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공급과잉에 글로벌 폴리실리콘 경쟁 치열
[뉴스핌=정탁윤 기자] 이수영 OCI그룹 회장의 별세로 OCI는 아들인 이우현 사장의 3세 경영체제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 이우현 사장은 이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13년 사장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이수영 회장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수영 회장은 '마지막 개성상인'으로 불렸던 고(故) 이회림 창업주의 장남으로 국내 태양광산업의 개척자로 불린다. 2006년 태양광발전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개발에 뛰어들어 2008년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 OCI를 세계 3대 폴리실리콘 메이커로 키웠다.
이 회장의 별세로 이제 이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현재 글로벌 폴리실리콘업계는 중국발 공급 과잉으로 사정이 녹록지 못하다. OCI도 지난 수년간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며 생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우현 OCI 사장 <사진=OCI> |
23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폴리실리콘 생산원가는 킬로그램당 14~15달러 정도로 누가 더 원가를 절감하느냐가 경쟁력 확보의 중요 포인트다. OCI 역시 예측할수 없는 폴리실리콘 가격에 기대기보다 원가 절감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면서 OCI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으로 중국발 공급과잉에 대비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현재 전세계 폴리실리콘업계는 중국(GCL)과 독일(바커), 그리고 한국의 OCI가 연산 7만톤 내외의 생산능력을 보유, 치열한 3파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2년 한때 킬로그램(kg)당 30달러를 넘던 폴리실리콘 가격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중국업체들이 잇따라 폴리실리콘공장 증설을 발표하며, OCI을 위협하고 있다. OCI는 중국발 공급과잉을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으로 대처하겠다는 계획이다. 미국 등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고효율제품을 선호하는 가정용 부문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은 OCI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 확대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현재 세계적으로 '나인-나인급(99.9999999%)'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양산하는 업체는 OCI를 포함해 손에 꼽을 정도다. 중국도 고순도 폴리실리콘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 OCI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반도체와 태양전지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은 정제 정도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불순물을 많이 걸러내 순도를 높일수록 생산효율이 좋아진다. '나인-나인'은 9가 9번 이어지는 99.9999999%의 순도를 갖췄다는 의미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일레븐-나인'(순도 99.999999999%)급이 쓰인다.
OCI는 현재 전북 군산에 연산 5만2000톤 규모의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을 가동중이다. 거기에 규모의 경제 확보 차원에서 지난 4월 일본 화학기업으로부터 연산 2만톤 규모의 말레이시아 공장을 인수해 가동중이다.
OCI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한국의 군산공장과 함께 '투트랙'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말레이시아와 한국 공장의 고객이 다르기 때문에 말레이시아는 향후 스팟(현물) 시장 및 기존 고객의 추가 수요를 담당한다. 또 동남아에 위치한 업체들과의 전략적 사업 협력 요충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OCI 관계자는 "국내 공장은 단결정 및 반도체웨이퍼용 고순도 폴리실리콘 생산기지로 삼고, 말레이시아는 원가경쟁력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