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어스 몬다민컵 1라운드 5번홀 퍼팅그린에서 옮겨놓은 볼마커 리플레이스 안하고 쳐
한국선수 시드권자 중 유일하게 출전한 이지희는 1언더파로 공동 39위…커트 통과시 통산상금 12억엔대 돌파
[서울=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가 예정보다 112일 늦은 25일 시즌 개막전을 시작했다.
일본 정부의 입국 금지로 인해 한국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지 못한 가운데 이날 지바현 카멜리아 힐스CC(파72·길이6622야드)에서 열린 어스 몬다민컵(총상금 2억4000만엔) 첫날 화제는 시부노 히나코(22·일본)였다.
여자골프 세계랭킹 12위 시부노 히나코가 25일 열린 JLPGA투어 어스 몬다민컵 1라운드에서 퍼트하고 있다. [사진=JLPGA] |
시부노는 지난해 8월 AIG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이름을 알린 선수다. 일본 선수가 미국LPGA투어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42년만이었다.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12위다.
이날 경기는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지연됐고 중간중간 코스에 고인 물을 치우기도 했다.
시부노는 5번홀(길이 328야드)에서 1m 거리의 파퍼트를 남겼다.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선에 시부노의 볼마커가 놓였기 때문에 시부노는 볼마커를 한 클럽헤드 길이만큼 옆으로 옮겼다.
그러고 나서 그린에 물이 괴자 경기위원이 롤러로 물을 닦아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시부노는 정작 퍼트할 때 볼마커를 원위치하는 것을 깜빡 잊었다.
파퍼트를 성공한 후 볼을 집어 몇 걸음 걸어나올 때에야 옮긴 볼마커를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홀아웃했다는 것을 알아챘다. 캐디를 쳐다본 순간 분노가 일었으나 이내 스스로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웃고 말았다. 물론 그 홀 스코어는 더블보기가 됐다.
2020~2021시즌 JLPGA투어 개막전 첫 벌타의 주인공이 다름아닌 메이저 챔피언이자, 일본 언론과 JL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크게 다뤘다.
시부노는 "중학교 1학년 때 스코어를 적게 신고해 벌타를 받은 이후 처음 벌타를 받았다"며 "앞으로 볼마커를 옮겼을 경우 스트로크하기 전에 리플레이스해야 한다는 것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시부노는 마지막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잡고 이븐파 72타로 1라운드를 마쳤다. 선두권과 6타차의 공동 59위다. 벌타를 받지 않았다면 2언더파 70타의 공동 27위에 오를 뻔했다. 27위에는 세계랭킹 4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도 포진했다.
시부노처럼 퍼팅그린에서 볼마커를 옮겼다가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다음 스트로크를 하면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것이 돼 일반 페널티(스트로크플레이는 2벌타)를 받는다. 중대한 위반이 아니므로 2벌타를 받은 후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볼로 홀아웃해야 한다<골프 규칙 14.7>. 톰 왓슨, 로라 데이비스 등 대선수들도 이 '건망증'으로 벌타를 받았다.
이 대회에는 JLPGA투어 시드가 있는 15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줄곧 일본에 머물러왔던 이지희(41)만 출전했다. 이지희는 1언더파(버디3 보기2) 71타로 선두권과 5타차의 공동 39위에 자리잡았다.
JLPGA투어에서 23승을 거둔 이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투어 사상 두 번째로 통산상금 12억엔(약 135억원)대 돌파를 노린다. 그가 지난해까지 받은 통산상금은 11억9973만여엔이다. 이번 대회에서 커트만 통과하면 새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서 공동 60위를 해 투어 시드가 없으나 출전행운을 잡은 '신예' 이하나(19)는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 17위에 올라 있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