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닛산 세단 플래그십 출사표…혼다, 대형 SUV 시장 공략
[뉴스핌=송주오 기자] BMW와 닛산, 혼다가 잇따라 플래그십(최고급) 모델을 출시하면서 수입 대형차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우선 BMW와 닛산이 각각 7시리즈와 맥시마라는 자사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을 출시하며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혼다는 대형 SUV 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의 대항마로 파일럿을 내세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오는 14일 신형 7시리즈를 출시한다. 이번 7시리즈는 6세대 모델로 BMW를 대표하는 모델이 만큼 회사의 모든 기술적 성과들과 역량이 총집결됐다.
7시리즈는 차체부터 남다르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강철 및 알루미늄과 결합한 카본 코어 차체 구조를 동급 최초로 적용했다. 전 모델 대비 차체 무게를 130kg 줄일 수 있는 비결이다.
엔진 역시 새로운 세대의 직렬 6기통 엔진과 업데이트 된 V8 엔진으로 신차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여기에 개선된 자동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와 조합해 효율성을 높였다.
이와 함께 손동작을 통해 전화 수신과 거절, 음량 조정 등을 통제하는 제스처 컨트롤과 차량의 상태와 시동을 끄고 킬 수 있는 등의 디스플레이 키 같은 첨단 편의장치를 장착했다.
위에서부터 7시리즈, 맥시마, 파일럿.<사진제공=각 사> |
BMW가 7시리즈에 이처럼 공을 들인 이유는 플래그십 시장을 점령한 벤츠 S클래스를 따라잡기 위해서다. BMW 입장에서 벤츠 S클래스는 '넘사벽'과 같은 존재다. 올해 9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만 놓고 봐도 S클래스는 8213대로 7시리즈(1156대)의 약 8배 많이 팔렸다. 6세대 출시 소식에 따른 대기 수요를 감안해도 적지않은 차이다.
업계 관계자는 "7시리즈가 S클래스를 뛰어넘으려면 기존 S클래스의 고객층을 공략해야 한다"면서도 "충성심이 높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닛산은 수입 준대형 시장을 노린다. 알티마를 통해 공략했지만 5시리즈, E클래스, A6 등에 가려져 존재감이 미미했다.
한국닛산은 이를 타개할 병기로 '맥시마'를 앞세운다. 맥시마는 스포츠 세단을 지향한다. 일본차 특유의 정숙성에 강력한 드라이빙 성능으로 독일차에 열광하는 고객층을 뺏어오겠다는 전략이다.
맥시마는 1981년 출시된 이후 8세대를 거듭하면서 스포츠 세단으로써의 역동성과 세련미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품성은 미국에서 이미 입증됐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가 14년 연속으로 '세계 10대 엔진'으로 선정한 V6 3.5ℓ VQ 엔진을 탑재해 최고 303마력의 힘을 낸다. 복합연비는 9.8km/ℓ(도심연비 8.5km/ℓ, 고속도로 연비 12.1km/ℓ)로 우수한 연비 효율성을 뽐낸다. 판매량도 연간 10만대 이상으로 미국 소비자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모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가운데 최초로 국내에 선보인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만큼 국내 준대형 시장에 사활을 건 셈이다. 국내 수입 준대형 시장을 이끌고 있는 5시리즈와 E클래스의 올해 누적 판매량(1월~9월)이 각각 1만2505대, 1만3900대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한국닛산은 알티마와 맥시마를 앞세워 준대형 시장의 선두권과 격차를 줄인다는 전략이다. 알티마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52대다.
혼다는 포드 익스플로러를 잡기 위해 파일럿을 준비했다. 현재 익스플로러의 존재감은 대형 SUV 시장에서 절대적이다. 올해만 2875대 팔리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뉴 익스플로러 2.3은 출시된지 보름만에 349대나 팔렸다. 내놓기만 하면 팔리는 모델이다.
혼다는 북미시장에서 상품성을 인정받은 8인승 대형 SUV 파일럿을 통해 도전장을 내민 형국이다. 파일럿은 2003년 1세대 모델 출시 후 3세대 모델까지 10년 이상 장수하며 미국 시장에서 연평균 10만대 넘게 팔리고 있다. 대형 가솔린 SUV지만 복합연비가 ℓ당 8.9km로 우수한 편이며 혼다가 자랑하는 각종 최첨단 안전 편의 장치가 대거 장착됐다.
이달 초부터 사전계약을 받고 있는 파일럿의 공식 출시는 오는 21일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시장은 경쟁사의 고객층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에 까다롭다"며 "상품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