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정책 불확실성에 인수 활동 '스톱'
경기 개선·정치 안정에 유럽 기업은 자신감 충만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유럽의 인수합병(M&A) 규모가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전체 M&A 금액은 작년과 비슷했지만 거래 건수는 4.4%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미국 M&A 건수 증가율이 유럽보다 낮았고 금액 기준으로는 15%나 감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강력한 경제 성장세와 주가 상승이 미국과 유럽의 M&A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었지만, 미국의 경우 세제 개혁을 포함한 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M&A를 추진하려던 많은 기업이 관망세를 취했다. 이에 비해 유럽 경영진의 자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았는데, 강력한 경제 성장세와 경쟁 의식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히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유럽 통합을 지지하는 에마뉘엘 마크롱이 프랑스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영국과 유럽연합(EU)간 브렉시트 협상이 진전을 이루며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도움이 됐다.
지난 9월 독일 지멘스 철도 사업과 프랑스 열차 제조업체 알스톰 간 합병이 대표적인 예다. 당시 지멘스의 조 케저 회장은 중국 고속철회사 중궈중처(CRRC)와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양사 간의 합병을 "철도 업계에서의 새로운 유럽 챔피언"이라고 묘사했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유럽의 M&A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측했다. 경영진들의 자신감에 더해 사모펀드들의 활약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대한 현금을 쌓아둔 사모펀드들에 대한 투자 압력은 높아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카달 디지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M&A 책임자는 "사모펀드 사이에서 보다 규모가 크고 복잡한 거래를 맡으려는 움직임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상당한 양의 현금을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들의 의지를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유럽 증시 시세판 <사진=블룸버그>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