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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액수는, 중국펀드 비중은?"…로봇PB 시대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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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로봇 PB’ 도입...안정성·수익성 검증 후 활용

[편집자] 이 기사는 05월 04일 오전 09시16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김지유 기자] ‘어떻게 하면 기존 VIP들만 누리던 PB서비스를 다양한 고객들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비대면으로 상품 추천부터 가입, 사후관리까지 쉽고 빠른 원샷(One-shot) 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수는 없을까?’

은행들의 고민에 로봇이 답을 내놓고 있다. ‘로봇 PB’, 이른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다.

#그는 빨랐다. 몇 가지 질문만으로 성향을 간파했다. 판단력도 정확했다. 가입 당시 하한가를 치던 금값이 일 년 뒤 오를 것이라고 하더니, 정말 금값이 폭등했다. 그만큼 투자했던 상품의 가치도 올라 달콤한 차익을 남길 수 있었다.

이제 그가 금과 연계된 투자상품을 처분하고, 당분간 적금에 돈을 묶어두자고 한다. 과거 10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앞으로 수개월내 글로벌 경제가 침체될 확률이 90% 이상이라고 한다. 금융자산은 5000만원에 불과하지만 성심성의껏 잘 관리해 준다. 게다가 프라이빗 뱅커(PB)보다 수수료도 저렴하다. 그는 바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로봇이다.

<사진=홍종현 미술기자>

영화나 TV에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2~3년 내 시중은행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앞으로 시중은행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원샷(One-shot)’자산관리서비스를 받게 된다. 과거 VIP들만 누렸던 PB서비스를 저렴한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은행 입장에서도 ‘로봇PB’는 중요한 존재이다. 로봇PB를 이용하면 고객과 PB가 만나서 대면으로(Face to Face) 제공했던 자산관리서비스보다 시간과 인력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비용이 감축되니 VIP고객들만 누리던 양질의 PB서비스를 다수 고객들에게도 제공할 수 있다.

더군다나 수수료 등 비이자 수익은 최근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 국면에서 이자 수익을 보완할 수 있다. 이 같은 요인으로 로봇PB가 시중은행 자산관리(WM)부문의 중심축을 담당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 5대 시중은행 ‘로봇 PB’ 도입…차별화전략은?

5대 시중은행(KEB하나·KB국민·우리·신한·IBK기업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를 접목한 PB서비스를 도입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인터넷뱅킹 및 모바일전문뱅킹에 우선적으로 시범서비스를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영업직원 컴퓨터나 태블릿PC에 프로그램 형태의 자체 개발 로보어드바이저를 장착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은 각각 신탁형과 일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상품에만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했다. 시중은행의 자산관리 전략에 따라 초기 도입방식은 제각각이다.

이들은 로봇 PB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쁘다. 연간 순이익을 1조원 넘게 올리는 은행들이 차례로 사업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다른 시중들과 차별화되는 서비스로 고객을 사로잡으려면 특화된 자산배분 전략이나 종목선택 기준이 필요하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단계라 영화나 TV에서 나오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추천된 투자 상품의 즉시 가입과 자산 리밸런싱(목표수익률 투자환경 변화에 맞게 자산비중을 조정) 등은 기대하기 힘들다.

시중은행들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것이 아니라 고객 돈이 걸린 만큼 안정성과 수익성 보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해명한다. 기술 안정성에 대한 검증 없이 너무 앞서나가다가, 손실을 입을 수 있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시중은행의 입장이다.

이런 이유로 시중은행들은 로보어드바이저 PB서비스 강화라는 유사한 전략을 수립하면서도 세부전술에서는 다양한 편차를 보인다.

◆ 우리·신한·기업, 전문업체와 제휴...KEB하나, 자체 개발

우리은행은 지난 3월14일 스타트업(신생 벤처업체)인 파운트사와 제휴를 맺고 베타버전(시험판)인 ‘로보어드-알파 서비스’를 인터넷뱅킹 및 모바일전문뱅킹(위비뱅크)을 통해 출시했다.

‘로보어드-알파 서비스’에 접속하면 먼저 일반투자, 신탁형 ISA, 퇴직연금 투자자금, 은퇴자금 설계서비스 등 투자목적을 선택해야 한다. 그 다음은 투자성향 분석이다. 안정형부터 공격투자형까지 총 다섯 가지로 구분된다.

<사진=우리은행>

가령 ‘퀴즈쇼에 출연해 우승했다. 다음 중 한 가지 방법으로 우승 상금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고객은 ‘5% 확률로 10억원을 받는다’, ‘25% 확률로 1억원을 받는다’, ‘50% 확률로 5000만원을 받는다’, ‘현금으로 1000만원을 받는다’ 등 네 가지 답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비슷한 내용의 질문 총 다섯 가지를 지난 뒤, 투자금액과 기간을 입력한 뒤 최종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정식 버전이 아닌 만큼 절차가 간단해 흥미를 유발한다. 고객 반응도 빠르다. 출시 한 달만(4월13일 기준)에 3만6000건을 넘어섰다. 모바일전문뱅킹(위비뱅크) 이용률이 92.5%에 이른다. 실제 투자상품 가입을 원한다면 영업점을 방문하면 된다.

우리은행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정식버전 출시를 위해 제휴업체를 재공모할 계획이다. 시범서비스는 시범으로 끝내기로 했다. 조규송 WM사업단 상무는 “사후관리시스템인 자산 리밸런싱까지 로봇이 스스로 할 줄 알아야 진짜 로보어드바이저인데 아직은 산업 자체가 초입단계에 불과하다”며 “고객의 자산이 걸린 만큼 로보어드바이저를 검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식버전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지만 도입 시기는 확정하지 않았다.

신한은행도 지난 4월12일 데이터앤애널리틱스(DNA)사와 기술제휴를 맺고, 로보어드바이저 베타버전인 ‘S로보 플러스’를 출시했다.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인터넷뱅킹(신한S뱅크)과 모바일전문뱅킹(써니뱅크)에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출시 2주 만에 45만건의 체험건수를 달성했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S로보 플러스가 가장 ‘알파고(AlphaGo)’와 닮았다고 주장한다. 기존 포트폴리오 이론이나 계량분석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에 기반했다는 것. 특히 S로보 플러스를 통해 제시된 펀드는 신한은행 펀드센터 애플리케이션으로 연계돼 포트폴리오 내역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당초 준비할 때는 ‘가입하기’란이 있었지만, 기술의 안정성을 우려해 감췄다. 권준석 전임 디지털뱅킹부장은 “펀드 판매도 중요하지만 사후관리는 더 중요하고, 고객의 자산이 걸린 만큼 로보어드바이저에 대한 검증은 오래 할수록 좋다”라며 “그래서 잠시 가입하기를 숨겼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정식버전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을 위해서 다양한 업체들을 염두에 두고 제휴를 검토 중이다. 특히 고객의 수요가 있다면 한 업체에만 국한해서 로봇 PB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구상이다.

권 부장은 “결국에는 고객 수요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식버전의 로보어드바이저 도입은 유동적이지만 올해 하반기로 보고 있고, 가급적 적용 범위를 다양한 자산관리서비스로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KEB하나은행, 계열사와 공동개발 ‘사이버 PB’ 출시

KEB하나은행은 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연구소와 함께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인 '사이버(Cyber) PB'를 도입했다. 사이버 PB는 은행 영업점의 단말기 내 컴퓨터나 직원들의 태블릿 PC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고객이 직접 영업점을 방문하거나, 직원들이 외부로 영업을 나가야 한다. KEB하나은행은 스스로를 ‘PB 명가’라고 말한다. 그래서 로보어드바이저를 직접 개발해 자산관리의 노하우를 녹였다고 설명한다. 타깃 고객층은 인터넷 이용에 익숙한 젊은 층이 대상이다.

사이버 PB는 은행에서 판매하는 모든 금융상품(예·적금 및 펀드 등)을 대상으로 고객의 투자성향 및 투자목적을 분석한다. 최저 1단계~최고 10단계의 리스크 레벨을 결정한 뒤, 모델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고객이 특별히 원하지 않는 자산운용사나 투자상품은 변경할 수 있다. 최종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마지막 단계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정도. 매달 사이버 PB를 업데이트해 가장 최근의 시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최종 상품 가입이나 자산 리밸런싱 등 사후관리는 직원이 한다. 주형래 투자상품서비스부 차장은 “작년 초부터 영국 현지업체를 방문하는 등 1년여간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사진=KEB하나은행>

지난 3월2일 출시한 사이버PB 이용자는 2000여명에 이른다(4월28일 기준). 고객들 반응도 호의적이다. 주 차장은 “기존에는 정기 예금에만 투자하던 고객이 사이버 PB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통한 분산투자로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은 향후 인터넷뱅킹과 모바일전문뱅킹(1Q뱅크)에 탑재할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투자한 자산 가치에 변동이 생길 때 신속히 알려주는 이른바 ‘푸시(Push) 알림 기능’을 담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스타트업체 쿼터백과 제휴해 내놓은 '쿼터백 R-1'은 기존 PB직원을 대신하기보다는 이들이 추천할만한 일종의 자문형 신탁상품이다. 가입한도는 2000만원으로 영업점 창구를 방문해야만 투자할 수 있다. 운용 포트폴리오는 한국거래소에서 상장된 국내 주가지수펀드(ETF) 및 상장지수채권(ETN) 등 약 300개중 8~12개 정도를 엄선해서 구성한다.

국민은행은 일임형 ISA를 포함한 자산관리서비스에 로보어드바이저를 도입할 계획이다. 도입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제휴 업체 역시 검토 중이다. 역시 안정성에 대한 검증 때문이다. 박미준 WM기획부장은 “시기를 말하긴 어렵지만, 신중하게 검토를 하고 있는 중”이라며 “고객자산을 관리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안 된다. 기술의 안전성에 대한 검증을 반드시 해야 하고, 트렌드라고 해서 은행이 무조건적으로 그것을 따라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쿼터백 R-1을 가장 먼저 출시했었던 만큼 로보어드바이저 도입 관련해서는 일찍부터 지켜보고 있었다”라고 자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

◆ 기업은행, 일임형 ISA만 적용…확대 계획 ‘無’

IBK기업은행은 일임형 ISA에 제한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적용했다. 기업은행은 정보기술(IT)업체인 파운트사와 제휴를 맺고, 일임형 ISA에 로보어드바이저가 한달에 한 번 자산배분 비중을 제안하게끔 했다.

기업은행의 일임형 ISA는 스마트형과 플러스형으로 나뉜다. 스마트형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일임형 ISA 가입 과정의 전단계에 걸쳐 직접 편입상품까지 결정한다. 반면 플러스형은 로보어드바이저의 제안을 참고하지만 편입상품 단계에서 직원이 개입한다.

기업은행은 향후 전반적인 PB서비스에 로보어드바이저를 확대 도입할 계획을 아직은 갖고 있지 않다. 국책은행인 만큼 보다 더 세밀한 알고리즘 분석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관찰기간이 충분히 길지 않아 공격적으로 나서기가 어렵다는 이유다. WM사업부 관계자는 “추후 범위를 확대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7월말 로보어드바이저들은 공식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금융당국은 10월 말까지 3개월간 로보어드바이저 규제체계 혁신을 위한 테스트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기술 안정성을 검증받은 로보어드바이저에 한해 온라인 자문과 일임 업무를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현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로보어드바이저가 수익성을 얼마나 잘 내느냐를 평가하겠다는 취지가 아니라 기술의 안정성에 대해 평가하자는 것”이라며 “얼마나 꾸준하게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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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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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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