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사회

속보

더보기

[개헌시동⑨] 내년 6월 국민투표 '빨간불'…"국민의견 수렴 시급"

기사입력 : 2017년12월01일 16:32

최종수정 : 2017년12월04일 10:36

정치권 당리당략 치우쳐 개헌 논의 지지부진
현 상황에선 내년 6월 국민투표 어려울 듯
국민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공론화위' 낙관은 금물

1987년 10월 29일 '제6공화국' 헌법이 공포된 지 만 30년이 지났다. 한국경제와 사회가 3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성숙해진 시점에서 올해 대통령선거 등을 계기로 30년 입은 헌옷을 이제는 갈아입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국민여론이 높아지며 국회를 중심으로 논의가 시작된 개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국회에선 여야 합의로 설치된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에서 제7공화국에 맞는 헌법개정 준비에 한창이다. 대선공약으로 내년 지방선거 개헌을 약속하고 지난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도 임기 초부터 개헌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헌법의 정당성과 국민의 여망에 부합하는 개헌이 되기 위해선 각계각층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전제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뉴스핌은 개헌의 필요성부터 주요 쟁점, 전문가들의 제언 등을 취재해 제7공화국 헌법으로의 바람직한 개헌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편집자주]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이라 할 수 있는 헌법 개정 논의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른 수싸움으로 지지부진하다. 내년 6월 예정된 제7차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로 개헌을 마무리짓겠다는 새 정부의 로드맵에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다.

1일 청와대 및 정치권에 따르면, 30년 만의 개헌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일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출범한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는 2018년 2월 말 개헌안 마련을 목표로 잡았다. 이후 3월 개헌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이를 국민투표에 부쳐 개헌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2월 개헌안 마련을 위해서는 2017년 5월 대선 전후 개헌특위 1·2소위별 논의를 거치고, 8월 말에서 10월 말까지 원탁토론 등 대국민보고대회를 연다. 이어 11월과 12월에 걸쳐 헌법조문을 작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연내 헌법조문 작성이 가능할지 까마득한 게 현실이다.

◆ 내년 6월 국민투표로 개헌 완료 '험난'…국민 의견 수렴 안돼

개헌특위는 내년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개헌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 위해 내년 2월까지 개헌안을 마련한 후 3월에 개헌안을 발의해 5월24일 본회의에서 의결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예정대로 국회 의결이 이뤄지면, 5월25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공고하고, 지방선거일인 6월13일 투표를 할 수 있게 된다.

대선공약으로 개헌을 내건 문 대통령은 지난달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다시 한 번 개헌 의지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개헌은 국민의 뜻을 받드는 일이다. 국민주권을 보장하고 정치를 개혁하는 개헌이어야 한다"며 "나는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 시기를 놓친다면 국민들이 개헌에 뜻을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월 1일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대통령이 앞장서 개헌 논의를 촉구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최대 쟁점인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포함한 주요 쟁점에서 여야가 당리당략에 따라 첨예하게 대립, 논의에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야 36명의 의원으로 구성된 개헌특위는 물론, 유불리 계산으로 인해 국회 전체가 극도로 민감한 상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거듭 "개헌을 지방선거에 붙여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날을 세우고 있다.

여야 이견보다 더 큰 문제는 국민 의견 수렴이다. 개헌이라는 국가중대사에 국민 참여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무엇보다 국민들 의견 수렴이 안 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국회가 국민 의견을 듣는 데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어 "아무래도 내년 6월까지 개헌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개헌특위는 위원회 차원의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회의 외에도 개헌 국민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지난 8월 29일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9월 28일 인천까지 총 11회에 걸쳐 모두 5600명이 토론에 참여했다. 국민 9000명 중 1명 꼴이다.

개헌특위 홈페이지 자유발언대에는 이날 현재 개헌 관련 의견이 951건 등록돼 있다. 첫 의견이 게재된 지난달 16일 이후 보름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이긴 하지만, 하루에도 수천~수만명이 방문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과 비교하면 거의 무관심에 가까운 수준이다.

◆ '공론화위원회' 대안 제기…'신고리원전' 경우완 달라

개헌이 국민의 관심을 얻지 못하자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공론화위원회' 같은 국민 참여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주권자전국회의·헌법 개정 국민주권회의는 지난달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 개정 및 선거제도 개혁 촉구 선언'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전직 국회의장 등 정계 원로들과 종교계·시민사회단체 인사 총 560명은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은 공론화위원회와 같은 국민 참여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들은 "개헌특위가 당리당략에 치우치고 있다"며 "이번 개혁이 무산되면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체제 개혁의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우려했다.

다만, 개헌 논의를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하는 것이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있다. 신고리원전의 경우는 건설을 중단하느냐 마느냐의 찬반 문제였던 데 비해, 개헌은 여러 쟁점에 대한 수많은 의견을 모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고리 5·6호기 경우만을 생각하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상수 개헌특위 자문위원은 지난 10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 참석,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개헌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정부형태나 사회적 기본권의 확충범위, 지방분권 등 주요 사안에 논의가 집중되도록 의제를 줄이되 경우에 따라선 정부형태 개헌에 관해서만 (공론화위에) 넘겨도 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김선택 교수는 "유진오 박사의 1952년 '헌법해의'를 보면, 개헌과 관련해 '사전에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 국회의 개헌 발의 자체가 오히려 요식행위가 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쓰여 있다"며 "물론 그땐 국민투표 없이 국회가 헌법을 만들던 때이긴 하지만, 그 때 이미 그런 말을 하고 있는데, 60~70년이 지난 지금 이 상황이 도대체 뭔가"라고 탄식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부부 공천개입 수사 급물살 타나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에 속도를 낼지 이목이 집중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4일 오전 11시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어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은 헌정 사상 두 번째 파면이다. 사진은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검찰은 지난 2월 17일 윤 전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여론조사 조작 의혹,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등 명씨 관련 사건을 창원지검에서 중앙지검으로 이송했다. 이후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한 연이은 소환조사 및 강제수사 등에 착수하면서 잔여 수사에 속도를 내 왔다. 검찰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가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 전 대통령을 돕고자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 주고,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1 보궐선거에서 경남 창원 의창 선거구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와 관련, 보궐선거와 지난해 4월 22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다. 이날 헌재의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가졌던 '불소추특권'을 잃게 됐다. 기존 수사 대상이던 내란 혐의뿐 아니라 공천 개입 의혹 수사도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다. 법조계 안팎은 조기 대선을 앞두고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천 개입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계 출신 법조인은 "박 전 대통령도 파면된 다음에 소환조사가 바로 이뤄졌다"며 "곧바로는 아니겠지만 민주당 측에서 신속한 수사를 압박할 텐데 검찰도 조만간 협의를 해 윤 전 대통령 부부의 소환 일정 등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2016∼2017년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때, 박 전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되고 3개월 만에 헌법재판소가 파면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는 박 전 대통령이 자연인 신분이 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박 전 대통령은 파면 11일 만에 검찰에 소환됐고, 이후 열흘 만에 구속됐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명태균 수사의 경우 검찰이 좀 더 가열차게 할 것 같고,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도 있는데 이 또한 바로 착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다만 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신병 문제는 바로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검찰의 신속한 수사는 진행되겠지만, 윤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 등은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이뤄질 것이란 분석도 있었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대통령이 파면됐으니 적극적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조사하려고 들긴 하겠지만 소환조사의 경우 조기 대선 이후가 될 것 같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이라 검찰이 속도를 내서 수사 한다 해도 대선 정국에서 전 대통령 부부를 직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탄핵심판 선고에서 헌법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파면된 가운데 이른바 '명태균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향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사진은 명태균 씨가 지난해 11월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검찰청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seo00@newspim.com 2025-04-05 07:00
사진
[尹 파면] 조기 대선 막 올랐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며 조기 대선 막이 올랐다. 현재 조기 대선 레이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가 독주하는 구도다. 여·야 잠룡들은 권력 구조를 개편하는 개헌론으로 차별화에 나서는 등 대권을 향한 행보를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5.04.03 ace@newspim.com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기 대선은 오는 5월 말에서 6월 초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헌법 제68조 2항에 따라 파면 등으로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 선거를 치러야 해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공직선거법 제35조 1항에 따라 늦어도 오는 14일까지 조기 대선일을 공고해야 한다. 조기 대선 레이스에 들어가며 대권을 노리는 후보자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선두 주자는 이재명 대표다. 이 대표는 차기 대권 유력 후보자를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심에서 무죄를 받으며 사법 리스크 부담도 덜었다. 야권에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국회의원,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영록 전남지사, 이광재 전 강원지사, 전재수 의원 등이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은 '1강'인 이 대표와 비교해 열세다. 야권 잠룡들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 등 개헌론을 부각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도 차기 대권을 넘보고 있다. 이준석 의원은 '40대 기수론' 등 정치권 세대 교체론을 앞세우고 있다. 여권에서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회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유승민 전 국회의원,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이 조기 대선에 참전할 가능성이 있다. 여권 후보자들은 당내 경선에서 정통 지지자인 보수 표심을 먼저 얻어야 한다. 동시에 본선에서 중도층 표까지 끌어올 수 있는 경쟁력도 보여줘야 한다. 여권 후보자들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촉발한 제왕적 대통령제 한계 극복 방안으로 대통령 권한을 분산하는 개헌론을 제시하고 있다. 각 당은 곧 당내 경선을 시작해 본선에 올릴 후보자 선정에 들어간다. 공직선거법 제49조에 따라 조기 대선 24일 전부터 이틀 동안 대통령 후보 등록을 끝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기 대선이 오는 6월 3일 치러지면 각 당은 오는 5월 11일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통령 후보를 등록해야 한다. 여야는 약 8년 전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 후 1개월 안에 대통령 후보 선출을 마무리했다. 범야권이 대통령 단일 후보로 본선에 들어갈지도 주목된다. 당 내 간판 주자가 없는 조국혁신당은 '야권 통합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제안했다. 이 대표가 있는 민주당이 이에 응할지에 정치권 이목이 쏠리고 있다. ace@newspim.com 2025-04-06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