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 3위 한국투자증권, 상반기 인당 영업이익 1.5억으로 1위
주가상승과 IB·부동산 투자수익 증가에 개선...하반기는 불확실
미래에셋대우·KB증권, 규모 대비 생산성 낮아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초대형 증권사들의 몸집 불리기 경쟁 속에 올해 상반기(1~6월) 직원당 생산성은 한국투자증권이 직원 1인당 1억5000만원을 웃돌며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내 규모가 가장 큰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 생산성이 4위에 그쳤고, KB증권은 1인당 생산성이 7000만원대 수준으로 초대형 증권사 중에 가장 낮았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초대형 증권사 5곳 중 한국투자증권의 직원당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1억5154만원을 가장 높았다. 한투 직원 수는 정규직과 계약직 총 2509명이며, 상반기 영업이익은 3800억원. 상반기 영업이익을 2배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직원당 번 영업이익은 3억원 수준이다. 자기자본은 업계 3위지만 직원당 벌어들이는 영업이익은 가장 많다.
한투는 자기자본이익률(ROE)도 업계 최상위다. 상반기 ROE는 전년동기 대비 0.5%포인트 오른 13.2%를 나타냈다. 경쟁사들이 10% 안팎인 점을 고려할 때 수익성에서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ROE는 당기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이 자기자본을 활용해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증권은 상반기 직원당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1억3644만원으로 한투에 이어 2위다. 전체 직원 2261명이 총 37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91.7% 급증한 영업이익이 순위를 끌어올렸다. ‘배당사고’로 100억원의 비용 반영 및 연기금 거래중단에도 불구하고 고객예탁자산이 급증한 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3위는 NH투자증권이 차지했다. 직원 2817명이 영업이익 3114억원을 벌어 인당 생산성은 1억1054만원을 보였다. 이 회사도 직원 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16% 늘면서 생산성이 개선됐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직원당 영업이익 생산성에선 4위에 그쳤다. 전체 직원 4564명이 407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인당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8917만원 수준이다. 작년 대우증권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인력은 크게 불었지만 영업이익 증가폭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또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해외사업 ROE가 3~4%에 그친 점도 생산성 하락에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KB증권은 상반기 직원당 영업이익 생산성이 7750만원을 기록했다. 대형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회사는 총 직원 2778명이 영업이익 2153억원을 벌었다. 상위 5개 증권사 중 상반기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밑돈 것은 KB증권이 유일하다.
이와 함께 상반기 증권사별 직원들의 급여액은 한국투자증권이 평균 7751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정규직 비율은 71%다. 이어 KB금융이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6900만원으로 2번째로 많았다.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6518만원, 65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상반기 평균 6400만원을 급여로 지급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반기엔 증권 거래수수료와 IB, 부동산투자 수익 증가로 증권사의 직원당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개선됐지만 이것이 기업 규모와 비례하진 않았다”며 “하반기에는 증권사 수익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거래수수료가 줄어들 전망인 데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금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아 증권사의 인당 생산성은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