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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GO!] 김병준 "이해찬, 노무현의 세종시 이해 못해…재설계해야"

기사입력 : 2020년03월15일 08:00

최종수정 : 2020년04월14일 08:42

"세종특별자치시, '분권과 자율'·'실험과 창의'의 도시 돼야"
"세종 북쪽 지역, 연구단지 등으로 지정해 새 문화 만들어야"
"완벽한 공천은 없다…공천 논란, 민주적 절차 중 하나"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세종에 '특별자치시'라는 이름을 붙인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그런데 노무현 정신을 따른다고 하는 민주당이나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 그 '특별자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겁니다."

'세종시의 설계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행정중심 수도로서의 세종시를 직접 그렸다. 그가 그린 세종시는 분권과 자율의 도시이자 실험과 창의의 도시였다.

교육·산업·문화 각 분야에 걸쳐 세종시에서 시작된 변화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는, 즉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문과도 같은 도시였다. 하지만 2020년의 세종시는 그렇지 못했다. 넓은 세종시에서 대전과 붙어 있는 남쪽 지역만 개발이 이뤄졌고, 그마저도 대전의 베드타운처럼 이용됐다.

두고 볼 수 없었다. 처음 구상한대로 세종을 바꾸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김 전 위원장은 '세종을' 지역 미래통합당 후보로 출마한다. 개발이 전혀 되지 않은 세종시 북쪽 지역에 새 문화를 만드는 동시에, 세종시 전체를 자율과 혁신이 보장되는 진정한 특별자치시로 변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0.03.13 alwaysame@newspim.com

다음은 김병준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총선 출마는 처음이다.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나.

▲그동안 남의 선거는 대선도 치르고 많이 치렀다. 그런데 내 선거를 안치러봤다. 실감이 잘 안 나는 부분이 있다. 선거를 앞두고는 당락에 관한 것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생각해야 하지 않나. 그런데 여전히 저는 모든 관심이 세종에 대해 우리가 꿈꿔왔던 것들, 그리고 시민들이 꿈꿔왔던 것들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가 있다. 선거 운동을 하면서 제가 꿈꾼 세종, 그리고 그 꿈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또 주민들이 꿈꾸는 세종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옆에서 보면 보통 선거에 나선 사람들과는 다른 모습이다.

-피부로 느낀 세종시의 지역 민심은 어떤가.

▲저한테 좋은 이야기도 해 주고 용기도 주신다. 다만 전체적으로 젊은 세대들이 많은데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위기가 겹쳐서 좀처럼 사람을 불러 모을 수도 없고 접근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걸 어떻게 뚫고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눠보나 고민하고 있다. 그래도 '사지'가 '험지' 정도로 바뀌지 않았나 생각한다. 일단 험지 까지는 왔다고 본다. 이제 험지를 격전지로 바꿀 일이 남았다.

-처음 구상했던 세종시의 모습은 무엇이며, 지금의 모습은 어떻게 보고 있나.

▲세종으로의 행정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왔을 때 표면적으로는 행정 중심의 도시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럼 그 새로운 시대는 무엇인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이야기대로 '분권과 자율'의 시대였다. 그리고 세종은 그 모델 도시가 될 수 있었다. 첨단기술과 새로운 철학이 마주치는 도시. 친환경 도시, 인간으로서의 삶을 유지하는 최적의 조건들, 그러면서도 그 안에서 혁신이 계속 일어나는 도시를 꿈꿨다. 세종의 혁신이 한국의 혁신을 선도하는 도시를 꿈꾼 것이다. 그래서 이름도 '세종특별자치시'다. 이름이 그냥 붙은 것이 아니다. 다른 곳과 달리 큰 자치권을 바탕으로 하는, 그만큼 주민과 지방정부에 권한이 많은 것을 뜻한다.

그런데 노무현 정신을 따르고 있다는 민주당이나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이나 그 의미를 제대로 이해를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물리적 구조로서의 세종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형태가 되는 거다. 게다가 이때까지의 세종시를 생각하면 어떤가. 다들 '국회이전', '청와대 제2집무실 신설' 등만 이야기 한다. 물론 행정 중심 도시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고 완성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가의 규제와 감독으로부터 풀어져 새로운 상상력과 창의력이 발휘되는 도시, 자유로운 도시,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도시다.

다른 지역에서는 해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실험들이 여기서 이뤄지고, 우리나라를 선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를 들어 다른 데에서는 의무 교육 체계에 들어가지 않는 대안 교육들이 세종시 만큼은 의무교육으로 들어가 왕성해지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가가 지원해주고, 그 중 좋은 것은 대한민국 전체에 새로운 교육의 형태로 번져나가는 식이다. 우리가 꿈꾼 세종은 대한민국 미래를 여는 문으로서의 세종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시와 교육도 같고 문화적 활동도 같은 도시가 됐다.

-국회의원이 되면 꿈꾸던 세종을 어떻게 실현하려 하나.

▲국회의원이 돼 법을 만들고 예산을 1000~2000억원 더 가져온다고 해서 세종의 꿈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열심히는 해야겠지만 말이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개념적인 재설계다. 대전의 베드타운과 비슷해진 세종을 어떻게 다시 미래를 여는 도시로 나아가게 하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 대한 생각이 짧으니 세종이 여기 머물러 있는 것 아니겠나. 이를 시민들과 함께 꿈꾸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시민들이 세종에 대한 꿈을 꾸고, 그 꿈이 밖으로 전달 돼 대한민국의 꿈이 됐을 때 세종이 진짜 행정수도로서의 역할을 하고, 완성되는 것이다. 서로가 생각을 공유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0.03.13 alwaysame@newspim.com

-세종시의 균형발전을 언급하면서 도시 북쪽의 발전을 강조했다. 현재 어떤 상황인가.

▲물리적 구조물만 들어서다 보니 세종의 원 디자인인 환상형 주변과 남쪽으로만 힘이 쏠리고 있다. 남쪽에는 더 이상 들어설 구조물이 없다. 하지만 북쪽에는 굉장히 광활한 토지가 있다. 세종특별자치시에 맞는 대폭적인 규제완화와 자치권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능들이 들어설 자리가 많다. 북쪽에 그런 것이 들어서 남쪽으로 치우친 동력이 북쪽으로 당겨져 와야 세종이 베드타운화 되는 것을 막고 오리지널 세종을 향한 꿈이 완성될 수 있다. 제가 세종 북쪽에 출마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것도 할 일이 더 많고, 세종을 완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다.

-북쪽 발전에 대해 어떤 구상을 가지고 있으며 어떻게 추진할 생각인가.

▲북쪽에 새로운 문화가 들어올 영역이 꽤 있다. 대학도 두 개나 있다. 그것과 연계해 연구단지를 만들고, 이곳에서는 다른 데에서 하지 못하는 연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주면 아주 좋을 것 같다. 또 민간 자본이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 최근 미국에서 역내 불균형이 심한 지역을 '기회지역'으로 지정해 국가가 그곳에 들어가는 기업들에 조세감면을 해 주는 일이 있었다. 우리는 하다 못해 규제만 완화해줘도 들어간다. 여기는 세종특별자치시다. 실험과 창의의 정신이 넘치는 도시가 돼야 한다. 그러려면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줄 의무가 국가에 있는 것이다.

-세종시는 험지가 아닌 '사지'라고 했다. 보수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지역인데, 필승 전략이 있다면?

▲지역 사회에 와서 국회의원의 신분으로서, 혹은 하나의 정치인 신분으로서 시민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꿈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러 사람을 만나 협조도 부탁하고 젊은 사람들을 파고 들어가기도 하고, 현안을 얘기하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시민들과 세종의 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려 한다.

-최근 당의 공천을 두고 여러 얘기가 나온다. 일부 지역 공천 재검토까지 언급한 상황이다. 이번 공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인터뷰는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사퇴 전 진행됐다.)

▲원래 당헌당규에 의해 최고위원회가 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완벽한 공천은 없다. 개인이 재의를 요구하듯 최고위도 당연히 직무로서 요청할 수 있다. 다만 많지는 않았지 않나. 6곳이 있었고 공관위도 그에 대해 2곳에 대해 새로 논의했다. 저는 이것이 정상적인 과정이라고 본다. 갈등이라고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가는 거다. 최고위와 공관위가 100% 일치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그래서 하나의 민주적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봐 주시면 어떨까 한다.

세상에 완벽한 공천이란 없다. 저도 (비대위원장 시절) 당협위원장 교체하면서 느꼈다. 21명을 교체했는데, 그때도 완벽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하지만 최선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이야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얼마나 힘들겠나. 그 많은 지역구에 대해 수백명을 면접하는 과정에서 공관위원들 사이에 의견도 다를 거고, 또 통합이 변수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압박도 있었을 거다. 그래도 민주적 절차의 하나로 봐 주시면 어떨까 생각한다.

-김형오 위원장이 사천을 했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보고있나.

▲늘 나오는 이야기다. 제가 당협위원장을 교체할 때도 김용태 사무총장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가 나왔었다. 모든 공천에는 따라 오는 이야기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제가 세어 보지를 못해 뭐라고 말을 못하겠다. 아마 떨어진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다 할 말이 있을 거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김형오 의장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천에 반발해 당 내 일부 인사들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단행하고 있다.

▲애초에 선거 프레임의 문제였다. 김형오 위원장이 그것을 거스를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수도권에 있는 인사들을 지역으로 내려 보내는 '지역 책임제'로 선거를 치른다. 만약 우리도 그렇게 했다면 홍준표 전 대표나 김태호 전 지사에게 부산·경남을 책임지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선거를 치렀을 거다. 우리 같은 사람은 대구·경북, 이완구 전 총리는 충청, 서울과 수도권은 황교안 대표와 오세훈 전 시장 같은 분들이 이끄는 거다. 그런데 당 지도부가 초기에 그 체제를 채택하지 않았다. 오히려 수도권 험지출마론, 수도권 중심 선거를 강조했다. 어느 것이 읋은가 그른가를 떠나 이미 당이 그 체제를 짰기 때문에 김형오 위원장도 어쩔 수 없이 그 체제를 존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과정에서 홍준표, 김태호 전 지사가 컷오프 됐고 저도 세종까지 오게 됐다. 소위 말하는 잠재적 대표 주자들의 험지 출마론이 무산되면서 갈등이 일어나는 상황인 것 같다.

-무소속 출마를 하면 표가 나눠지지 않겠나.

▲홍준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구역에서 되도록 민주당이 어부지리 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어 수성갑 지역 같은 곳에서는 무소속 출마를 하면 안 된다. 그곳은 김부겸 의원이라는 막강한 민주당 후보가 있다. 거기서 홍준표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를 하면 김부겸 의원의 당선을 확정지어 주는 것이기 때문에 최소한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민주당이 비례연합정당 참여를 결정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스스로들 부끄러워하지 않겠나. 저는 투표하고 나오면서도 스스로 부끄러웠을 거라 생각한다. 그게 위성정당인지를 모르겠는가.

이 정부나 당이 하는 일을 보면 권력에 취했다고 할까. 자기들이 결정하고 뭔가를 밀어 붙이면 그것으로 모든 것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가지고 오면 야당은 반응할 수밖에 없다. 반대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밀어붙이면 야당은 다른 방법을 택하는 거다. 그런데 자기들이 억지로 밀어붙이면 야당은 아무 것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그렇다. 자기들이 권력으로, 제도적으로 결정하면 자연스럽게 본인들이 원하는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최저임금을 높이면 사람들이 최저임금에 전부 동의해 순응할 것 같나. 어떤 사람은 못 버티고 가게 문을 닫고, 어떤 사람은 피고용인을 내보내고, 어떤 사람은 기계화 하면서 인력을 줄인다. 그런데 이 정부는 결정 후 있을 후속적 반작용이나 대응책에 대해 고민을 안 한다. 거의 초등학교 수준에서 모든 제도를 디자인한다. 도대체 이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다.

-당 대표급 인사지만 선거에서 승리하면 초선 의원이 된다. 의원으로서는 어떤 모습을 그리고 있나.

▲아직 깊은 고민은 안 했다. 그러나 국회가 많이 변했다. 옛날식의 선수(選數)가 아니라 정치적 위상에 따라 초선 대통령도 나오고, 심지어 의원도 아닌 사람이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따라서 그 무게에 따라 각자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저의 경우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 이야기했던 것에다가 무게가 조금 더 해질까, 그 정도이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우리 정치가 제발 담론이 있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미래나 가치에 대한 담론이 없다. 밀고 당기고 싸움만 한다. 싸움이 국회와 의회정치의 기본적인 모습이라고는 하나, 우리 정치는 의미 없는 것을 두고 싸우고 대립한다. 이것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김병준 미래통합당 전 비상대책위원장. 2020.03.13 alwaysame@newspim.com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약력

1986년 국민대학교 행정정책학부 교수

2002년 국민대학교 행정대학원 원장

2002년 새천년민주당 노무현대통령후보 정책자문단 단장

2003년 재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2004년 대통령 정책실장

2006년 제7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겸 부총리

2006년 대통령 정책특별보좌관

2008년 공공경영연구원 이사장

2018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 뉴스핌은 4·15총선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 출마한 후보자들을 현장에서 생생하게 인터뷰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후보자 외에도 다른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일정이 잡히는대로 연쇄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문의 뉴스핌 총선특별취재팀(02-761-4409)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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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재점화 '위약금 면제' 논의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해킹 사고로 유출된 정보가 당초 예상보다 더 많았던 것으로 밝혀지자, 유심 해킹 피해 고객 위약금 면제 논의에 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SKT 유심 해킹 사고 민·관 합동 조사단(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에 따르면, 조사단은 SKT 서버에서 총 25종의 악성코드와 23대의 감염 서버를 추가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로 약 2695만건 이상의 유심 정보(전화번호, 국제 이동 가입자 식별번호인 IMSI 등 약 9.82GB 규모) 유출을 확인했다.  조사단은 리눅스 서버 3만여대를 포함한 전체 서버로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부 서버에서 개인정보(이름, 생년월일, 전화번호, 이메일 등)와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약 29만건이 포함된 파일을 발견해, 해당 정보의 유출 여부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 류정환 SKT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이 19일 데일리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정승원 기자] SKT를 이용하며 '2년 약정' 계약을 맺은 고객 김모(35)씨는 이날 통신사 변경 상담을 신청했다. 김씨는 "유심 정보 해킹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입장이지만, 약정 기간이 약 1년 3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10만원을 내야 한다고 통보받았다"며 "SKT가 고객 신뢰를 회복하려면, 고객의 위약금 지불 부담부터 덜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비슷한 처지의 박모(27)씨도 약정(2년 약정) 만료를 약 1년 앞두고, 위약금 8만원을 안내받은 상황이다. 박씨는 "일 때문에 바빠서 전화 상담을 받았는데, 자세한 위약금 도출 과정은 물어보지 못했다"며 "해킹 피해로 금융 범죄 피해는 당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위약금 부담에 통신사 변경도 마음대로 하지 못해 억울하다"고 말했다.  SKT는 전날 이 같은 고객 의견을 이사회에 전달하기 위해 SKT 고객신뢰위원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고객신뢰위원회는 최근 해킹 사고로 손상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독립 기구다.  홍승태 SKT고객가치혁신실장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 고객의 생각을 정리해 회사에 전달하는 등 고객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위원회가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SKT 측은 위원회가 직접 위약금 면제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 위약금 면제의 쟁점은 'SKT 귀책사유'…정부·법조계도 주목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 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사진=SKT 약관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위약금 면제 여부를 결정할 핵심 기준은 'SKT의 귀책사유 여부'가 될 전망이다. LTE·5G 이동전화 서비스 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한 SKT 이용약관 제 43조(위약금 면제)에 따르면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가 위약금 면제 조건으로 명시돼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조항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약관에서 말하는 귀책 사유란 계약상 급부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경우를 의미한다"며 "SKT는 통화나 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를 정상적으로 제공한 만큼, 이번 사건이 위약금 면제 조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관합동조사단은 현재 회사의 귀책사유를 가리는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단은 현재 유심 해킹 사고의 원인 및 경위, 피해 규모, 사내 보안 관리 실태, 사고 대응 과정의 적정성 등을 조사 중이다.  정부는 최종 조사 결과에 따라 위약금 면제 등 책임의 경중을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브리핑에서 "4개 법무법인에 의뢰한 검토 결과를 받아봤지만 아직은 명확하게 답하기 어렵다"며 "결국은 조사단의 결과를 보고 나서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법인은 SKT의 ▲고의 또는 과실 여부 ▲정보보호 기술 수준 ▲보안조치의 적정성 등을 기준으로 귀책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 같은 기준과 조사단 결과를 고려해, 행정 행위 수준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 "6개월 내 분쟁조정 결과 나올 것"…소비자 집단행동은 '속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SKT 유심 정보 유출 사태 한국소비자원 집단분쟁조정신청서 [사진=이철우 변호사] 2025.05.19 yek105@newspim.com 정부 조사가 길어지는 사이, 일부 고객은 집단으로 행동에 나서고 있다. SKT 이용 고객 59명은 지난 9일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통신사 이동 시 위약금 면제 및 1인당 30만원 배상을 골자로 하는 집단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대표 신청자인 이철우 문화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현재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접수돼 사건 번호가 부여됐으며, 전체 절차는 6개월 이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 소비자에게 위약금 면제를 비롯한 어떤 보상안이 마련된다는 전제하에 신청 금액의 일부가 지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변호사는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 제5조 제2항("약관의 조항이 명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조항은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한다")에 따라 소비자분쟁조정위가 SKT에 불리하게 약관을 해석해 위약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SKT의 약관에는 '회사의 귀책사유로 (고객이) 계약을 해지할 경우'만 명시돼 있을 뿐, 귀책사유가 구체적으로 규정돼있지 않다.  이 변호사는 "핵심은 '회사 귀책사유'에 대한 해석이다"라며 "SKT 측은 '서비스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의 장애'가 있어야 회사의 귀책사유가 성립한다고 주장하겠지만, '약관법 제5조 제2항 '작성자 불이익의 원칙'에 따라, 귀책사유에 대한 부연 설명이 없을 때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국회입법조사처 "SKT 정보 유출 계기로 '위약금 면제' 제도화해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사진=국회입법조사처 캡처] 2025.05.19 yek105@newspim.com 국회입법조사처는 'SKT의 귀책사유'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약관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동통신사 스스로 위약금을 면제하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지'를 묻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더불어민주당)의 질문에 "SKT가 가입 약관에서 '회사의 귀책사유로 인해 고객의 계약을 해지할 경우' 위약금 납부 의무를 면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번 해킹사태가 SKT 귀책사유로 인한 서비스 문제라면 이 조항을 근거로 위약금을 면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통신사 해킹 사고 사후대응의 문제점과 입법과제' 보고서를 통해 통신사 해킹 사고와 관련해 피해 소비자를 위한 위약금 면제를 법제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입법조사처는 "(유심 해킹 사태 이후) SKT가 뒤늦게 유심 무상 교환 조치를 발표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보상하겠다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 것도 전기통신사업법, 개인정보 보호법, 정보통신망법에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 구제 조치가 미흡한 현실을 보여준다"며 "피해자가 통신사 이동을 원할 경우, 위약금을 면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소영 변호사는 이날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망법의 '침해 사고 대응' 부분, 혹은 전기통신사업법상 '이용자 보호'나 '사업자 의무' 조항에 위약금 면제 내용을 추가할 수 있다"며 "또, 보고서에는 없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소비자 보호 지침도 다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2차 조사 결과 브리핑을 마친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SKT 유심 해킹 사태 대응에 있어 철저한 조사, 투명한 절차, 그리고 국민 우선의 정보 공개라는 세 가지 원칙으로 임하고 있다"며 "절대 은폐하거나 축소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오는 6월 말까지 IMEI 등 민감정보 유출 여부, 전체 서버 추가 점검, 해킹 경위와 사내 보안 실태, 회사 귀책사유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yek105@newspim.com 2025-05-1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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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용의자 "돈 갚지 않아 범행" [수원=뉴스핌] 노호근 기자 =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동기에 대해 그는 "돈을 빌려준 뒤 갚지 않아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경기 시흥시 정왕동 일대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숨지게 하고 2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차철남(56·중국 국적)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독자제공] 경기남부경찰청은 19일 오후 7시 24분께 안산시 신길동 노상에서 차 씨를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오후 6시 20분경 차 씨를 공개수배한 지 약 1시간 만이다. 체포 당시 차 씨는 남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상태였으며, 오후 8시 33분쯤 시흥경찰서로 압송됐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경제적인 거래가 있었는데, 저한테 돈을 꿨다가 갚지 않았다"고 말했으며, 혐의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사람이 죽은 건 죽은 거잖아요"라고 답했다. 차 씨는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정왕동의 한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를 흉기로 찌른 뒤 도주했다. 이어 오후 1시 21분께는 편의점에서 2km가량 떨어진 체육공원 주차장에서 70대 남성을 또다시 흉기로 찔렀다. 두 피해자 모두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건 초기 CCTV 분석을 통해 용의자를 특정한 뒤 자택을 수색해 중국 국적의 남성 시신 1구를 발견했고, 오후 2시께 편의점 인근 주택에서도 또 다른 남성 시신 1구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들 사망자는 모두 자상 흔적이 있었으며, 사망 후 수일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차 씨와 피해자들 간에 금전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계획 범행 여부와 정신병력 유무, 피해자들과의 구체적 관계 등에 대해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구성, 시흥경찰서와 형사기동대, 기동순찰대 등 가용 인력을 투입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경위는 아직 수사 중이지만, 혐의가 중대한 만큼 신속히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정확한 범행 경로와 공범 여부 등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eraro@newspim.com 2025-05-19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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