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성 자산 줄이고 장기물 투자로 전략 수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금리인상을 거듭 보류하는 연방준비제도(Fed)의 비둘기파 행보에 미국 은행권이 인내력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웰스 파고를 포함한 대형 은행들은 금리인상이 본격화되는 시기를 겨냥해 축적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장기물 투자 자산으로 옮기는 움직임이다.
사상 최저 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된 데다 연내 금리인상 여부마저 불투명해지자 은행권은 수익성 전망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달러화[출처=블룸버그통신] |
바클레이즈의 제이슨 골드버그 애널리스트는 “투자은행 업계가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를 버리는 것이 현명하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웰스 파고의 존 쉬루스베리 최고재무책임자 역시 “제로 수준의 금리가 예상보다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현금성 자산으로 장기물 자산 매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은행권 수익성은 3분기 더욱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내달 중순 투자은행(IB)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4대 은행의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약 2% 줄어들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와 씨티그룹, JP모간은 3분기 트레이딩 부문의 매출액이 5%가량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3분기 기업 인수합병(M&A) 관련 수수료 수입 역시 5~10% 가량 감소했을 것이라고 도이체방크가 예상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저금리가 수익성을 장기간에 걸쳐 압박한 데 따라 은행권은 현금성 자산을 하이일드 자산으로 이전시키는 전략으로 금리에 대한 민감도를 떨어뜨리는 움직임이다.
웰스 파고가 지난 6월말까지 1년간에 걸쳐 500억달러에 달하는 증권을 만기 보유 포트폴리오 항목으로 이전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연준이 연내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하더라도 향후 긴축 속도가 지극히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 중국인민은행(PBOC)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초저금리와 부양책을 추가로 실시할 전망이다.
저금리 기조에 따른 은행권의 이익 압박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계산이 가능하다. 또 은행권이 영업점 감축을 포함한 비용 축소와 새로운 수익성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데 바쁜 행보를 보일 전망이다.
키프 브리예트 앤 우즈의 프레드 캐논 글로벌 리서치 이사는 “은행 경영자들 사이에 더 이상 금리인상 기대감에 의존한 비즈니스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며 “모두들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