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WBA·IBF 밴텀급 통합 챔피언이자 3체급을 석권한 '몬스터' 이노우에 나오야(井上尚弥·26)가 경량급 레전드 노니토 도나이레(36)를 판정승으로 꺾고 밴텀급 최강을 증명했다.
이노우에는 시합 후 미국의 프로모션 '톱랭크'와 다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도 밝혔다. 그는 내년 미국에서 최소 2회의 시합을 가질 예정이라며 "오늘 시합 경험을 살려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톱랭크는 전성기 시절 매니 파퀴아오가 소속됐던 대형 프로모션이다.
WBA 밴텀급 챔피언이자 3체급을 석권한 '몬스터' 이노우에 나오야(井上尚弥)가 7일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WBSS 밴텀급 결승에서 동 체급 레전드 노니토 도나이레에게 레프트 스트레이트를 꽂아넣고 있다. [사진=지지통신 뉴스핌] 2019.11.08 kebjun@newspim.com |
8일 아사히신문, 산케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노우에는 전날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월드 복싱 슈퍼시리즈'(WBSS) 밴텀급 결승에 나섰다.
차분히 기회를 엿보던 이노우에는 강렬한 레프트 훅과 스트레이트를 꽂아넣으며 상대를 밀어붙였다. 도나이레 역시 상대적으로 큰 체격을 활용해 적극적인 압박에 나서며, 이노우에의 오른쪽 눈꺼풀에 상처를 입혔다.
접전으로 흐르던 경기는 4라운드부터 이노우에가 빠른 펀치를 앞세워 우세를 점했다. 이노우에는 5라운드에서 라이트훅을 적중시킨 뒤 좌우연타로 도나이레를 코너에 몰아넣어 그로기 상태까지 끌고 갔다.
도나이레도 경량급 레전드의 관록을 보였다. 8라운드 도나이레의 라이트 스트레이트에 이노우의 눈꺼풀과 코는 피로 물들었다. 9라운드에서도 재차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맞은 이노우에가 비틀거리는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10라운드부터 서서히 컨디션을 되찾은 이노우에는 11라운드 레프트 보디로 도나이레의 다운을 빼앗으며 승기를 잡았다. 무릎을 꿇은 도나이레는 심판 카운트를 들으며 겨우 일어섰지만, 기세를 올린 이노우에의 연타에 일방적으로 몰렸다. 이후 12라운드에서 도나이레가 반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시합은 종료됐다.
결과는 116-111, 117-109, 114-113으로 3-0 이노우에 판정승이었다. 이노우에의 판정승은 2016년 5월 데이비드 카르모나(멕시코)와의 WBO 방어전 이후 약 3년만이었다. 이노우에는 앞선 WBSS 토너먼트도 1라운드 KO, 2라운드 KO로 올라왔다.
시합 후 인터뷰에서 이노우에는 2라운드에서 발생한 눈꺼풀 출혈을 언급하며 "그때부터 12라운드까지 도나이레의 모습이 두개로 보였다"며 힘든 싸움이었다고 말했다. 이노우에가 소속된 오하시(大橋)체육관 관장도 "(상대의) 펀치가 통하는 모습은 처음봤다"고 밝혔다.
산케이신문은 이노우에가 "꾸준히 심폐기능과 스테미너를 길러온 성과를 후반부에 보인 것"이라며 "터프함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이노우에는 이날 미국의 대형 프로모션 톱랭크와 다년 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내년엔 최소 2개의 시합을 미국에서 가질 예정이다. 이노우에는 "쉬운 세계가 아니라는 걸 오늘 시합을 통해 알았다"며 "이 경험을 살려 정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합으로 이노우에의 전적은 19전 19승(16KO)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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