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범준 기자]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7·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가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하게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인겸)는 오늘 오전 9시50분 최 변호사의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징역 6년과 추징금 43억125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전직 부장판사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도 법치주의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정운호 등에게 돈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심어줬다"면서 "정운호 등의 재력을 감안하더라도 각각 50억원이라는 거액은 정상적인 수임료가 아닌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보는 게 건전한 국민의 상식에 부합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전관예우에 대한 사회적 불만이 확산됐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하는 등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일침도 가했다.
재판부는 "원심의 징역 6년 판결은 결코 무겁지 않고 적정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1심이 판결한 추징금 45억원 중 일부는 인정되지 않는다면서 2억원 가량 낮췄다.
최유정 변호사 [KBS 보도화면 캡처] |
최 변호사는 처벌 경감을 위한 재판부 로비 등의 명목으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와 송창수 이숨투자자문 대표로부터 50억씩 총 100억원의 부당 수임료를 챙긴 혐의로 지난해 5월 구속기소됐다.
올해 1월 1심 재판부는 최 변호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과 추징금 45억원을 선고했다.
최 변호사는 앞서 이번달 7일 진행된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전국의 모든 판·검사를 비롯한 모든 국민께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제 속의 자만과 욕심, 온갖 악한 것들이 다 썩어질 수 있도록 저를 엄하게 처벌해달라"며 오열했다.
검찰은 "국민에게 '유전무죄·무전유죄' 의식을 심화시킨 점에 비춰보면 엄중하고 무거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1심과 동일한 징역 7년을 구형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는 최 변호사와 함께 '정운호 게이트'에 연루돼 구속기소된 검사장 출신 홍만표(58·17기) 변호사를 제명했다. 홍 변호사는 지난달 항소심에서 1심 선고 징역 3년 및 추징금 5억원보다 감형된 징역 2년과 추징금 2억원을 선고받았다.
제명은 변호사법상 5단계 징계 수위 중 두 번째로 강력한 처분으로, 향후 5년간 변호사로 활동할 수 없다.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