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강남구청 과장, 압수수색시 업무추진비 관련 문서 직접 삭제
대법 “사건에 영향 미쳤는지 여부 관계없이 증거인멸죄 해당”
[서울=뉴스핌] 이학준 수습기자 = 신연희 전 강남구청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를 덮기 위해 자료를 삭제한 강남구청 직원이 징역 2년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은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료라도 삭제하면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sunjay@newspim.com |
대법원 제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신 전 구청장의 업무상 횡령 사건의 증거를 인멸해 원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모 강남구청 전산정보과장의 원심을 확정했다고 7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전 과장이 삭제한 자료들은 압수수색 대상이었다는 점에서 명백한 증거에 해당한다"며 "자료 일부가 다른 시스템에 저장돼 있거나 수사기관이 이미 확보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를 삭제했다면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이어 재판부는 "범죄 혐의 입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만이 증거에 해당된다고 해석하면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증거가치의 유무나 중요성 정도와 관계없이 사건과 관련한 일체의 자료를 증거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전 과장은 지난해 7월 경찰이 신 전 구청장의 업무상 횡령 혐의와 관련해 강남구청 전산실을 압수수색하자 '업무추진비 집행현황 보고' 등의 문서가 저장된 서버 전체를 삭제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김 전 과장 측은 "해당 자료는 불법적인 개인정보 수집에 해당한다"며 "이를 삭제하지 않으면 서버 관리책임자인 피고가 처벌받을 소지가 있어 자료를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해당 자료를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1·2심 재판부는 "증거를 인멸한 동기 및 수단, 범행의 실행방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김 전 과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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