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총수 체제 확립, 신성장 동력 조직 마련 등 필요
내년 글로벌 경영 환경 불투명해 '안정 속 변화' 택할 수도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40~50대 총수 시대를 맞은 4대 그룹들이 연말 큰폭으로 인사와 조직을 개편할 것이라는 전망이 솔솔 나오고 있다. 새로운 총수 체제 확립, 신성장동력 위한 조직 마련 등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들은 방북 이후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대외 활동보다는 외부에 드러내지 않고 미래 구상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의 구상은 연말 인사 시즌에 드러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지연=뉴스핌]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방문 3일째인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방북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부터), 이재웅 쏘카 대표,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특별수행원들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있다. 2018.09.20 |
특히 LG의 경우 구본준 부회장의 행보에도 얽혀 있다. 일단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면서 구본준 부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났고 연말에 부회장직도 내려놓는다. 다만 재계 등에서는 그동안 LG가의 관례에 비춰 구본준 부회장이 일부 계열사를 가지고 계열분리를 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경우 계열사 사장단 등을 포함해 큰폭의 인사가 불가피해진다.우선 주목받는 곳은 현대차와 LG그룹이다. LG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구광모 회장이 경영을 승계했다. 현대차는 정의선 부회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정의선 체제 굳히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올해 연말 두 그룹에서 파격 인사가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많다.
현대차는 그동안에도 꾸준히 정 수석부회장 체제를 준비해 온 만큼 큰 변화보다는 신규사업 부문에서 정 수석부회장과 손발을 잘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중용될 수 있다.
삼성과 SK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그룹 역시 변화된 시대에 맞춘 기업을 위한 조직 개편 등을 고민하고 있다. 때문에 연말 예상치 못한 조직과 인사 변화가 단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의 경우 180조원 투자 계획을 실현하기 위한 조직 마련, 특히 인공지능(AI)과 전장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위한 조직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지금도 꾸준히 인재 영입을 하고 있으며, 연말 인사에서 이런 준비들이 하나의 그림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SK 역시 'SK텔레콤 중간지주'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통신과 비통신의 균형을 위한 조직 구성, 그리고 최태원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공유 경제'를 보다 잘 실현하기 위한 조직 변화 등이 있을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4분기에 들어서면 총수나 CEO들은 연말 인사와 조직 개편을 위한 구상에 들어간다"며 "올해는 세대 교체, 새로운 사업 발굴 등 변화에 대한 요구가 어느때보다 크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 이후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안정'을 택할 수 있다는 예상도 있다. 신규 사업을 위한 조직 강화는 하되 나머지 부문은 최대한 현행 그대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 유가와 환율 급변, 글로벌 금리 방향성 등 요소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조직을 굳이 흔들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기업 관계자는 "투자와 고용 계획을 내놓은 만큼 그것을 위한 조직과 인사는 있을 것"이라며 "다만 내년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안정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도 있다"고 내다 봤다.
jinebit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