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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시장, 봄날 가고 잃어버린 10년 진입하나

기사입력 : 2015년08월06일 16:08

최종수정 : 2015년08월06일 16:23

강달러·경기침체·정국불안 3중고

[뉴스핌=배효진 기자] 달러화 약세와 원자재 강세로 10년간 호시절을 누려온 신흥 시장이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할 위기에 놓였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진 반면 양적완화로 경기를 되살린 미국은 통화 정책 정상화 채비에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경제에 대한 우려는 정국불안으로 번지며 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는 "신흥국이 지난 10년의 대박 이후 엄청난 시련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리인상 속도내는 연준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밝히고 있다. 완화적 통화 정책으로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신흥 시장은 곤혹스럽다.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저금리 환경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조달한 달러화가 미국으로 회수될 조짐을 보이는 까닭이다.

글로벌 시장에 풀린 자금을 미국이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상대적으로 달러화 자산 선호 심리는 강해진다. 이에 달러화 공급량은 줄고 달러화 대비 각국 환율 상승폭은 확대된다.(달러화 강세)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지수는 5일 기준 97.71로 1년 전에 비해 20.05% 높은 수준에 있다. 
2012년 이후 신흥국 통화 가치 절하폭 <출처=블룸버그통신>
반면 주요 신흥국 통화가치는 1999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고 이들 국가 통화로 표시된 채권은 5년간 상승분을 모두 잃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수출 수익 효과가 확대돼 신흥국엔 호재일 수 있다. 하지만 HSBC에 의하면 올해 신흥 시장의 수출은 2009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게다가 전 세계 교역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꾸준히 줄어 1990년대 수준을 밑돌고 있다.

달러화 강세에 달러화로 표시되는 원자재 가격이 폭락한 여파다. 세계 최대 소비국인 중국 경제가 급제동하며 수요가 얼어붙은 영향도 크다.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 선물은 5일 기준 배럴당 49.73달러로 1년 전에서 절반 이상 급락했다. 같은 기간 귀금속인 금과 은도 각각 16%, 27% 빠졌다. 

중국의 수요 부진에 칭다오항으로 수입되는 철광석 선물 가격은 올 들어 20% 떨어졌다.

모간스탠리자산운용의 루치르 샤르마 신흥 시장 헤드는 "역사적으로 극소수의 신흥 시장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할 수 있었다"며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 시장 지수가 4배 가까이 뛰었던 비정상적인 상황에서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 신흥국 주식시장, 한 여름에도 '썰렁'

주식시장 역시 선진국과 신흥 시장의 상반된 경기 분위기를 따라가고 있다. MSCI 신흥 시장 지수는 2009년 이후 10% 떨어진 반면 선진국 지수는 50% 뛰었다. 

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준으로 신흥 시장은 선진국 증시 대비 31% 저렴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2006년 이후 최대치다.

문제는 신흥 시장의 경제 침체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 시장이 4.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2002년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의 국내총생산 성장률 차이 <출처=블룸버그통신>
선진국과의 성장률 차이는 0.9%포인트(p) 앞선 데 그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 시장의 성장률 차이는 1999년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세계 경제를 견인해 온 중국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영향이다. 올해 중국 정부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연율 기준으로 7% 내외로 잡고있다. 25년 만에 가장 느린 성장세다.

수요도 크게 부진하다. 중국의 6월 수출은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수입은 전년 대비 6.1% 줄었다.

씨티그룹의 데이비드 루빈 이코노미스트는 "경기둔화에 중국 제조업계가 부품을 수입하는 대신 본토에서 조달하고 있다"며 "중국에 기대 성장해 온 신흥 시장에 좋지 않은 소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을 제외한 개발도상국의 2분기 성장세가 6년래 최저치로 떨어진 1분기에서 달라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밖에 신흥 시장이 정국불안이란 고질병을 여전히 해소하지 못한 점도 불안 요소다.

중국은 지난 6월 시작된 주식시장 폭락을 수습하지 못했고 시장은 당국의 통제능력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부정부패 스캔들과 무리한 예산감축에 따른 탄핵 요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브라질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중립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데 입을 모은다.

경제지 포춘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문가들은 내년 중순까지 신흥국 통화 가치가 추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MSCI 신흥국 지수 소속 기업들의 매출은 2009년 말 이후 최저치로 추락할 것이란 관측이다.

UBS의 바누 바웨자 신흥시장 크로스자산 전략 헤드는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위기"라며 "진짜 난관은 바로 앞에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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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남' 김동선 경영 검증 시험대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갤러리아의 백화점 업계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백화점 시장 점유율도 6%대로 내려앉았으며, 수익성도 악화되면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미래비전총괄이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 만에 거둔 성과가 미흡하자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본업 경쟁력 강화를 앞세우며 간판을 교체하고 대대적인 리뉴얼을 꾀하는 사이에, 갤러리아는 유통업과 다소 동떨어진 신사업인 식품에 집중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김 부사장은 명품 강화와 백화점과 호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두 가지로 본업 반등을 꾀하고 있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사진=한화갤러리아] ◆김동선 부사장 취임 1년...그룹 존재감은 UP 26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선 미래비전총괄이 올해 11월로 부사장직에 오른 지 만 1년이 지났다. 현재 김동선 부사장은 한화갤러리아를 비롯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한화모멘텀,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미래비전총괄과 함께 ㈜한화 건설부문 해외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은 한화그룹 내 총 6개 계열사의 미등기 임원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김 부사장이 지난 2020년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담당 상무보로 입사해 본격적으로 경영 수업을 시작한 지 4년여 만의 일이다. 그는 그간 그룹 내에서 입지를 다져오면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22년 갤러리아부문 전략부문장 전무에 선임됐으며, 이듬해 3월 한화갤러리아가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독립법인으로 분사하며 그룹 내 영향력을 키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경영 승계 과정에서 유통·서비스부문을 김동선 부사장에게 물려주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갤러리아 지분도 올해 대폭 늘렸다. 한화갤러리아는 김 부사장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20일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2816만4783주를 확보했다. 이로써 김 부사장의 보유 지분은 기존 2.32%에서 16.85%로 높아져 2대 주주로 올라섰다. 1대 주주는 36.31%를 보유한 ㈜한화이고, 3대 주주는 한화솔루션으로 1.39%의 지분을 갖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 외관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신사업 집중에 본업 경쟁력 약화 김 부사장 개인적으로는 그룹 안에서 존재감이 뚜렷해졌지만, 내실 경영엔 부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본업인 백화점 사업은 오히려 퇴보하며 김 부사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1년 사이에 주력 사업인 백화점의 사업 경쟁력은 약화했다. 한화갤러리아의 시장 점유율은 2022년 7.8%에서 2023년 6.8%, 올해 3분기에는 6.4%를 기록하며 꾸준히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적도 뒷걸음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매출 역성장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114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했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 2분기 영업손실 45억 원에 이어 3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호텔 사업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올해 1~3분기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리조트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가량 줄어든 41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4억 원으로 전년 동기(179억 원) 대비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다만 김동선 부사장이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파이브가이즈는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신사업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 등 식음료 부문 매출은 3분기 기준 370억 원으로 지난해 말(104억 원) 대비 3배 이상 뛰었다. 그러나 식음료 부문 매출 비중이 3분기 기준 전체의 9.4%대로 크지 않은 만큼 한화갤러리아 성장을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백화점 매출 비중은 90.6%에 달한다.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쏟아지는 이유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웨스트에 오픈하는 에르메스 매장 전경. [사진=한화갤러리아] ◆본업으로 다시 눈 돌리는 김동선 이에 한화갤러리아는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로 승부수를 띄운 모습이다. 한화 유통·서비스 부문(한화갤러리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은 포인트 교차 사용 제도를 시행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번 개편으로 백화점과 갤러리아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G포인트'를 한화리조트를 비롯해 호텔 사업장과 골프장, 아쿠아플라넷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H-라이브 클럽' 포인트 역시 갤러리아백화점 등 한화갤러리아의 사업장까지 사용처를 확대한다. 지난달에는 통합 유니폼을 도입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했다. 통합 유니폼 도입은 각사 모두 10년 넘게 사용한 유니폼을 교체하며 브랜드 통일성을 확보하고 고객 인지도 제고의 기반을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명품관 리뉴얼' 계획 역시 수익성 반등을 위한 자구책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 웨스트관을 내년 하반기까지 리뉴얼해 이스트관과 마찬가지로 럭셔리 공간을 넓힐 방침이다. 컨템포러리 브랜드 위주로 이스트(EAST)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 브랜드가 적었던 웨스트(WEST) 공간을 대폭 리뉴얼한다는 구상이다. '갤러리아=명품'이라는 이미지를 더욱 공고히 해 백화점 큰손인 VIP들을 잡아 실적 개선을 이루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은 미래비전총괄로서 단순 신사업을 넘어 향후 회사를 이끌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가시적 성과를 낸 파이브가이즈 등 식음료 부문은 물론, 본업인 백화점, 호텔 등을 포함해 향후 다양한 사업군에서 회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nrd@newspim.com 2024-11-26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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