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교수, 2018 빅스포서 "에너지·데이터·정보 연계" 강조
"스마트 그리드 모델로 플랫폼 역할해야"
'한전 분할해야 하나' 질문에는 "전력시장 고려해야"
[세종=뉴스핌] 최온정 수습기자 = 31일 세계적 비즈니스 전문가인 데이비드 L. 로저스 교수는 광주에서 열린 2018 빛가람 국제 전력기술 빅스포(BIXPO)에 참석해 "한전이 추구해야 할 방향은 에너지, 데이터, 정보의 연계"라고 답했다.
이날 광주에서 열린 기조연설을 맡은 로저스 교수는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특히 부가가치와 새로운 서비스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데이터를 활용해 다른 기업들과 협력을 진행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 과정에 "기업의 역량과 인적자원을 한 데 묶어 연결하는 커넥터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 그리드 모델을 한 예로 들었다. 그는 "미래에 가면 소비자들이 자신이 소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생산된 전력을 그리드를 통해 판매할 수 있다"며 "이런 모델이 만들어 한전이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면 새로운 혁신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한전이 분할돼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는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우선 그는 "분할하게 된다면 혁신성과 경쟁성은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의 스탠다드 오일, AT&T는 분할 이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이어 "단 전력시장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지역적·비즈니스 차원의 간접경쟁도 있다. 시장에 있는 참가자들을 면밀하게 살펴서 어떻게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고 부연한 뒤 "정책입안자들이 신중한 자세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2018 BIXPO에서 참가자들이 전시품을 구경하고 있다 [자료=한국전력공사] |
앞서 로저스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변혁은 기술에 대한 것이 아니다. 사업 자체가 변화해야 하고 내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들은 모두 초연결상태에 있다"며 "여러 연결 고리를 이용해 비즈니스·개인간 교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변혁을 위해 기술을 도입해야하고, 새로운 전략을 세워야 한다. 리더십도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과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들과 경쟁하고 있고, 동시에 경쟁자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그게 바로 스마트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특히 로저스는 현대차를 예로 들어 "우버는 자동차 공유시승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구글은 자율주행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현대와 경쟁이 될 수는 있겠다. 그런데 현대입장에서는 이런 관계를 잘 이용할 수 있다면 서로 윈윈이다"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IBM에 인수된 날씨정보회사 '웨더컴퍼니'를 언급했다. 웨더컴퍼니는 미국 최대 날씨정보회사로, 이곳에서 생산하는 정보는 고객·날씨 맞춤형 광고를 하는 소매점, 자동차 보험사 등 다양한 곳에 판매되고 있다. 그는 "데이터가 전략자산이 될 수 있다.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만 꼽을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 자산화할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모든 과정에서 단기적 학습·계획을 통한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거대한 혁신이 아니어도 여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고객의 피드백을 빨리 반영하고, 이를 검증·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31일 광주에서 개막한 BIXPO는 11월 2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해외 45개국 100여 명의 전력에너지 분야 전문가가 참여할 예정이며, 행사기간 미래에너지기술을 선보이는 ‘신기술 전시회’, 160여개 발명품을 선보이는 ‘국제발명특허대전’, 48개 세션으로 나눠 전 세계 에너지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누는 ‘국제컨퍼런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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