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40시간 치료 강의 수강
휴대전화 불법 촬영물 압수 과정 적법 판단
김성준 "피해자에게 죄송...반성하며 지낼 것"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지하철역에서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김성준 전 SBS 앵커가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앵커는 "반성하며 지내겠다"고 밝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류희현 판사는 21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를 받는 김 전 앵커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지하철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성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김성준 전 SBS 앵커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20.07.21 mironj19@newspim.com |
김 전 앵커 측은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속 불법 촬영물을 압수하는 과정이 위법했다고 주장해 왔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발견된 사진들은 영장 범죄사실에 대한 간접증거 및 정황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며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자료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사진 압수는 적법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압수수색 과정에 참여권을 보장받지 못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은 참여권을 고지 받았으나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밝혔다"며 "현행범으로 체포되기 이전에 저지른 범행에 대한 증거 복구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을 보면 압수에 의해 복구된 사진들은 모두 증거 능력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촬영 후 여성 신체 분위 노출 정도, 신원 식별 가능성, 촬영 횟수, 사진이 유출되지 않은 점, 잘못을 반성하고 재범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 받은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삼는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이 끝난 뒤 김 전 앵커는 "늘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도 반성하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지낼 생각"이라며 "다시 한번 피해자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빨리 충격에서 회복되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뉴스를 하던 시절에 저와 공감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뭐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며 "변호사와 상의하고 생각을 해보겠다"고 말했다.
특히 "법원 형량에 대해 지금 뭐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뉴스와 책에서 언급된 사실에 대해서는 지금도 제 생각엔 변함이 없다"고 했다.
앞서 김 전 앵커는 자신이 진행하는 SBS 라디오 러브FM '김성준의 시사 전망대'에서 몰래 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가볍다는 지적에 대해 "피해자는 평생 멍에가 돼 살아야 하는 고통인데, 벌금 얼마 내고 나온다"며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앵커는 지난해 7월 3일 오후 11시 55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영등포구청역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성 신체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휴대전화에서 체포 당일 외에도 불법으로 찍은 여성 사진들을 추가로 발견한 검찰은 이를 범죄사실에 포함해 김 전 앵커를 기소했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앵커에 대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hak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