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자는 외국인이나 법인..고액 월세 한국인은 드묾어
[뉴스핌=한태희 기자] 보증금 1억원에 월 300만원. 아니면 전세로 9억5000만원.
웬만한 봉급쟁이들은 감당할 수 없는 이런 임대료를 내고 사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고가 아파트에는 10억짜리 전세나 월 300만원짜리 월세를 내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 고가 아파트를 계약한 사람은 대부분 외국인이나 법인기업이다. 한국인이 간혹 계약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2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구반포 및 신반포)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 월셋집 계약자는 대부분 외국인이나 법인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공인 관계자는 "월세 계약자는 대부분 외국인 아니면 법인"이라며 "전세 계약자 중에는 전문직종에 있는 사람(한국인)도 껴있다"고 말했다.
래미안퍼스티지 아파트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 랜드마크 아파트다. 전용 84㎡ 아파트 매맷값은 12억원이 훌쩍 넘는다. 전용 84㎡ 전세보증금은 평균 9억5000만원선.
같은 아파트 전용 84㎡ 월세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만원대다.
월셋값 300만원은 대다수 사람이 지불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26만원이다. 진입 장벽이 있는 셈이다.
서초구 반포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기업에서 초청한 외국인이 거주하거나 기업에서 임대해서 사옥 비슷하게 쓰는 경우가 있다"며 "학군을 신경쓰는 부모가 자녀 교육을 위해 계약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
전세가 있어 내국인들은 고액 월세를 꺼린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전세는 세입자에겐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집주인에겐 '월세 체납'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서초구 잠원동 신사공인 관계자는 "세입자가 월세를 못내도 집주인은 전세보증금에서 제하기 때문에 집주인은 무보증금이나 소액보증금 월세를 좋아하지 않는다"며 "월세 체납을 걱정하는 집주인이 내국인에겐 고액 월세를 잘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집주인이 월세가 밀릴 수 있다며 세입자를 믿지 않는 한 무보증 형태의 월세 계약은 정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국에선 보증금이 없고 월세를 1~2년치 한꺼번에 내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선 '깔세'란 이름으로 외국인이 주로 이용한다. 서울 이태원과 용산, 경기도 평택에서 깔세 계약을 찾을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