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상장 같은 ICO 활발...투자자금 조달
[뉴스핌=강필성 기자] “가상화폐가 몇 종류나 있나요?”
내로라하는 가상화폐 전문가도 이 기초적인 질문을 받으면 난감함 표정을 짓기 일쑤다. 전세계에서 가상화폐가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기 때문에 추정하기도 쉽지 않다. 굳이 예를 들자면 중국 인구를 묻는 것과 비슷하다.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올해 초 까지 500~700종 정도로 꼽히던 가상화폐는 이제 1100종이 넘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세계 1, 2위의 가상화폐가 모두 오픈소스인 탓에 이를 조금씩 개조, 변조하면서 신종이 나오는 것.
가상화폐가 이처럼 범람하는 것은 바꿔 말하면 ‘돈이 된다’는 확신 때문이다.
<사진=셔터스톡> |
가상화폐가 돈이 되는 통로는 ICO(Initial Coin Offering)다. ICO는 기업의 주식시장 상장, 즉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와 비슷하다. 가상화폐 개발해 투자자에게 팔아(발행)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ICO를 통해 받은 신종 가상화폐를 초기 투자자가 거래소에서 매매하면서 차익도 얻게되는 구조다.
ICO는 국경이나 국적, 외환 관련법 등에 구애 받지 않고, 전세계 어디서든 진행된다. 다만, 모든 가상화폐가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지 않듯 모든 ICO가 대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국내에서도 최근 가상화폐 ICO를 빙자한 사기가 성행해 경찰과 금융당국이 단속에 나서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아예 ICO를 불법 행위로 규정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하기도 했다.
한 가상화폐 전문가는 “결국은 비트코인 등 몇 개의 코인을 제외하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자연스럽게 쓰이지 못하는 가상화폐는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처음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4~5종 정도에 그쳤던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도 차츰 거래 종목을 늘리고 있다. 현재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유통되는 가상화폐는 9종 정도다.
어느 가상화폐가 살아남을 지는 미지수다. 가상화폐가 가진 기능과 성능이 곧 가치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유통과정과 시장의 신뢰가 중요했다. 가장 오래된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점유하는 시장의 지배력은 적지 않다.
가상화폐는 ICO 과정에서 가상화폐로 투자를 유치하면서 다른 가상화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도 하지만 주도권을 두고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기도 하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