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일방적 주장일 뿐"...증언 조율 의혹 제기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드루킹' 김동원 씨 측근들이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댓글 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존재를 사전에 알고 있었고, 김 지사로부터 일본 총영사 자리를 제안 받았다고 증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14일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지사에 대한 6차 공판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의 파주 '산채'에 근무하며 댓글 순위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초뽀' 김모 씨와 경공모의 법률 자문을 맡았던 '삶의 축제' 윤평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김 씨 등은 김 지사가 킹크랩의 존재를 사전에 알고 있었고, 경공모 측에 일본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초뽀 김 씨에게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보여준 사실이 있다고 '서유기'에게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이냐"고 묻자 김 씨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어 김 씨는 "서유기로부터 김 지사에게 킹크랩을 보여줬고, 우리는 하던 일 계속 하면 된다는 말을 들었다"며 "들은 날짜는 정확히 모르지만 2016년 12월 이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지사 측은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삼았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킹크랩이라는 단어와 선플 운동이라는 단어는 아예 다른 단어"라며 김 씨에게 "서유기로부터 킹크랩이라는 단어를 들은 게 확실하냐"고 물었다.
이에 김 씨는 "상황과 정황을 보니 아무래도 킹크랩과 선플운동을 구분하지 못하고 진술한 것 같다"고 답했다. 김 씨는 어떤 경위에서 그런 말을 들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답변도 했다.
김 지사 측은 "형사소송법상 타인인 서유기로부터 특정 이야기를 들었다는 사실은 증거 능력이 없고 실체 판단의 전제가 되지 못한다"며 "김 씨는 앞뒤 정황은 모른 채 언급한 워딩만 기억하고 있어 실제 기억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윤 변호사는 김 지사가 경공모 측에 일본 총영사 자리를 제안했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윤 변호사는 "드루킹은 김 지사에게 일본 대사 직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김 지사와 직접 만나 대사직에 대해 얘기했더니 김 지사는 들어보지 못했다는 표정을 지었고, 총영사 자리를 제안 받은 걸로 안다"고 증언했다.
이어 윤 변호사는 "총영사 직에 응한 이유는 경공모가 지향하는 바를 이루려면 일본 대사보다는 총영사가 더 낫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지사 측은 드루킹 측근들의 일관된 진술에 대해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드루킹 일당의 진술이 경찰 조사 때와 특검 조사 때가 다르고, 앞서 드루킹의 구치소에서 추후 진술 방향에 대해 조율한 노트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특검에 따르면 김 지사는 드루킹 김 씨에게 경공모 회원인 도모 변호사의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 측은 드루킹 김 씨가 오사카 총영사직을 요구하자 김 지사가 센다이 총영사직을 역제안 했다고 보고 있다.
또 김 지사는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인터넷프로토콜(IP)을 변경하고 쿠키 값을 초기화 하는 방식으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 기사 댓글 순위를 조작한 드루킹 일당과 공모한 혐의도 받고 있다.
hakj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