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G, 올들어 페이스북 제외 모두 하락세
씨티, 골드만, 타임워너, 인텔 등 저평가주 주목
[뉴스핌= 이홍규 기자] 미국 증시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구가했던 성장주 이른바, '팡(FANG; 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보다 이제는 실적 대비 저평가된 가치주를 눈여겨볼 때가 왔다는 진단이 나왔다.
지난 12일 자 미국 주간금융지 배런스(Barron's)는 지난 몇 년간 성장주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쏠리면서 가치주가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저렴해졌다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타임워너 ▲인텔 ▲보잉 등 16개의 가치주에 투자기회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 연초 조정 국면에서 가치주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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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런스 선정 미국 가치주 16개 종목 <자료=블룸버그 통신, 배런스> |
배런스는 무엇보다 올해 초 급격한 조정 국면에서 가치주가 성장주보다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점을 들었다.
지난해 대형 성장주를 추종하는 러셀1000 성장주지수(그로스 인덱스)는 5.7%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가치주를 추종하는 가치주지수(밸류 인덱스)는 마이너스 (-)3.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성장주지수 수익률이 2.2%나 빠지며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가치주지수는 0.4% 하락에 그치며 상대적으로 나은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성장주를 대표했던 이른바 '팡' 주식도 페이스북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나타냈다. 아마존은 올해 15%나 하락했다.
프제나 인베스트먼트의 리치 프제나 운용역은 "이번 달은 가치주 투자에 매우 좋은 시기"라고 주장했다. 또 JP모간의 두브라브코 라코스 부자스 전략가는 "그동안 성장주 모멘텀 투자가 만연해졌다"면서 "이에 따라 단기 이슈에 반응하는 모멘텀 주식이 과도한 프리미엄을 형성하고 있다"고 가치주의 상대적인 매력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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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2000과 러셀1000 시총 상위 가치주지수 VS. 성장주지수 추이 <자료=배런스> |
◆씨티·골드만, 인텔 등 저평가…은행주, 2008년 수준
실제 앞서 언급했던 종목들의 가치평가(Valuation)는 낮은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씨티그룹 주가의 경우 2016년 예상이익 기준 8배, 장부 가치로는 30% 할인된 가격에서 거래되고 있다. 보잉과 랄프로렌은 예상이익 기준 15배, 인텔은 13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프제나 전략가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의 약세는 이미 은행주에 반영돼 있었다"면서 "자본 확충을 마친 은행의 손실은 제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주의 가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때 만큼 낮아져 있다"고 설명했다.
차트 분석의 대가인 마이클 칸도 가치주가 힘을 발휘할 때라는 진단을 내놨다. 14일 마이클 칸은 "대형 성장주를 추종하는 다우지수 가치주지수를 성장주지수로 나눠 산출한 지수를 차트에 표시하면, 지수가 지난해 8월부터 3년짜리 추세선을 뚫고 올라온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이는 가치주에게 좋은 소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상대강도지수(RSI)와 같은 보조지표에서도 매수 신호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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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우지수 시가총액 상위 가치주 지수 VS. 성장주 지수 차트 <자료=e시그널, 배런스> |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올해의 시장 방향이 불확실해 보이는만큼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내놨다.
프제나 전략가는 "아직 시장이 가치주 중심의 장세로 돌아섰는지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칸 분석가도 "올해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위험해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는 "대형 가치주를 사서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