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취약한 지배구조...‘헤지펀드 놀이터’ 20년 수난사

기사입력 : 2018년11월19일 09:58

최종수정 : 2018년11월19일 09:58

오너家 위한 순환출자, 계열사 간 연결고리 취약
SK·삼성·현대차 등 재벌기업이 주 타깃
타이거·소버린·칼 아이칸 등 수천억 시세차익 챙겨
2016년 이후 토종 행동주의펀드도 잇따라 등장
‘주주 권한 강화’ 내세우며 존재감 어필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지난주 국내 사모펀드 KCGI, 일명 강성부 펀드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경영권 확보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과거 국내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펀드의 공격 사례가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기업 경영에 적극 관여하는 행동주의펀드의 등장은 외국계 헤지펀드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 기업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이들은 지배구조상 국내 기업들이 지닌 허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천문학적인 시세차익을 거둔 뒤 유유히 빠져나갔다.

외국계 헤지펀드와 국내 기업의 첫 만남은 2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9년 미국계 헤지펀드 ‘타이거펀드’는 SK텔레콤 지분 6.6%를 확보해 다른 우호지분과 연합,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 교체를 시도하는 등 실제 행동에 나섰고, SK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해 타이거펀드가 보유한 SK텔레콤 주식을 전량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이듬해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한 타이거펀드는 약 630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 떠났다.

이후 SK그룹은 2003년 글로벌 사모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의 공격에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뤘다. 당시 SK그룹은 SK글로벌(현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와 SK증권 관련 부당 내부거래 등으로 최태원 회장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경영 공백 우려가 고조되던 상황이었다. 이 때 소버린이 ㈜SK 지분 14.99%를 확보해 2대주주로 올라섰고 이사진 총사퇴, 주요 계열사 매각, 최태원 일가 퇴진, 주주배당 등을 요구하며 경영진 압박에 나선 것이다.

이에 SK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을 뿐 아니라 백기사 모집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결국 2004년 3월 SK 주주총회에서 최태원 회장이 승리했지만, 이듬해 소버린은 1조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남기고 SK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2004년 삼성물산을 대상으로 적대적 M&A를 시사한 영국계 헤지펀드 헤르메스, 2006년 KT&G 지분 참여로 목소리를 높인 칼 아이칸도 2000년대 중반 한국시장을 뒤흔든 행동주의펀드의 대표적 사례다.

헤르메스는 삼성물산 지분 5%를 사들여 우선주 소각 등을 요구했으나 돌연 보유지분을 모두 청산하고 380억원의 차익을 거둬 한국을 떠났다. 칼 아이칸 역시 또 다른 헤지펀드 스틸파트너스와 연합해 KT&G 지분 6.59%를 매입한 사외이사를 통해 자회사 매각을 요구하는 등 경영에 개입했고, 이듬해 KT&G가 자사주 소각 등 최대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정책에 나서자 1년만에 약 1500억원의 차익을 실현하고 지분을 매각했다.

최근에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에 개입해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엘리엇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두 회사의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을 규합해 주주총회에서 실력 행사에 나섰고, 올해는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빌스 분할합병에 반대해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도를 좌초시키는데 성공했다.

한편 2006년 한국지배구조펀드(일명 장하성펀드)에서 시작된 한국형 행동주의펀드 활동 역시 활동 범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라자드자산운용이 내놓은 한국지배구조펀드는 당시 소액주주운동으로 유명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가 투자 고문을 맡아 화제가 됐다. 이들은 태광그룹과의 대립에서 승리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40% 이상 손실을 보며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졌고, 결국 2012년 보유주식을 모두 유동화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6년에는 라임자산운용이 국내 민간 의결권 자문사 서스틴베스트와 의기투합해 ‘만든 라임-서스틴데모크라시’ 사모펀드를 선보였고, 2017년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머스트자산운용, 올해는 KB자산운용과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등이 잇따라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플랫폼파트너스는 맥쿼리인프라 펀드에 보수 인하 및 운용사 교체를 요구하며 한국 행동주의펀드 역사에 한획을 그었다는 일각의 평가를 받기도 했다.

 

mkim0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