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98억6700만달러…애플 2위·레노버 3위
[뉴스핌=황세준 기자]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이 2014년 대비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제일의 '큰손' 인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가트너(Gartner Inc.) 추정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은 298억6700만달러로 전년비 3.7% 줄었다. 하지만 구매 점유율 8.9%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은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을 전년비 7.1% 늘려 291억1600만달러를 달성했지만 점유율 8.7%로 2위를 유지했다. 3위는 지난해 4위였던 레노버(133억2900만달러)가 차지했다. 4위는 델(106억8600만달러), 5위는 HP(86억3400만달러)였다.
6위는 화웨이(70억2000만달러), 7위는 소니(69억4700만달러), 8위는 HPE(64억7300만달러), 9위는 LG전자(55억3300만달러), 10위는 시스코(54억3000만달러)다. 2014년 구매액 상위 10대기업에 포함됐던 도시바는 지난해 '기타'로 밀려났다.
지난해 상위 10대 기업의 총 반도체 구매액은 12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4년 1276억달러 대비 3.6% 적다. 지난해 글로벌 전체 구매액은 3337억1800만달러로 전년비 1.9% 줄었다.
마사츠네 야마지(Masatsune Yamaji) 가트너 수석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은 5년 연속으로 반도체 구매 지표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야마지 수석연구원은 다만 "2014년과 2015년에 삼성전자의 디자인 TAM(Total Available Market) 성장률은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보다 낮다'며 "최근 5년 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평가 받은 삼성전자와 레노버의 지난해 반도체 구매액이 하락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가트너는 개인용 전자기기 시장의 성장세가 계속해서 둔화되면서 반도체 칩 제조사가 주요 고객으로부터 얻는 수익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다수 범용 반도체 칩 제조사는 삼성전자, 애플, 레노버 등 소수의 초대형 고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있다는 것.
반도체 제조사들은 또 사업 성장성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매스 마케팅(Mass-marketing) 전략을 활용, 세분화된 롱테일(Long-tail) 소규모 고객으로 판매 대상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야마지 연구원은 "2014년 이후 삼성전자의 디자인 TAM 둔화는 매우 중대한 변화로 인식되어야 할 것"이라며 "전자기기의 성장 거품과 수명 주기가 단축되면서 상위 기업들이 앞으로도 좋은 실적을 유지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현재의 승자가 계속해서 시장을 이끌 것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