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아내에게 이혼하자고 했더니 '이혼식'이란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해온다. 까짓것 다시 혼자가 될 수만 있다면 그쯤은 문제도 아니다. 부끄러움은 잠시, 싱글라이프의 행복은 영원할 테니까. 아니 영원할 거라 믿었으니까.
배우 권상우(43)가 신작 '두 번 할까요'를 선보였다. 지난 17일 개봉한 이 영화는 생애 최초 이혼식 후, 현우 앞에 전 부인 선영이 옛 친구 상철과 함께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세 남녀의 싱글라이프를 다뤘다. 극중 권상우는 현우를 연기했다.
"웃기면서 눈물도 흐르는 영화를 만나고 싶었어요. 이 작품이 그랬죠. 전반적으로 현우랑도 잘 맞았고요. 제가 운전하면서 상상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상상 안에서 한 편의 영화를 찍는 거죠. 근데 현우는 상상했을 때 전혀 무리가 없었어요. '탐정' 이후 다른 캐릭터도 전환할 때 그 중간 단계로 특히 좋을 듯했죠."
'두 번 할까요'의 관전 포인트는 권상우의 코믹 연기다. 권상우는 이번 영화에서 마음껏 관객을 웃긴다. 음악에 맞춰 막춤을 추는가 하면, 비데 공격(?)으로 난감한 상황을 겪기도 한다.
"다시 보니까 민망한 장면들이 많더라고요(웃음). 근데 영화 안에서 망가지는 게 두렵거나 창피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자신을 내려놓으면 편해지죠. 그리고 관객들도 이젠 다 알아요. 저 배우가 진짜 내려놨는지 아닌지를 눈치채죠. 그래서 최대한 현우스럽게, 모든 것을 내려둔 듯해요."
코믹한 모습 이면에는 다정다감한 매력도 숨어있다. 매 순간 아내에게 맞춰 주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집안일도 완벽하게 해낸다. 권상우는 "자연스럽다" "디테일이 살아있다"는 평에 "해 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거 아니겠냐"며 웃었다.
"집안일을 스스로 찾아서는 못해도 시키면 잘해요(웃음). 물론 저희도 싸울 때는 있죠. 근데 점점 서로를 더 알아가고 이해의 폭도 커지니까 초반보다 싸울 일도 없어요. 단단해지는 거죠. 개인적으로 전 결혼을 추천해요. 자녀들이 주는 행복도 엄청나고 돌아갈 시끌벅적한 집이 있다는 게 안정적이죠. 몸과 마음이 다 건강해져요."
차기작은 정해졌다. 우선 '두 번 할까요' 개봉 3주 뒤인 오는 11월 7일 영화 '신의 한 수:귀수 편'으로 관객을 만난다. 이어 내년 1월 영화 '히트맨'으로 돌아온다.
"그래도 전혀 다른 장르라 다행이죠. 지금 망가지고 3주 뒤에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오랜만에 액션을 제대로 할 기회가 주어져서 처음으로 음식 조절까지 하면서 준비했죠. 그러고 1월에는 '히트맨'으로 뵐 거고요. 이 세 편의 결과물이 제2의 도약이 될 수 있을 듯해요. 입시 직전 학생 기분이죠. 궁금하면서도 초조해요."
jjy333jjy@newspim.com [사진=리틀빅픽쳐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