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명 러시아, 중앙亞·동유럽 3억명 교두보
의약품 수입 의존도 70%…“러시아 진출 적기”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러 의료보건 분야 협력 확대에 대해 언급하면서 국내 제약산업의 러시아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한반도와 시베리아 횡단철도의 연결 프로젝트가 시행되면 유라시아 경제와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러시아 시장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러 정상회담으로 국내 보건의료 러시아 진출 탄력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기업의 본격적인 유라시아 진출이 한층 더 가까워졌다.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보건의료시스템 분야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러시아 보건의료산업은 2016년 경기회복과 함께 꾸준히 성장 중이다. 의약품시장은 2016년 164억달러(18조3100억원)에서 2017년 210억달러(23조4500억원)로 상승했다. 의료서비스 분야는 같은 기간 826억달러(92조2600억원)에서 993억달러(110조9000억원)로 확대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청와대] |
또 러시아 국제제약회사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러시아 전체 의약품시장의 수입 비중은 70% 수준이며, 향후 2021년 285억달러(31조8000억원), 총 GDP의 1.68%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한반도와 러시아를 잇는 철도가 구축되면, 1억5000만명 인구의 러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 등 3억명 이상의 중앙아시아와 동유럽 마켓이 열리게 된다.
중국은 이러한 점을 간파해 이미 수년 전부터 러시아 시장 선점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갈수록 한국 기업들의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 “기차타고 시베리아 간다”… 개척 가속화
하지만 아직 제약 시장 선점은 우리나라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 한국 의약품은 품질이 높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 만큼 중국산보다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얼마 전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한·러 보건의료협력을 강조함에 따라 국내 의료산업의 진입이 한층 더 용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2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 실현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한국-러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의료·보건 분야 협력을 확대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증진할 것”이라며 “시베리아 횡단철도 객차 안에 설치된 모바일 진단기를 통해 원격으로 환자를 진료하게 될 것이다. 양국 지혜가 결합한 보건·의료 협력으로 더 많은 생명을 구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제약기업은 대웅제약, 동아ST, 보령제약, 삼일제약, 이연제약, 일양약품, 큐리언트 등이 있다.
또한 한국의 의료기관 중 분당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이 러시아의 수도인 모스크바에 진출할 예정이며, KT가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을 앞두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러시아 진출은 복잡한 행정철자와 불투명한 입찰방식 등 해외 기업이 진입 장벽을 넘기 어려운 점이 많았다”며 “그러나 한·러 정상회담, 우크라이나 사태로 서방과 대립하고 있는 러시아의 정치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유라시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ur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