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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중독자의 고백⑦] "나는 태국에서 마약의 신으로 군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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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학서 처음 접한 필로폰, 대마초..사업 성공 후 외국서 마약 즐겨
국내 대기업 집안의 VIP 사귄 후 함께 태국서 마약생활
마약에 취해 VIP 투신 자살.."마약과 도박에 빠졌던 삶"

[편집자주] 대한민국은 마약 안전지대인가? 아닙니다. 마약 청정지역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증명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한 해 마약사범만 1만2000명, 많게는 1만6000명이 검거되고 있는 마약 오염국입니다. 최근 재벌가를 비롯해 연예인들의 마약투약 사실이 줄줄이 적발되면서 모방범죄도 우려되고 있는 형편입니다. 문제는 마약의 위험성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중독증상’이라는 추상적인 부작용만 알려져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모르고 있는 마약의 실상과 위험은 무엇일까? 뉴스핌은 마약중독자와 그 가족의 삶을 들여다보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직접 쓴 수기를 입수해 연중기획으로 보도합니다. 건강한 삶과 가정을 마약이 어떻게 파괴하는지, 마약정책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짚어봅니다.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큰 꿈을 품고 떠났던 유학길. 그러나 마약중독자로 돌아왔다. 아버지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최경영(가명)씨는 명문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나오면서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1남 2녀였던 집에서 부모님은 ‘좋은 것’이라면 뭐든 최 씨에게 줬다. 최 씨의 학비를 보태기 위해 누나는 일찍이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사회에 뛰어들었다. 아들에게만큼은 가난을 대물림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부모님은 최 씨의 교육비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최 씨는 대학교에서도 장학생으로 선발돼 부모의 기대에 부응했다.

군 전역 후 복학을 앞둔 어느날, 부모님은 최 씨를 불러 앉혔다. 아버지가 주머니에서 꺼낸 통장에는 꽤 많은 적금이 담겨 있었다. 아버지는 “유학을 보내려고 모아놓은 돈이다”고 설명했다. 평소 유학을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최 씨는 그 길로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최 씨에게 마약이란 그저 뉴스에서만 접하던 멀고 먼 ‘범죄’였다.

서울의 한 대학교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유학생활은 꽤 성공적이었다. 쾌활한 성격이었던 최 씨는 어렵지 않게 현지 친구들도 두루 사귀었다. 특히 현지 일반 가정(홈스테이)에서 지낸 덕에 다른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도 만날 수 있었다. 호주의 개방적이고 다양한 문화, 최 씨는 한국에서는 느낄 수 없던 새로운 자유를 만끽했다. 이곳에서도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최 씨에게 아버지는 누나의 적금을 보태 어렵게 중고차도 한 대 마련해줬다. 거칠 것 없던 최 씨에게 그쯤 마약에 손을 뻗기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 호주는 한국보다 대마초와 코카인이 흔했고, 젊은 세대에서는 쉽게 즐기는 일종의 ‘기호식품’정도로 여겨졌다. 최 씨는 친구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대마초에 손댔고 이후 코카인, 필로폰까지 투약하는 상황까지 갔다. 급기야 마약에 취해 도박까지 즐기게 됐고 헤어나올 수 없는 늪으로 빠져들었다.

부모님이 사 준 차까지 처분해 마약과 도박에 빠졌던 최 씨. 돈이 떨어지자 결국 부모에게 둘러대 서둘러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애써 마약을 멀리하던 최 씨는 가까스로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국내 유명 여행사에 취업했다 이내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여행이 유행처럼 시작되던 시기였고 그동안 여행사에서 근무하며 쌓았던 인맥을 토대로 최 씨의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현지 호텔과 상점에서 들어오는 돈만 매년 ‘억’단위를 넘었다. 최 씨가 30살을 갓 넘겼을 쯤에는 이미 수십억대의 청년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룸살롱을 밥 먹듯 드나들던 최 씨는 화류계에서도 제법 이름을 날렸다.

최 씨가 다시 마약에 빠지게 된 건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최 씨는 한 대기업 회장의 아들과 친분을 맺었다. 최 씨는 이른바 재계의 거물인 VIP와 가까워졌고, 그의 모든 해외 일정에 동반하는 관계로 발전했다.

마약 중독자였던 VIP는 그런 최 씨에게 마약을 구해달라고 부탁했고, 곧 최 씨에게도 권유하기 시작했다. 유학 시절, 처음 접했던 마약은 그렇게 다시 최 씨를 찾아왔다. 유혹을 참지 못한 최 씨는 자신의 혈관에 주사바늘을 찔러 넣었다.

이후 최 씨는 5년 동안 VIP와 함께 필로폰에만 매달리며 살아갔다. VIP와 태국으로 넘어가는 일이 잦아졌다. 태국은 호주, 한국보다 마약이 더 저렴했고 구하기 쉬웠다. 동네 곳곳에는 마약 중독자들이 넘쳐났다. 가진 건 돈 뿐이었던 최 씨와 VIP는 그곳에서 마약의 신처럼 군림했다.

영원할 것 같은 그들의 화려한 생활은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비극적 결말을 맞는다. 태국의 한 숙소에 머물고 있던 VIP가 필로폰에 취해 투신 자살을 한 것이다. 다음날 태국 방송에서는 VIP의 투신 소식이 연이어 보도됐고 한국에서도 취재진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이 사건의 여파로 최 씨는 태국에서 추방당했다. 충격적인 상황에 최 씨는 3개월 간 필로폰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다.

최 씨는 마약을 찾아 홀로 필리핀으로 떠났다. 사업을 벌어놓은 돈은 충분했다. 공포와 두려움, 무기력함을 달래기 위해 최 씨는 자신의 팔뚝에 더 많이, 그리고 자주 주사기를 꼽았다. 마약은 최 씨의 모든 것을 잠식해 들어갔다.

최 씨의 하루는 마약으로 시작해 마약으로 끝났다. 그럼에도 가족들은 최 씨가 사업차 해외에 오래 체류한다고만 생각했다. 부모님도 누나도, 여동생도 최 씨의 마약 투약 사실을 알지 못했다. 최 씨는 “오늘 하루만 하고 내일부터는 이 필로폰을 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4년 동안 최 씨는 지키지 못할 다짐을 반복하며 자신만의 동굴에서 마약에 중독돼 갔다.

최 씨는 결국 모아놓은 돈을 모두 탕진했다. 길거리에서 태국 현지인들에게 돈이나 음식을 구걸했고, 빈민촌에 숨어 들어 마약을 훔쳤다.

결국 최 씨는 가족들에게 연락했고 곧 비행기표를 구해 한국으로 귀국했다. 가족들은 최 씨를 설득해 한 재활센터에 입소시켰다. 최 씨는 가족들과 약속한대로 이 센터에서 3개월 치료과정을 거쳐 퇴소했다. 최 씨는 퇴소 후 지인들에게 연락해 여기저기 돈을 빌리고 다녔다. 다시 필리핀으로 가기 위해서였다. 이 사실을 안 아버지는 최 씨에게 ‘절연’을 통보했다. 그럼에도 최 씨는 필리핀에서 6개월동안 필로폰에 젖어 들었다.

어머니는 끝까지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다. 편지와 전화를 통해 귀국을 종용했다. 재활치료도 권유했다. 최 씨는 더러운 숙소에서 어머니의 편지를 받아들고 눈물을 흘렸다. 자신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부모님, 대학 진학까지 포기하며 동생의 학비를 대줬던 누나, 어린 시절 오빠의 그늘에 가려 투정조차 부려보지 못했던 여동생.

최 씨는 마약이 자신뿐 아니라 가족까지 파멸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거울 속 최 씨는 창백했고 피부도 거칠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총명했던 눈동자는 이제 빛을 잃었다. 최 씨는 어머니에게 전화해 한국으로 돌아가 마약을 끊겠다고 말했다. 아버지에게는 마약을 끊은 후 용서를 구하겠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했다.

최 씨는 다시 재활센터에 자진 입소했다. 다른 회복자들과 어울리며 최 씨도 단약(마약을 끊는 일)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극심한 단약 부작용으로 재활센터를 뛰쳐나가겠다는 유혹도 잘 견뎌냈다.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가족사진을 꺼냈다. 예민하고 폭력적이었던 성격도 점차 호전됐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아버지 역시 최 씨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최 씨는 어머니와 함께 신앙생활도 시작했고 동생들과 함께 여러 봉사활동도 다니고 있다. 마약 중독자인 최 씨는 그렇게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스스로를 되찾는 길을 걷고 있다.

※ 마약에 중독됐을 경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를 통해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국립부곡병원 △시립은평병원 △중독재활센터에서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imb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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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대학가 반정부 시위 재점화 [세종=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이란에서 대학생 시위가 재개되는 등 정부의 유혈 진압으로 위축됐던 반정부 시위가 재점화하고 있다. 22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AFP 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새 학기 첫날인 이날 테헤란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는 시위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보안군을 규탄하는 집회와 행진, 연좌 농성이 벌어졌다. 테헤란에 있는 샤리프 공과대학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집회와 행진을 했다. 이후 시위대와 정부 지지자들 사이에서 몸싸움이 벌어지는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달 8일(현지 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길거리에 주차된 차량들이 불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아미르카비르공대에서는 학생들이 검은 옷을 입고 모여 "샤(국왕) 만세"를 외쳤다. 이란 마지막 국왕의 아들로 해외에서 활동 중인 레자 팔레비가 여전히 반정부 시위의 한 축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테헤란의대 학생들도 지난달 시위로 수감된 학생 등 구금자들을 지지하는 행진과 연좌시위를 벌였다. 시위 희생자의 추도식에서도 반정부 목소리가 분출되고 있다. 통상 사후 40일째에 열리는 이란의 추도식은 엄숙한 종교 행사로 치러지지만, 이번엔 조문객들이 무덤 주위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새로운 형태의 항의에 나섰다. 일부 추도식에서는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헤란과 반다르압바스, 고르간 등지에서는 고교생과 교사들이 '빈 교실'로 남긴 동맹 휴업에 나서는 등 저항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학 캠퍼스 등에서 재점화되고 있는 이번 시위는 장기화한 경제난에 항의하며 지난해 12월에 시작된 대규모 반정부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시위는 지난달 8∼9일경 절정에 달했으나, 보안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수천명이 사망하고 수만명이 체포되면서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사망자를 7000명 이상으로 파악했고 체포자도 5만명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aaa22@newspim.com 2026-02-22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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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서 보조배터리 충전 전면 금지"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국내 항공사들이 항공기 객실 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발화와 연기 발생 사고가 잇따르자 안전 조치를 대폭 강화한 것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오는 23일부터 비행 중 보조배터리로 휴대전화를 충전하거나 보조배터리 자체를 충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서울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출발층 에어부산 수속카운터 전광판에 보조 배터리 기내 선반 탑재 금지 안내문이 표시돼 있다. [사진=뉴스핌DB] 전자기기 충전이 필요할 경우 좌석 전원 포트를 이용하도록 안내했으며, 포트가 없는 기종은 탑승 전 충분히 충전할 것을 권고했다. 보조배터리 반입은 허용되지만 단자에 절연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개별 파우치에 보관하는 등 합선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이로써 국내 여객 항공사 11곳 모두가 기내 보조배터리 사용을 제한하게 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진에어 등 대형사와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이미 금지 조치를 시행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 사고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항공업계 전반으로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는 추세다. 항공업계는 운항 중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부 항공기에는 충전 설비가 충분하지 않아 승객 불편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syu@newspim.com 2026-02-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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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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