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숙혜의 월가 이야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대어급 기업 인수합병(M&A)이 월가에 화제를 모았다.
메가딜에 목 말랐던 투자은행(IB) 업계가 모처럼 반색한 한편 추가로 대형 M&A가 추가로 이어질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찰스 슈왑 [사진=로이터 뉴스핌] |
25일(현지시각) CNBC를 포함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왑이 경쟁 업체 TD아메리트레이드를 260억달러에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명품 업체 LVMH의 이사회는 보석 업체 티파니를 주당 135달러, 총 162억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최종 승인했다.
또 E베이는 스텁허브를 40억달러에 비아고고에 매각을 추진 중이며, 딜이 마무리 단계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특히 찰스 슈왑의 TD 아메리트레이드 인수와 관련,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수수료를 0%까지 떨어뜨리며 출혈 경쟁을 벌이는 온라인 주식 브로커의 M&A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될 뿐 아니라 자산 규모 5조달러의 공룡 합병사의 탄생은 모간 스탠리와 UBS 등 IB 업체에도 상당한 압박을 가할 전망이다.
양사의 합병은 전적으로 주식 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며, TD아메리트레이드의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1주당 찰스 슈왑 주식 1.0837주를 받게 된다.
합병 회사는 총 2400만명의 고객을 보유한 거대 브로커리지로 재탄생한다. 양사의 매출액 및 순이익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 168억달러와 60억달러로 집계됐다.
웰스 파고의 마이크 메이요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찰스 슈왑과 TD아메리트레이드의 합병으로 자산운용 업계에 골리앗이 탄생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양사가 합병으로 비용 절감과 새로운 수익 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극심한 경쟁 속에 이 같은 움직임이 꼬리를 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명품 업계는 LVMH와 티파니의 합병 소식에 시선을 모았다. 이날 LVMH는 공식 성명을 내고 티파니를 162억달러에 인수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병을 통해 LVMH는 시계 및 보석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합병은 내년 중반 마무리될 예정이다.
지난 1837년 뉴욕에서 간판을 올린 뒤 20세기 보석 브랜드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티파니는 2015년 이후 수 년간 매출액과 이익 감소에 시달렸고, 중국 사업 확장을 시도했지만 이 역시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양사의 결정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하강 기류를 타는 티파니의 브랜드 가치를 개선시키는 한편 LVMH의 해외 시장 확대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다.
햔편 WSJ에 따르면 이베이는 온라인 티켓 거래 업체인 스텁허브를 비아고고에 매각할 계획이다. M&A 규모는 40억달러에 이르고, 양측은 협상을 거의 마무리한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이 밖에 335억달러 규모로 휴렛 팩커드(HP) 인수에 나선 제록스가 합의하지 않을 경우 적대적 인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대어급 M&A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는 모습이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