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임상 시험약 vs 상업용 제품’ 비교 자료 요구
이연제약 분쟁…패소하면 美 공장 ‘애물단지’ 전락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8일 오전 11시4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바이로메드가 개발하는 유전자치료제 ‘VM202’ 파이프라인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중인 가운데 상용화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상황이다. 그중 하나가 ‘동등성 실험’인데, 진행될 경우 오랜 시간과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바이로메드에 따르면 VM202 파이프라인 대부분이 미국서 임상을 진행중인데, 시판되기 전 FDA(미국 식품의약국)가 동등성 임상시험 데이터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로메드 관계자는 “현재 명확한 답변을 할 수 없지만, 다른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질(VM202 원료)에 대한 동등성시험은 당연히 필요하다”며 “어느 정도까지 해야될 지는 FDA와 상의해 결정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 생산지 다른 VM202, 비교 임상시험 진행…대규모 자금 또다시 투입
‘동등성시험’은 같은 성분을 함유한 두 개의 의약품이 생체이용률에 있어서 통계학적으로 동등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하는 임상 시험 중 하나다. 기존의 약과 새로운 약이 동일한 안전성과 효과를 가졌는지 입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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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바이로메드는 유전자치료제 ‘VM202’를 이용해 당뇨병성 신경병증(VM202-DPN), 허혈성 심장질환(VM202-CAD), 허혈성 지체질환(VM202-PAD), 근위축성 측삭경화증(VM202-ALS) 등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VM202-DPN(임상 3상), VM202-PAD(임상 3상), VM202-ALS(임상 2상) 등은 미국서 글로벌 임상 시험을 진행중이다.
바이로메드는 지난달 18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있는 플라스미드 DNA 생산시설을 인수했다. 올해 하반기 시범 운전을 거쳐 내년 상반기 본격적인 GMP(우수제조품질)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재 임상 시험에 투여된 VM202의 원료(플라스미드 DNA)는 영국 글로벌 위탁생산기업(CMO)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처럼 ‘임상시험에 사용된 DNA’와 ‘상용화를 위해 대규모로 제조된 DNA 의약품’이 서로 생산 공장이 다른 경우 FDA가 동등성시험 자료를 요청하게 된다.
일례로 FDA는 2008년 11월 당뇨병 치료제 ‘바이두레온(Bydureon)’에 대해 승인 거부 의사를 밝힌바 있다. 당시 FDA는 “임상 시험을 위해 사용된 앨커머스사의 바이에타와 아밀린사의 대규모 공장에서 생산한 바이에타가 동일하다고 볼 수 없다”며 비교 실험을 요구했다.
아밀린사는 동등성시험을 진행한 후 2010년 10월 심사를 다시 신청했지만, FDA가 심장관련 안전성 자료를 추가로 요구하면서 2012년 1월에서야 시판 승인이 떨어졌다.
이에 기술 수출이 아닌 미국 직접 진출을 추진하는 신약 개발 제약사 대부분 공장을 확보한 후 임상 시험을 진행한다. 셀트리온은 10여년 전부터 글로벌 CMO를 확보했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 2공장을 가동중이며, 3공장 증설에 힘을 쏟고 있다.
결국 바이로메드가 동등성 임상시험을 진행할 경우 대규모 자금을 또 투입해야 하며, 긴 인내의 시간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과정이 추가되는 것이다.
◆ ‘독점 생산’ 두고 분쟁중…바이로메드 美 공장 투자 어떻게?
또 현재 대한상사중재원에 계류중인 이연제약과 분쟁 결과도 변수 중 하나. 양사는 2004년 맺은 유전자치료제 공동개발 계약에 대해서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이연제약은 VM202의 국내 독점 생산 및 판매 권리와 해외 원료 독점 생산 권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입장인 반면 바이로메드는 이연제약이 독점 생산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연제약 관계자는 “바이로메드 측이 플라스미드 DNA 생산 공장 건립을 위한 자료 요청을 거부하고 있어서, 분쟁 과정을 겪고 있다”며 “미국 공장에서 임상시험 시료 생산까지는 이해하지만, 판매 목적의 상업적 생산은 계약 위반”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연제약은 VM202 생산을 위해 지난해 8월 총 800억원 투자를 결정, 충주에 공장을 건설중이다. 법원이 이연제약의 손을 들어준다면, 바이로메드는 샌디에이고 공장을 통한 매출은 기대할 수 없다.
바이로메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자료 제공에 있어 이연제약과 의견 차가 있고, 분쟁 내용 중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면서 “샌디에이고 공장에서 생산하는 DNA는 임상 3상과 BLA(미국 생물의약품 허가)를 위한 생산이며, 이는 분쟁과 무관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ur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