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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조정석 "혹독한 액션신…보양식으로 체력 관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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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장주연 기자] 순간 눈을 의심했다. 배우가 인터뷰 장소에 미리 도착해 저리 신나게 캐치볼을 하는 그림은 머릿속에 그려본 적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개 영화 홍보에 한창인 배우들은 빡빡한 일정으로 피곤에 지쳐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정말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잡은 공을 매니저를 향해 다시 던진다. 얼핏 보니 실력도 꽤 수준급이다.

영화 ‘역린’ 프로모션 인터뷰 차 배우 조정석(34)을 만났다. 마주 앉은 그에게 자연스레 “캐치볼을 즐기나 보다”란 인사를 건넸다. 평소에도 운동, 특히 구기 종목을 좋아하는 그는 “요즘 야구에 흥미가 생기고 있는 중”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막바지 영화 홍보에 뮤지컬 연습까지 병행 중인 터라 쉬는 날이 없는 데도 이상하게 그에게선 에너지가 넘쳤다. 자신이 하는 일을 완전히 즐기지 않고서야 나올 수 없는 활력이자 여유였다.

‘역린’은 정조 즉위 1년,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살아야 하는 자, 죽여야 하는 자, 살려야 하는 자들의 엇갈린 운명과 역사 속에 감춰졌던 숨 막히는 24시간을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드라마 ‘다모’(2003), ‘베토벤 바이러스’(2008), ‘더킹 투하츠’(2012) 등을 연출한 스타 PD 이재규 감독의 스크린 데뷔작으로 조정석은 ‘더킹 투하츠’에 이어 또 한 번 이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감독님께서 회사로 시나리오를 보내셨더라고요. 개인적인 친분이 있어서 직접 줄 수 있었지만, 제가 부담스러울까 봐 배려해주신 거죠. 저 역시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어서 단번에 출연을 결정한 거고요. 만약 시나리오가 재밌지 않았는데 단순히 감독님과의 인연 때문에 선택했다면 분명 감독님도 불편하셨을 거예요. 아무튼, 이렇게 좋은 작품을 함께 또 할 수 있어 저야 영광이죠(웃음).

영화 ‘역린’에서 조선 최고의 살수를 연기한 배우 조정석
극중 조정석은 조선 최고의 살수인 을수를 열연했다. 그는 잔혹한 광백(조재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조(현빈)의 암살에 가담하는 인물이다. 큰 줄거리로 봤을 때 을수는 정조를 죽이려 하는 자로 악역에 가깝다. 하지만 조정석은 을수를 ‘가짜 악역’이라고 칭했다. 어쩔 수 없이 살수의 길을 가야 했지만 알고 보면 누구보다 여린 내면을 지닌, 제 아픔을 숨기고 살아야만 했던 을수에게 꽤 어울리는 표현이었다.

“사실 처음 제 역할을 봤을 때 의아했어요. 감독님께서 왜 저한테 이런 캐릭터를 주셨을까 궁금했죠. 후문으로 들었는데 저한테 소년 감성이 있다고 하더라고요(웃음). 잘은 몰라도 제가 약간 여리고 마음이 약할 때가 있거든요. 그 부분을 이야기하시는 듯해요. 악한 모습 속에서도 을수의 여린 모습, 그런 부분에 저를 매치시키셨나 봐요.”

수많은 액션 신을 소화한 조정석은 이번 영화에서 유독 고생을 많이 했다. 가장 힘들었던 신은 역시나 존현각 전투 신. 체감 온도 영하 20~3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 밤새도록 비를 맞으며 촬영을 이어가야 했다. 그것도 무려 한 달 동안이나. 장난스레 일그러지는 표정만으로도 얼마나 힘든 촬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했다.

“어두울 때 시작해서 해가 뜨면 촬영이 끝났어요. 숙소 가서 자고 일어나면 오후 두 시, 다시 촬영장 가면 네 시, 두 시간 정도 분장하고 밥 먹고 오후 일곱 시 정도 되면 촬영에 들어갔죠. 정말 두 시에 눈을 딱 뜨면 몸이 으스러지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눈뜨자마자 자연스럽게 ‘보양식 먹고 싶다’, ‘몸보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촬영지가 광주 근처였거든요. 그래서 광주에서 유명하다는 오리탕이랑 장어를 엄청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웃음). 집에 있는 홍삼도 있는 대로 다 가져와서 먹었어요. 나중에 3주 뒤에 현빈 씨와 정재영 선배 보는데 어찌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건축학개론’(2012)부터 ‘관상’(2013)에 ‘역린’까지, 출연 영화들의 흥행 타율이 높은 조정석은 올 하반기 또 한 번 스크린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그가 선보일 작품은 지난 1990년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한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최근 배우 신민아와 함께한 촬영도 모두 마쳤다. 갑자기 얼굴에 화색(?)이 도는 그에게 신민아와 촬영했던 게 그리도 좋으냐는 농을 던졌다. 대번에 “여신이랑 촬영했는데 두말하면 잔소리”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제가 좀 운이 좋은가 봐요(웃음). 좋은 분들과 촬영할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이번에도 포스터에 나란히 있는 이름들을 보면서 제가 이렇게 좋은 배우들과 연기했다는 거에 감사했죠. 이번 영화로 남은 거 역시 좋은 동료들과 감독님이고요. 특히나 ‘역린’은 조정석이란 배우의 필모그래피에 올라와 있다는 거 자체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다른 작품도 다 좋았지만, 이번 영화는 출연했다는 자체에 큰 자부심이 있어요.”

지난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이 시작이니 어느덧 10년 차 배우. 하지만 그는 여전히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2007)의 하비에르 바르뎀, ‘철의 여인’(2011)의 메릴 스트립, ‘링컨’(2012)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 등 명배우들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심장이 뛰고 피가 끓는다. 연기만 할 수 있다면 어디든 환영인 조정석은 당분간 ‘친정집’인 뮤지컬 무대로 돌아갈 생각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내가 다른 걸 해서 이만큼 재미를 느낄 수 있을까’, ‘연기만큼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좋아할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아니더라고요. 이상하게 연기는 꾸준히 계속 재밌어요. 물론 지금까지 그래 왔던 거처럼 노력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죠. 이렇게 노력하면서 정말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연기하고 싶어요. 그리고 죽기 전에 단 한 번일지라도 완전히 그 인물에 동화되고 싶죠. 이게 바로 제가 지향하는 배우의 모습이기도 하고요(웃음).”

조정석의 애교 섞인 당부에 덧붙이자면, 그가 요즘 연습에 한창인 뮤지컬 ‘블러드 브라더스’는 오는 6월27일 개막한다.



을수가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 갑수, 조정석에게는….

극중 을수의 인생을 보고 있자면 정말 가혹하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살아갈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사랑했던 여자 월혜(정은채)가 아닌 그에게 처음 을수라는 이름을 만들어준 형 갑수(상책, 정재영)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혹시 사람 조정석, 배우 조정석에게도 갑수 같은 존재가 있을까.

“아무래도 저한테는 부모님이겠죠. 어머니가 제 삶의 가장 큰 힘이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원동력이죠. 언제나 부모님께 제가 열심히 하고 있는 모습,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는 아직도 늘 아버지가 저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고요(웃음).

덧붙여 이야기하면 저한테 고마운 또 다른 사람들은 아마 친구들이겠죠? 예전에 공연할 때부터 늘 말하고 다녀서 아마 저랑 친한 사람들은 다 알 거예요(웃음). 중고등학교 때부터 어울린 친구들이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죠.”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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