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윤경 국제전문기자] 구글은 어떤 업체인가. 검색 서비스 업체로 시작했지만 지금 구글은 안드로이드란 운영체제(OS)를 통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을 성공적으로 영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하는 게 정답에 가까울 것이다.
구글의 사업은 성공적인가. 적어도 현 시점에서 애플과 비교해 상대적으로는 그렇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주가에서도 극명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정점에서 40% 가까이 떨어진 애플 주가에 비해 구글 주가는 지난 10개월간 60%나 올랐다.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 사업이 어떻게 더 확장될 것인가는 지난 15일(현지시간) 개막된 개발자회의 '구글I/O'에서 잘 엿볼 수 있었다.
◇ 구글, 지도 서비스 개인화한다
올해 여섯 번째 개최되는 구글 I/O는 작년과는 확연히 달랐다. 작년엔 '넥서스7' 등 다양한 단말기와 안드로이드 새 버전을 선보였다면 이번엔 소프트웨어 라인업에 강한 변화를 주며 승부수를 던졌다.
우선 온라인 지도 서비스 '구글 맵'의 강화, 개인화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8년을 돌아볼 때 구글 맵에 있어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NYT)는 평가했다.
이용자가 자주 구글을 통해 검색하고 구글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인 구글플러스에 포스팅하는 장소가 어디인지를 파악해 둔다. 지메일(Gmail)을 통해서도 정보 수집이 가능하다. 구글은 이 사용자가 새로운 곳을 방문하면 취향에 맞는 곳을 선별해 제안해 준다. 예를 들어 박물관을 검색한다면 이 도시에 있는 다른 박물관들도 검색되도록 하고 박물관으로 갈 수 있는 길, 랜드마크 등도 알려주는 식이다.
구글 맵의 운영 디렉터 번하드 시펠드는 "모든 장소, 모든 클릭에 따라 유일한 지도를 서비스해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이를 이용해 덕을 볼 수 있다. 구글은 이용자가 커피숍을 검색할 때 스타벅스를 찾았다고 하면 스타벅스 쿠폰을 제공해주는 것도 하려 한다.

지도 서비스는 애플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모두 강화하려고 눈에 불을 켜고 있는 분야. 검색과 상거래, 지도 서비스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구글 맵 서비스를 뺐다가 호되게 당한 뒤 다시 이를 채택했고, 페이스북은 관련 업체를 인수하려고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탈 블루런 벤처스의 파트너 존 맬로이는 "모바일 트래픽을 돈이 되게 하려면 지도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편 앱을 다운로드해야만 볼 수 있었던 3D 위성 이미지 지도 '구글 어스'는 이제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
◇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로 애플과 '대결'
구글은 스포티파이(Spotify)나 알디오(Rdio), 랩소디 등을 방불케 하는 음악 스트리밍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는 10년 묵은 애플의 아이튠즈가 최강자이지만 구글이 이제 분야에도 중요한 한 발을 내딛으며 도전장을 낸 것이다.
서비스 이름은 '구글 플레이 뮤직 올 억세스(Goolgle Play Music All Access)'. 월 9.99달러를 내면 온라인 스트리밍으로 음악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데, 6월 말까지는 7.99달러로 할인된 가격에 서비스한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음원 시장에서 구독 시장은 2000만명 정도가 사용, 10% 안팎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급성장하고 있다.
이날 구글 주가가 크게 뛴 것도 이 스트리밍 서비스 발표 영향이 컸다. 확실한 매출원이 더 늘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에 있어 이 음악 구독 서비스가 어느 정도의 매출 기여도를 갖게 될 지는 불확실하다고 봤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만 하는 업체가 재정적인 부분이 취약해 생존이 지속될 지 의문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도 모바일 기기에서 인터넷 라디오 형태로 음악을 서비스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 '스타트렉 컴퓨터 같은 검색'에도 도전
이밖에도 구글은 구글플러스 내에 무료로 사진을 저장할 수 있는 스토리지 서비스인 '아이포토(iPhoto)'를 강화했고, 애플의 시리를 의식한 듯 음성 검색 서비스의 정확도도 높였다. 게임 서비스에도 소셜 기능을 추가했다.

아미드 싱할 구글 검색부분 선임 부사장은 얼마 전 NYT와의 인터뷰에서도 "스타트렉 컴퓨터에는 질문을 할 필요가 없다. 매우 지능적이어서 당신이 다음에 생각할 것을 미리 예상한다"고 그 개념을 제시한 바 있다.
즉, 구글에서 누군가가 검색하려 하는 것을 미리 알고 검색해 대답을 해주겠다는 것. 예를 들어 "인도의 인구는 얼마?"란 검색을 한다면 이 사람이 중국과 미국의 인구도 궁금해할 것이라고 여겨 이를 후에 알려주는 식.
◇ "안드로이드 사용자당 매출 150% 증가"
구글의 모바일 플랫폼들이 어떻게 성공을 거두고 있는 지에 대해서도 이날 일부 공개됐다.
구글은 현재 전 세계에서 안드로이드 모바일 OS를 기반으로 한 기기가 9억대 이상이라고 밝혔다. 한 해 전 4억대에서 크게 늘었다. 2년 전엔 1억대였다.
휴고 바라 구글 안드로이드 사업부 대표는 "모바일 앱 구매 등 안드로이드 사용자당 매출은 작년에 비해 150%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금액에 대해선 함구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에서도 지난 1분기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 점유율이 애플의 아이패드를 처음으로 제친 바 있다.
넷북용 크롬 OS와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하는 구글 앱스를 담당하고 있는 순다 피차이는 "아이비리그 대학 7곳을 포함해 미국 상위 100개 대학 중 74 곳이 구글 앱스를 채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구글 앱스는 구글에 있어 연간 1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피차이는 "구글 크롬은 시장 점유율에 있어선 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뒤지고 있지만 전 세계에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브라우저"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행사장엔 6000여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모였고, 일단의 사람들은 구글이 내놓을 착용 컴퓨터 '구글 글래스'를 쓰고 행사를 지켜봤다.
[뉴스핌 Newspim] 김윤경 국제전문기자 (s91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