽁초를 떨어뜨리거나 발로 차 밀어 넣었다. 출근 시간대 수백 명의 인파가 오가는 상황에서 단속 공무원이나 지도 인력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고, 흡연자들도 주변 시선을 크게 의식하는 기색은 없었다.
◆ 빗물받이 입구까지 이어진 꽁초 행렬
강남역 1번 출구에서 미진프라자 빌딩 안쪽 골목으로 몇 걸음만 들어서면, 일대 직장인들이 '암묵적인 흡연구역'으로 삼는 공간이 나타난다. 골목 초입에서 약 100m 구간을 걸으며 바닥에 떨어진 담배꽁초를 세어보니 400~500개에 달했다. 이 수치는 주변 하수구 안쪽에 이미 쌓인 꽁초를 제외한 결과다.
해당 골목길은 북쪽 서초대로 방향으로 내리막 경사 구조로 돼 있다. 비가 한 차례 세차게 쏟아지기만 하면 이 꽁초들이 빗물과 함께 흘러내려 고스란히 빗물받이 안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강남구청은 하수구마다 "내가 버린 담배꽁초 홍수 되어 돌아온다"는 문구를 붙여, 시민들에게 투기의 위험성을 경고해 놓았다. 그러나 문구 바로 아래 하수구 틈새를 들여다보면, 경고는 이미 무력화된 듯하다. 철망 안쪽으로 담배꽁초를 비롯한 비닐, 플라스틱 조각이 이미 쌓여 있었다.
기자가 하수구 안쪽을 사진으로 촬영하던 중에도, 30대로 보이는 남성 직장인 한 명이 담배를 다 피운 뒤 별다른 망설임 없이 꽁초를 하수구 입구 안쪽으로 툭 떨어뜨리고는 곧바로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순간적으로 주변을 스쳐 지나가던 몇몇 시민이 사진 촬영 중인 기자와 남성을 고개를 돌려 한 번 쳐다볼 뿐이었다.

흡연자들이 으레 주장하듯 쓰레기통이 주변에 없는 '인프라 미비' 문제가 있었을까? 아니다. 불과 50m 거리에 있는 강남역 1번 출구에는 쓰레기통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흡연자들은 그 짧은 거리를 걸어가는 '수고'를 할 바에 바닥에 가볍게 꽁초를 '툭' 던져 버리고는 가버렸다. 담배꽁초 투기는 '쓰레기 투척'으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 규범으로 확립된 모양새였다.
◆ "시민의식뿐 아니라 도시관리 체계 문제"
윤은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부장은 "집중호우 때마다 침수와 배수 문제가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거리 곳곳에 담배꽁초가 방치되고 있다는 점은 시민의식뿐 아니라 도시관리 체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은주 부장은 "담배꽁초 무단투기에 대한 과태료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단순한 처벌 강화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실제 현장에서는 단속 인력 부족과 증거 확보의 어려움으로 인해 기존 과태료조차 충분히 집행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부장은 끝으로 "서울시와 자치구가 강남역처럼 유동인구와 흡연 수요가 많은 지역에 흡연구역과 담배꽁초 수거시설을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집중호우 전 빗물받이 주변 청소와 점검을 정례화하고, 시민 인식 개선, 현장 관리, 실효성 있는 단속을 함께 추진해야 반복되는 침수·배수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alebcao@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