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줘예, 돌체가 나를 생매장했다 비난
힘없는 모델, 명품 회사의 악의적 연출 편집으로 농락
[서울=뉴스핌] 이미래 기자 =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를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돌체앤가바나의 중국 여성 모델이 자신은 결과적으로 광고주에 속았고 큰 피해를 입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고내용을 숙지못한 상태에서 악의적인 편집에 의해 철저히 이용당했다는 주장을 펴고 나선 것.
21일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는 영상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돌체앤가바나(Dolce&Gabbana;DG)의 모델(활동명 줘예(左也))이 자신의 SNS를 통해 “난 힘 없는 신인 모델일 뿐”이라며 “어떤 내용의 영상인지 고지받지 못한 채 촬영에 들어갔다”고 토로했다.
돌체앤가바나는 지난해 11월 패션쇼행사(더 그레이트 쇼) 홍보 영상물을 공개했다가 거센 후폭풍을 맞았다 [사진=바이두] |
그는 “면접관은 그저 이탈리아 음식을 먹게 될 것이라고만 설명했다”며 “당사 브랜드 옷을 입은 여러 명의 모델과 함께 길거리를 걸으며 음식을 먹는 장면을 촬영하게 될 것이라고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촬영 당일 세트장에 도착해서야 혼자 촬영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촬영 세트장의 모든 사람이 이탈리아어로 대화했다”며 “요구 사항이 있을 때만 영어로 말을 걸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을 물어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또 “자신은 악마의 편집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동양인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를 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돌체앤가바나의 중국 여성 모델이 해당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말을 꺼냈다 [캡쳐=웨이보] |
줘예는 논란이 된 피자 장면에 대해 “큰 피자 조각에 놀란 표정을 지은 것”이라며 “피자와 카놀리(Cannoli, 이탈리아 페이스트리)는 너무 컸고 파스타는 너무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현장에서 촬영감독이 “젓가락으로 피자를 집어달라”고 주문했고 “(젓가락으로 피자를 먹는 행동이) 어색하다 생각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 과장된 리액션에 대해서는 “팔찌가 잘 보이게 하되 크게 웃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을 뻗어 종업원을 부르는 장면은 파스타를 먹고 놀라는 표정으로 편집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 역시 18일 공개된 영상을 통해 처음 완성본을 확인했다”며 “모델에게는 영상을 사전에 확인하고 또 수정을 요구할 자격이 없다”고 호소했다. 또 “영상 촬영은 처음이었다”며 “돌체앤가바나의 명성을 믿고 촬영에 임한 건데 경솔했다”고 밝혔다.
줘예는 “해외에서 활동하는 중국 모델에게 돌체앤가바나와 같은 브랜드와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자주 오지 않는다”며 “기회를 붙잡는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임했는데 커리어에 이렇게 커다란 흠집이 생길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거듭 호소했다.
또 논란 직후 해명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그는 “당시 심각한 인신공격을 당했다”며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돌체앤가바나 영상 [사진=바이두] |
“돌체앤가바나 때문에 사회에서 매장당했다”고 주장하는 줘예의 주장에 중국 네티즌은 “갑자기 이렇게 나오는 이유가 뭐냐” “변명으로밖에 안 들린다” “모델이 아닌 브랜드가 책임져야 할 일”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 “모델도 결국 피해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돌체앤가바나는 지난해 11월 상하이(上海)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패션쇼행사(더 그레이트 쇼) 홍보 영상물을 공개했다가 해당 패션쇼가 취소되고 불매 운동에 휘말리는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leem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