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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유럽순방 '절반의 성공'...교황 방북 손잡고 北 제재 완화는 답보

기사입력 : 2018년10월21일 09:11

최종수정 : 2018년10월21일 09:11

7박 9일 간 유럽순방 마무리...한반도 新평화체제 호소
교황 '방북 수용' 최대 성과...北 비핵화 적극 지지 표명
유럽 정상들 한반도 이해 높아져...대북제재 해제는 반대

[코펜하겐=뉴스핌] 채송무 기자 = 20일(현지시간) 문재인 대통령이 7박 9일 간의 유럽 순방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문 재통령은 순방 기간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 EU의 한국산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제재 적용 제외 등에 대해 유럽 주요국 정상들에게 직접 이해를 구하는 데 대두분의 시간을 할애했다.평가는 긍정적이다. 각국 정상들이 한반도 신(新)평화체제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이는 등 국제사회의 공조·이해를 이끌어내는 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이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 예컨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의 직접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는 말도 나온다. 이는 문 대통령이 프란치스코 교황 등의 방북 의사를 이끌어낸 반면 적극적으로 역설했던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선 각국 정상들이 '시기 상조'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메르켈 독일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 유럽 주요국 정상들은 유엔 안보리 이사국들의 원칙적인 합의를 내세우며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특히 EU(유럽연합)이 공통적으로 채택하고 있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를 이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한눈에 보는 이슈] '비핵화' 협상의 조건? CVID vs PVID 차이는

북한이 핵 폐기와 함께 선행 내지 동시적으로 진행되기 원하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문 대통령이 긍정적인 메시지를 가지고 귀국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일반적이다.

다만 한반도의 변화, 예컨대 북한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케 함으로써 향후 한반도 정세에 대한 유럽 주요 국가들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P4G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9일 동안 유럽 5개국 방문, 유엔서 영향 큰 프랑스·이탈리아·독일·영국 등과 잇딴 정상회담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서울을 출발해 프랑스, 이탈리아, 바티칸, 벨기에, 덴마크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번 유럽순방의 모토는 한반도 평화체제 진전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이었다. 문 대통령은 순방 전 실시한 BBC와의 인터뷰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한 상응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돌이킬 수 없는 정도에 이를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제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는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내내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에서 대북 제재 완화의 키를 쥐고 있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상임이사국은 아니지만, 유럽 사회에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장 클로드 융커 유럽이사회 의장 등 EU 지도부와도 만났다.

특히 세계 카톨릭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1시간 동안 단독 면담해 눈길을 끌었다. 통상 교황은 외국 정상들과의 면담을 30분 정도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정치적 이슈가 아닌 주로 평화와 박애 등 인권분야에 대한 대화가 많아 회담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의 면담은 정오에 1시간 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 화제를 불러 모았다.

(파리=뉴스핌) 문재인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15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 앞뜰을 거닐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8.10.16

유럽 정상들, 일관된 입장 유지..."큰 틀에선 OK, 하지만 할 것은 해야"
    한반도 新평화체제 동의..."北 비핵화 CVID 반드시 선행돼야" 타협 없어

문 대통령은 유럽 주요 정상들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대북 제재 완화 등 상응조치를 강조했다. 유럽 정상들은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해 지지를 표했다. 그러나 유럽 정상들은 북한의 반발을 의식해 현재 미국도 잘 쓰지 않는 표현인 'CVID'를 일관되게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비핵화 진행상황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은 유럽 정상들에게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로 인해 유럽 정상들의 한반도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향후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지지를 확산한 점은 확실한 성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통해 UN 안보리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기했고, 이에 대해 유럽 정상들은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았다. 향후 UN 안보리 차원에서 대북 제재 완화의 공론화로 이어질 교두보를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대북 제재 완화에 대해 100% 긍정적인 지지를 얻어낸 것도 아니다. 유럽 정상들은 일관되게 북한의 비핵화를 선결조건으로 내세웠다. 여전히 대북 제재 완화를 실질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바티칸=로이터 뉴스핌] 17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가 열린 로마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내부. 2018.10.18.

"교황의 방북 효과? 그 어떤 정상회담보다 북한에 미치는 영향 클 듯"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을 받아들인 것은 최대의 성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 정책에 동의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의 방북은 문재인 정권의 한반도 평화 정책에 더욱 힘이 실리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한 대북 전문가는 "교황의 북한 방문 효과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클 것"이라며 "세계에서 가장 인권이 낙후돼있고, 폐쇄적인 국가에 교황이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텔레비전(TV) 중계는 북한을 전 세계에 전혀 다른 이미지로 각인시킬 수 있는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과 달리 유럽 정상들은 즉각 반응하지 않았다. 지난 19일 오후(현지시간) ASEM(아시아유럽) 정상회의 결과로 채택된 의장 성명에서는 북한에 CVID를 촉구하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다짐하는 강력한 문구가 담겼다.

청와대 측은 "비핵화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EU 국가들이 바로 변화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요 정상들이 문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유엔 안보리에서 북한 비핵화의 선행조건으로 인식되는 'CVID' 조건을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아시아·유럽 정상들이 참석하는 ASEM 정상회의에서 'CVID'라는 문구가 그대로 들어간 것도 문 대통령 입장에선 아쉬운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대북 제재 완화 등을 지렛대로 북한의 완벽한 비핵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한반도 신(新)평화체제의 첫번째 관문이다. 하지만 국제사회에 영향이 큰 유럽 정상들이 비핵화 원칙을 거듭 강조함으로써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황을 유지하게 됐다.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녹생성장 P4G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EU 각국에 한국산 철강제품 세이프가드 적용 제외 요구
    靑 "문 대통령의 입장, 유럽 정상들 반대논리 펴지 않아"

문 대통령은 유럽 순방 동안 EU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세이프가드 조치를 적용하려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며 적용 제외를 촉구했다.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미국과의 무역 분쟁에서 일어난 만큼 그와 상관없는 한반도에 이를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입장을 회담을 가진 모든 유럽 정상들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했고, 정상들도 이에 대해 특별한 반대 논리를 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으로 한국산 철강 문제가 유럽 정상들에게 공론화된 것은 의미가 크다. 향후 우리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한국산 철강의 유럽 세이프가드 제재 제외를 위한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명분이 되기 때문이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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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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