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US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데뷔…켑카·우즈·람 등 대선수들 틈에
"돈으로 살 수 없는 일생의 기회…내 꿈 실현이 더 가까워져" 당돌한 출사표
[서울=뉴스핌] 김경수 객원 골프라이터 = 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스란시스코에 있는 TPC 하딩 파크에서 제102회 USPGA 챔피언십(총상금 1100만달러)이 열린다. 남녀 골프를 통틀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다.
관전 포인트는 많다. 브룩스 켑카의 대회 3연패, 타이거 우즈의 메이저대회 16승, 조던 스피스의 커리어 그랜드 슬램, 욘 람과 브라이슨 디섐보의 첫 메이저타이틀 도전….
USPGA 챔피언십에서 메이저대회 데뷔를 하는 김주형. 2009년 양용은이 타이거 우즈를 제치고 아시아 남자골퍼로는 유일하게 메이저타이틀을 안은 이 대회에서 김주형이 인상깊은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사진=아시안투어] |
지난 2009년 양용은이 우즈를 제치고 아시아 남자선수로는 유일하게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획득한 이 대회이지만, 올해 다섯 명이 출전하는 한국선수들을 주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메이저대회 출전이 처음인 김주형(18)은 더더욱 그 이름을 아는 사람조차 드물다.
아시안투어에서는 그러나 김주형에게 은근히 기대를 건다. 대회 하루전 홈페이지에서 '김주형이 USPGA 챔피언십에서도 혜성처럼 나타날 준비를 마쳤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려 분위기를 돋았다. 우승권에서는 멀지만, 세계 골프계에 그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김주형은 지난달 한국프로골프투어 KPGA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한 덕분에 세계랭킹 100위안에 들어 이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는 지난 1월 아시안투어 SMBC 싱가포르오픈에서 4위를 하며 상위 네 명에게 주는 브리티시오픈 출전권을 손에 쥐었었다. 그러나 올해 브리티시오픈이 취소된 바람에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대회 데뷔를 하게 됐다.
"세계랭킹 100위안에 들어 이 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것은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기분이었다. 메이저대회 출전은 일생의 기회다. 그래서 군산CC오픈에서 우승하자마자 미국행 항공권을 예약했고 우승 후 1주일만에 미국에 왔다. 이 대회 출전으로 내 꿈이 더 가까워졌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투어가 중단됐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그는 "골프가 직업인데 4~5개월 대회가 열리지 않으니 좀 미칠 것같은 느낌도 있었다. '대회가 재개됐을 때 내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까?'하는 부정적 생각도 들었다"며 "그렇지만 그것을 참고 열심히 연습했고 그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나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날을 보냈다. 그는 호주·중국·필리핀·태국 등지에서 골프를 배웠다. 지난해 아시안투어 2부투어(ADT)에서 3승을 거둔 곳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파키스탄이었고, 그 덕에 1부투어에 출전해 11월 파나소닉오픈 인디아에서 아시안투어 첫 승을 기록했다. 아시안투어 역대 두 번째로 어린 나이(17세149일)의 우승기록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코로나19로 투어가 중단되기 전까지 아시안투어 네 대회에 나가 두 차례나 톱5에 들며 상승세를 지속했고, 마침내 지난달 군산CC오픈에서 KPGA투어 첫 승을 투어 최연소 기록으로 달성했다. 얼마전에는 아시안투어에서 시즌 뛰어난 성적을 낸 선수에게 주는 '파나소닉 스윙' 랭킹 1위에 올라 5만달러(약 6000만원)의 상금도 받았다.
김주형의 아버지 김창익씨는 미국PGA 2부투어격인 바이닷컴투어(현재 콘페리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가 티칭 프로로 변신한 후 아들 뒷바라지를 해주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들의 골프백을 메고 함께 나설지 지켜볼 일이다.
김주형은 첫날 오전 8시55분(한국시간 7일 0시55분) 아브라함 앤서(멕시코), 찰 슈워첼(남아공)과 함께 1라운드를 싯작한다. 앤서는 지난해 12월 프레지던츠컵에 인터내셔널팀 일원으로 나가 임성재, 미국팀의 저스틴 토마스와 함께 가장 많은 승률(3승1패1무)을 기록한 선수다. 슈워첼은 2011년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 챔피언이다. ksmk754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