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 감시품목 지정 '정수압프레스 ' 핵심 장비
수입품보다 가격 50%↓ 장비 수리‧유지관리비 줄여
"초고압 펌프 시장, 미국‧유럽 80%…세계 시장 도전"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첨단기술인 '초고압 플렌져 펌프'를 개발, 장비 국산화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상을 받은 중소기업 일신오토클레이브 대표가 세계 시장 도전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27~30일 특허청이 주최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주관한 '2019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에서 국내 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대표 제품과 만나보기 어려웠던 다채로운 발명품을 선보였다. 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수입산이 대부분이며 외국 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도 불가능한 '초고압 플렌져 펌프' 개발에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2019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의 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일신오토클레이브의 김현효 대표가 자사의 '초고압 플렌져 펌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일신오토클레이브] 2019.12.02 justice@newspim.com |
일신오토클레이브는 전통적 식품살균 방법인 가열방식을 대체하기 위해 초고압 살균장치를 개발하던 중, 초고압 압력을 발생할 때 사용하는 초고압 펌프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김현효 일신오토클레이브 대표는 2일 뉴스핌과 인터뷰에서 "수입산 초고압 펌프는 소모품 교체와 고장 발생 시 AS 대응이 매우 느리고, 고장 발생원인 분석도 불가능했다"며 "장비의 가격도 고가로 국내 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개발을 시작할 당시를 떠올렸다.
초고압 기술은 해외에서도 극히 일부 선진 기업에서만 제작하는 첨단 기술이라 일신오토클레이브는 2016년부터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 선진 외국 제품 분석과 테스트를 진행했으며, 2017년 6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의 '혁신형기술개발'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국산 제품 중에 최대압력 650 메가파스칼(MPa)에 도달할 수 있는 제품은 당사의 제품이 최초이며 유일하다"며, "수입품보다 가격이 50% 이상 낮은 데다, 기업은 장비 수리와 유지관리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초고압 펌프는 특수 산업 분야에서 사용하는 장비로, 이 장비를 적용한 제품의 기술 완성도를 높이는데, 초고압 펌프의 고압 기술을 이용해 식품살균용 정수압장치인 초고압살균공정(HPP, High Pressure Processing)을 만들 수 있다.
김 대표는 "HPP를 식품 살균장치에 적용하면, 식품의 신선한 품질을 유지한 채 기존 가열 살균으로 불가능했던 과일주스, 콜드브루 커피, 고기, 해산물 등의 유통기간을 늘릴 수 있다"며 "세라믹 분야에 적용하면 기존 세라믹의 경도와 밀도를 획기적으로 늘여 치과의 임플란트 수명을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고압 펌프는 전고체전지 생산용 장비인 정수압프레스(WIP, Warm Isostatic Press)에 적용할 수 있는데, 정수압프레스의 기술 수준을 좌우하는 핵심장비이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2019 대한민국 지식재산대전'의 발명특허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일신오토클레이브의 김현효 대표가 자사의 '초고압 플렌져 펌프'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일신오토클레이브] 2019.12.02 justice@newspim.com |
김 대표는 "정수압프레스는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 감시품목으로 지정됐는데, 첨단 세라믹소재 제조와 전자부품제조, 첨단 방산장비제조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에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과 미국 등의 선진국을 중심으로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시도가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일신오토클레이브도 관련 기술 인증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사는 신선식품의 유통기한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HPP 기술에 대한 보건신기술(NET) 인증을 비롯한 각종 해외인증을 취득하고 있으며, 제품 양산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고압 펌프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80%를 점유하고 있는데, 국내 기술로 양산할 수 있게 된 만큼, 앞으로 연 6%씩 성장할 세계 워터 펌프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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