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그리스 구제금융 협상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타협안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하지만 그리스와 유럽 양측이 타협 의지를 강력히 내비치며 입장차를 좁히고 있어 다음주 있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안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EU정상회담에 앞서 열렸던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그리스 협상 공동선언문이 마련됐다가 '현행 구제금융 프로그램 연장' 문구를 넣을 수 없다는 그리스의 반대로 막판에 선언문 채택이 무산됐다.
이 때문에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된 EU정상회담은 우려와는 달리 그리스와 유럽의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하며 일단락됐다.
◆ '무조건 긴축' 외친 獨, 한걸음 후퇴
독일측 관계자들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그리스의 현 구제금융 프로그램 조건을 계속해서 강조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프로그램이 연장되기만 한다면 독일은 그리스 예산흑자 달성규모나 자산매각과 같은 조건들은 다시 협상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는 그리스의 긴축 조건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기존 독일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 태도다.
익명의 소식통들은 그리스 역시 예산흑자가 국내총생산(GDP)의 4% 미만이라는 조건 하에 (유럽측 바람대로) 예산흑자를 유지할 계획이며 민영화와 관련한 타협 의지도 있다며 협상 타결을 위해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관계자들은 그리스가 구제금융 조건을 2/3 이상 지키겠다고 했는데 이는 현 프로그램을 따라갈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이라며 합의 여부는 그리스의 개혁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U정상회담 직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역시 "(그리스) 긴축의 여파를 줄이기 위해 상호간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합의 의지를 피력했다.
◆ '트로이카 안본다'던 그리스도 양보
그리스는 앞서 트로이카로 불리는 국제채권단(EC, ECB, IMF)과는 직접 협상하지 않겠다던 입장에서도 한 발 물러섰다.
이날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 관계자들이 13일 트로이카 대표들과 만나기로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과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데이셀블룸 의장은 "현 구제금융 프로그램과 그리스 정부 계획 간 공동분모를 찾은 뒤 트로이카가 그리스 관계자들과 이에 대한 기술적 검토를 시작하도록 하자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6일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그리스 문제 논의의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