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털 용품및 관광업으로 피해 일파만파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에서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면서 가금업을 비롯한 사료업체, 오리털 업체 등 관련 산업과 관광업까지 피해 규모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28일 중국 매체 재신망(財新網)은 중국 목축업협회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인용, 신종 AI의 여파로 가금류 가격이 폭락하고 판매가 정체되면서 4월 21일까지 중국 가금업계가 입은 손실액이 230억 위안(약 4조1300억원)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목축업협회 관계자는 AI발생으로 인한 소비 급감으로 재고물량이 적체되고 있으며 갓 부화한 병아리도 폐사시키고 있다면서,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4월 중순 전국의 닭고기 평균 가격이 500g 한근에 8.86위안으로 4월 상순보다 7%, 3월보다는 4.9%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신종 AI가 발생한 이후 상하이(上海), 베이징(北京), 난징(南京) 등지에서 가금류 거래가 중단됐으며, 상하이와 난징을 비롯한 쑤저우(蘇州), 항저우(杭州), 정저우(鄭州) 등지에서는 외부로부터 가금류 유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남방항공, 해남항공 등 일부 항공사와 육로 운수 회사들이 가금류 운송을 중단하고 나서 가금류 업계가 입는 타격이 매우 심각하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국의 가금업계 관계자는 "가금 농가는 질병에 대한 리스크가 매우 높으며 수익성도 낮고 관련 상업보험도 취약한 상태라 정부의 보조금이 매우 절실하다"며 "중국에는 가금 농가를 비롯한 가금 업체가 4400만여개로 업계 종사자만 1억3200명에 달해 AI가 업계에 미치는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에서는 가금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관련 보상정책을 발빠르게 시행하고 있다. 상하이시의 경우 시 당국에서 계란 생산용 닭과 고기닭을 사들여 가금 농가의 경영난을 해소하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4월 12일 당일에만 상하이시 당국이 사들인 가금류가 6만4850 마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I는 가금업계 외에도 사료 업체와 오리털 업체 등 관련 업계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닭고기 판매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금류 사료 가격도 하락세를 보였다. 후난(湖南)성 식량·사료 업체인 완자춘미예(萬家春米業)가 생산하는 사료용 옥수수 가격이 t당 100위안 가량 떨어졌다고 중국경제망(中國經濟網)이 27일 보도했다.
AI의 확산으로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수요가 줄어들면서 오리털 패딩, 오리털 이불, 배드민턴 셔틀콕 등 중국의 오리털 제품 생산 업체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오리털 의류와 침구류 등을 생산하는 업체인 상하이 둥룽(東隆)의 장롄젠(張戀建) 부사장은 "AI로 인한 업계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며 "원재료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오리털이 kg당 300위안에서 600위안으로 가격이 두배나 뛰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관광업계도 AI로 인해 적지 않은 타격을 받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매년 노동절 휴일이면 관광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던 상하이와 저장(浙江)성, 안후이(安徽)성, 푸젠(福建)성 등 화동지역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중칭뤼(中青旅) 관계자는 "올해 1분기 화동지역의 관광 수요가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했다"며 "AI확산으로 최근들어 화동지역 관광에 대한 예약 취소가 줄을 이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