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텍 노사, 정리해고 이후 13년만에 합의안 서명
이인근 노조위원장 "생계 이유로 투쟁 포기하면 같은 일 반복"
"자식들에게 더 나은 세상 물려주고 싶어"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생계를 이유로 투쟁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았다. 누군가는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13년의 복직투쟁을 마친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은 여러 현실적인 제약 속에서도 사측과의 싸움을 놓지 못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인근 위원장은 23일 서울 강서구 콜텍 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마치고 4464일 동안 이어진 복직투쟁과 사측과의 합의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스핌] 백인혁 인턴기자 = 박영호 콜텍사장(오른쪽 첫번째)과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장(왼쪽 첫번째),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가운데)이 2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콜텍 교섭 합의 조인식'에서 합의 서명한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19.04.23 dlsgur9757@newspim.com |
-13년만에 성사된 노사합의에 대한 소감은.
▲후련함 20, 아쉬움 80이다. 완전한 복직을 쟁취하지 못한 점,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보상을 노조가 많이 양보한 점 등이 아쉽다.
-최근 일주일 동안 진행된 9차 교섭에서 사측과 합의에 이른 계기가 있었나.
▲과거에 비해 진전된 사측 안이 나왔다. 또 교섭이 더 이상 지체되면 안 되겠다는 판단도 있었다. 부족한 안이라도 협상을 마무리하는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생계 등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투쟁을 계속한 이유는.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것이 명백했기 때문에 투쟁을 놓을 수 없었다. 생계를 이유로 투쟁을 포기한다면 앞으로도 같은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포기하지 않고 싸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식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줘야 한다는 의무감도 있었다.
-13년 동안 투쟁하며 후회한 적은 없었나.
▲없지는 않지만 많지도 않다. 가장 힘들었을 때는 2012년 양승태 대법원이 2심의 정리해고 무효 판결을 뒤집었을 때다. 정의를 찾아볼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의 이혼 등 가족 문제가 대두됐을 때도 힘들었다.
-이후 계획은 마련했나.
▲안 했다. 투쟁을 마무리하는 것에 올인해왔다. 노사합의에 따라 콜텍지회 해산 절차를 밟은 다음 생각해야할 것 같다. 다른 직장을 찾기에는 늦은 듯 하고, 신중히 이후의 삶을 찾아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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