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억 모집에 9500억 몰려...발행 금리도 하락 예상
신용등급 상향 기대, AA- 수요, 화학업황 호조 등
'국고채 대신 AA- 투자하자' 기관분위기도 한 몫
1.5년 사이 만기도래 8000억 채권 저금리 채권으로 교체될 전망
[뉴스핌=김지완 기자] 한화토탈이 회사채 발행에서 대박을 냈다. 금리 상승기임에도 이전 보다 낮은 금리로, 당초 계획보다 규모를 늘려 발행할 전망이다.
23일 IB업계에 따르면 한화토탈은 지난 21일 3년물과 5년물 각 1000억원씩 총 2000억원 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9500억원(3년물 5700억원, 5년물 3800억원)이 몰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한화토탈이 당초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발행액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발행금리도 낮아질 전망이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금리밴드 하단 부근인 -15bp 수준에서 조달금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런 상태면 2012~2014년 사이에 발행된 채권이 낮은 금리채권으로 교체되며 한화토탈의 이자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5bp를 적용할 경우 3년물은 연 2.57%, 5년물은 연 2.97% 내외로 발행금리가 결정될 전망이다. 한화토탈은 앞서 2012년부터 2014년에 연 2.93~3.67%로 8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했다.
한화토탈이 이처럼 회사채 발행에 성공한 이유는 우선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꼽힌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순차입금/EBITDA 1.5배 이상, 차입금의존도 35% 이하가 신용등급 상향의 기준이다. NICE신용평가는 신용등급 상향 기준을 EBITDA/매출액 15% 내외, 총차입금/EBITDA 1.5배로 명시했다.
한화토탈은 지난해 3분기 순차입금/EBIRDA 0.9배, 차입금의존도 27.4%, EBITDA/매출액 20.4%, 총차입금/EBITDA 0.9배 등을 기록했다. 등급 상향의 조건을 충족했다는 얘기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는 "신평사들이 등급 상향 수치들을 제시하는데, 한화토탈은 이 수치들의 상향요건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에 등급 상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화토탈의 신용등급은 지난 2015년 한화로 인수된 후 AA0에서 AA-로 하향조정됐다. 이후 줄곧 '안정적(Stable)' 전망을 유지하다 지난해 12월14일 '긍정적(Positive)'으로 상향조정 됐다.
회사채 시장에서 AA-등급에 대한 수요가 많은 것도 흥행의 이유다. 김형호 대표는 "AA- 등급은 은행·보험 등 보수적인 투자기관도 매입가능한 채권으로 수요가 많아 최근 시장이 뜨겁다"면서 "특히 한화토탈은 AA-인데 신용등급 평정서(Rating summary)의 상향트리거를 충족하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일드픽업(yield pick-up) 목적으로 많이 참가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석유화학업황의 호조도 한화토탈 채권의 매력을 더했다는 분석이다. 이혁재 연구원은 "당분간 석유화학업황은 글로벌 수요·공급 변동 및 주요국 정책 영향으로 우호적인 환경으로 실적이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화토탈은 원재료 및 제품간 마진스프레도 확대로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 1조1522억원, 영업이익률 16.5%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6년엔 역대 최고 수준인 17.9%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완 기자 (swiss2pa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