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투명한 플라스틱병인 페트가 고급 가방과 기능성 의류를 만드는 고급 소재로 탈바꿈했다.
2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2월부터 실시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시범사업'에 따라 수거된 페트병이 의류, 가방, 화장품병을 비롯한 고품질 재활용제품으로 출시됐다.
이번 시범사업은 정부혁신 과제인 '민관협력을 위한 교류 강화'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최초로 국민들이 배출한 폐페트병으로 고품질 재활용제품을 생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그동안 의류를 만드는 고품질 장섬유 제조에 사용되는 폐 페트는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국내 폐페트 생산량 중 약 10%만 고품질로 재활용되는 상황이다. 국내 폐 페트는 대부분 부직포, 솜과 같은 단섬유로 재활용(55%)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한해 약 28만톤이 버려지는 폐 페트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다.
환경부는 폐 페트병을 깨끗이 수거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서울, 제주도(제주, 서귀포), 천안, 김해, 부산 지역에서 공동주택·거점수거시설에 투명페트병 별도 수거함 설치 및 단독주택에 별도배출 봉투를 배부했다.
우선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으로 플리츠마마, 효성티앤씨에서 니트재질 의류 및 가방을 제작했다. 스파클에서 방문수거한 페트병은 블랙야크, 코오롱에프앤씨, 티케이케미칼이 제작하는 기능성 의류의 자재로 쓰였다. 또 에스엠티케이케미칼은 천안시에서 별도로 배출된 투명페트병으로 화장품병을 제작해 병에서 다시 병(B to B, Bottle to Bottle)을 만드는 고품질 재활용 생산도 이달부터 시작했다.
[세종=뉴스핌] 이동훈 기자 = 투명페트병 별도배출 시범사업 및 역회수 성과품[사진=환경부] 2020.06.23 donglee@newspim.com |
환경부는 이러한 시범사업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수거-선별-재활용-제품생산 전단계별로 제도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수거단계에서 깨끗한 투명페트병이 모일 수 있도록 '재활용가능자원의 분리수거 등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올해 12월부터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전국 공동주택(아파트)으로 확대 시행한다. 단독주택은 오는 2021년 12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제주도, 천안시 외 다른 지역에서 수거한 투명페트병도 고품질 재활용제품에 활용되도록 선별-재활용(재생원료생산)-재생원료가공-최종제품생산까지 민관협업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7월부터 참여기업 공모 등을 거쳐 전단계 민관협업 창구를 구축해 새로운 재활용제품 종류를 늘린다. 고품질 재생원료 생산을 위해 시설을 개선하거나 수입재생원료를 국내재생원료로 대체하기 위해 설비투자가 필요한 경우 지원사업도 병행한다.
특히 재생원료 수요창출을 위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제도를 오는 2021년 구축한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분담금은 생산자가 제조한 제품·포장재로 인해 발생한 폐기물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을 말한다. 생산자가 직접 수거·재활용하거나 생산량에 비례해 분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재활용 등에 지원한다.
이처럼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장섬유 재활용(의류 등)으로 10만 톤까지 확장할 경우 약 4200억원의 신규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환경부는 내다보고 있다.
이영기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관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재생원료 사용 확대는 선형경제에서 순환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초석으로 이에 대한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국내 기업들이 효과적으로 순환경제체제로 전환하도록 선제적으로 지원하고 제도개선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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