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지 세제공제 혜택 제한에 거래 급감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뉴욕 맨해튼의 기존 주택 거래가 급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안 승인에 따라 투자자들이 ‘입질’을 멈춘 탓이다.
맨해튼 센트럴파트 주변의 고가 건물 <출처=블룸버그> |
뿐만 아니라 거래가 이뤄진 주택의 경우 매매 가격이 매도 가격에서 조금도 오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3일(현지시각) 부동산 브로커리지 더글러스 엘리만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맨해튼의 기존 주택 매매가 2127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11% 급감한 수치로, 4분기 기준 2011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한다.
주택 매매가 가파르게 줄어든 데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이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주택 모기지의 소득 공제 혜택이 제한되면서 투자 매력이 꺾였다는 분석이다.
4분기 거래가 이뤄진 주택 가운데 88%의 매매는 매도 호가 또는 이보다 낮은 가격에 체결된 것으로 파악돼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보유자들은 자산을 처분하기 위해 매도 호가보다 평균 5.7%의 할인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글러스 엘리만 뉴욕 부문의 스티븐 제임스 최고경영자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4분기 투자자들은 말 그대로 시장에서 발을 뺐다”며 “잠재 매수자들은 값을 높게 치를 가능성에 대단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맨해튼 주택 가격의 상승폭은 2년 전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진 상황이다. 4분기 상승률은 1.8%에 그쳤다. 매매 중간값은 91만6425달러로 집계됐다.
가뜩이나 열기가 한풀 꺾인 맨해튼 부동산 시장이 트럼프 행정부의 세제개혁에 강하게 일격을 맞은 셈이라는 지적이다.
브라운 해리스 스티븐스의 홀 윌키 공동 대표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제개혁으로 인해 모기지 관련 소득공제 혜택이 줄어들게 됐다”며 “이에 따라 주택을 보유하는 데 따르는 비용이 더욱 늘어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갖는 심리적 부담이 한층 높아진 동시에 주택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매매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