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 11% 반등
내년 신작과 지주사 전환 이슈 등 전망 긍정적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게임 개발업체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신작 출시가 줄줄이 연기된 데다 주당 52시간제 도입으로 인건비 부담도 늘었지만 2300억원대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에 큰 힘을 불어넣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17일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뒤 주가가 35만6000원에서 39만5000원(지난 6일 종가)으로 10.9% 상승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65만8000주(2375억원)를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매입한 자사주는 향후 인수합병(M&A)을 비롯한 기업 신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최근 3개월 주가 변동[자료=네이버금융 캡쳐] |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힌 다음날(영업일 기준)부터 매일 1만주 넘게 사들이고 있다. 지난달 16일 1만2741주를 시작으로 16일 연속 장내에서 주식 1만주 안팎을 매입했다. 지금까지 매입한 주식은 총 19만여주로 730억 규모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 기관은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자사주 매입의 힘으로 주가가 10% 정도 뛴 셈이다.
당분간 주가가 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자사주 매입은 앞서 사들인 것을 제외하면 1600억원 정도가 남아 있다. 매일 1만주를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40일간 더 매입해야 하는 금액이다.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주가가 모두 오르진 않는다. 매입하는 규모보다 더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현대자동차와 삼성카드가 각각 3000억원, 55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주가를 끌어올리는 효과는 크지 않았다. 그만큼 엔씨소프트의 성장 기대감이 남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이벤트로 꼽힌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택진 사장(특수관계인 포함)으로 지분율이 12.01%에 불과하다. 국민연금(11.27%)과 차이가 크지 않다. 이런 이유로 최근 1년간 국민연금과 엔씨소프트는 5차례나 최대주주 자리가 바뀌었다. 지주사로 전환하면 김 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사업 리스크를 분산해 기업가치가 커지는 효과도 있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상반기부터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아이온 템페스트’ 모바일 게임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대표작 리니지M에서 모바일 운영 체제를 구축했고, 출시 게임마다 ‘빅 히트’를 쳤다는 점에서 성공 기대감이 높다.
SK증권 최관순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과 내년 신작 기대감에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신작 부재로 실적이 상반기보다 못하지만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