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난으로 일감 줄어.."선별수주로 위기 돌파"
[뉴스핌=정경환 기자] 구조조정에 따른 노사갈등과 검찰수사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세계 조선사 순위에서 3위로 내려앉았다. 대우조선해양은 1위를 유지했고, 삼성중공업은 2위로 올라섰다.
22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현대중공업(울산조선소)의 수주잔량은 100척, 489만6000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대우조선해양에 1위 자리를 내준 데 이어 한 계단 더 떨어진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129척, 817만5000CGT로,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째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한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선두자리를 지켰다. 3위는 수주잔량 83척, 501만6000CGT의 삼성중공업 이다.
현대중공업이 3위로 밀려난 것은 수주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의 올 1분기 신규 수주는 30억17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9.29% 감소했다. 이는 올해 연간 수주 전망치 229억5000만달러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에도 전년(274억달러) 대비 28% 감소한 198억달러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최근 글로벌 발주량이 이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다.
실제 올 1분기 세계 선박 수주량은 562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 같은 기간(1619만CGT)보다 187% 감소했다. 그 중 한국 조선사의 수주량은 231만CGT로, 이 역시 전년동기(455만CGT) 대비 97% 줄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올해 수주 목표 달성 여부를 전망하기엔 좀 이르다"면서도 "안정적인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수익성 위주의 선별적인 수주 전략을 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비교적 양호한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49억달러를 수주하며, 목표치 145억달러를 넘겼다. 조선 빅3 중 유일한 목표달성이며, 전년 대비 증가한 조선사도 대우조선해양뿐이다.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136억달러, 2014년 149억달러 수주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작년 국내 조선 빅3 중 연간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한 곳은 대우가 유일하다"며 "LNG운반선 35척 수주한 것이 컸다"고 전했다.
올해 대우조선해양은 연간 수주 130억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1분기 현재 14억달러를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2013년 133억달러에서 2014년 73억달러로 수주가 반토막난 부진을 딛고, 올 들어 3월까지 23억달러를 수주하며 순항하고 있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연간 150억달러를 수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4위,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삼호중공업은 82척, 352만2000CGT, 현대미포조선은 149척, 336만8000CGT다.
아울러 성동조선해양이 77척, 202만9000CGT의 수주잔량으로 9위를 차지, 10위권 내 국내 조선사가 6곳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4개 조선사는 후동 중화, 뉴타임즈조선 등 모두 중국 조선사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