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엔씨소프트, 신작 출시 지연에 주가 흔들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부담.. 인건비 상승 불가피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국내 주요 게임사들 주가가 신작 부재에 흔들리고 있다. 신작이 기업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상황 속에서 현재로선 향후 출시 시기도 명확하지 않아 주가 불확실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과 엔씨소프트를 비롯한 대형 게임주(株)가 애초보다 늦어진 신작 출시에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 8일 올해 2분기 실적발표를 하자 다음날 11.27%(1만6000원)포인트 급락했다. 실적이 부진한 탓도 있지만 기대를 모았던 신작이 지연될 것이란 실망감이 컸다. 이날 포함해 최근 한달새 넷마블은 21.9%포인트 하락했다.
(위)넷마블, (아래)엔씨소프트의 주가 현황 |
올해 3분기 선보일 예정됐던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션’은 출시 시기가 3분기 이후로 연기됐다. 넷마블의 기대작이자 올해 게임업계에서 출시하는 신작 중 최대어로 꼽혔던 만큼 지연 여파가 적지 않다. 매출 추정치가 예상보다 낮아지고 기업 신뢰도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목표주가도 대폭 낮아졌다. KB증권은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17만원에서 15만5000원으로 내렸다. 삼성증권은 사실상 매도로 인식되는 HOLD(보유)를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업계에서 가장 낮은 13만원으로 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투자의견으로 보유를 제시했고 목표주가는 15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낮췄다.
앞서 엔씨소프트도 신작 출시가 지연되자 주가가 크게 빠졌다. 올해 출시 예정이던 '리니지2 모바일'과 '블레이드앤소울 2'는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이후 주가는 이틀 만에 7% 넘게 흘러내렸다. 소폭 반등에 성공했지만 최근 한달간 주가는 37만7000원에서 35만8000원으로 5.0% 하락했다. 지난달 초 주당 40만원을 목전에 뒀던 것과 비교하면 10% 정도 몸값이 낮아졌다.
주가 반등 시점을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신작 출시 시기를 현재로선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의 완성도, 시장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출시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도 게임업계엔 악재다.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게임사들의 개발 일정이 전반적으로 지연되는 분위기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선 인력 충원이 필요한데 이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당장 게임 개발에 적합한 인력을 충원하는 일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근로시간 축소와 MMORPG 시장의 경쟁 심화로 신작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며 ”블레이드앤소울 레볼루뿐 아니라 세븐나이트2와 BTS월드도 출시가 추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문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작 출시가 대거 미뤄져 매출 추정치의 반영 시점도 밀리고 있다"며 "앞서 선보인 대작 게임을 웃도는 수준의 신작을 발표하지 않으면 성장성을 담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