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 비공개 재판정보 언론누설 혐의, 1심서 실형
서천호 "정치적 영향 받았다" 반발…재판부 "법리 따라 판결"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으로 불리는 유우성 씨에 대한 비공개 재판 정보를 언론에 유출해 재판에 넘겨진 서천호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서 전 차장은 선고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 "법원이 정치적 색깔이 판치는 곳이 되지 않도록 간절히 바란다"며 판결에 반발했고, 재판부는 "많은 시간을 할애해 법리에 따라 판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단독 박현숙 판사는 10일 오전 국가정보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서 전 차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또 함께 재판에 넘겨진 이태희 전 대공수사국장과 하경준 전 대변인에게는 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우성 전 서울시 공무원(왼쪽)이 지난 6월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담당검사 불기소처분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박주민, 이재정 의원 주최로 열린 '수사기관의 사건조작 견제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2020.06.10 alwaysame@newspim.com |
박 판사는 "피고인들은 유 씨 간첩사건에서 증거를 조작했다는 내용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자 새로운 국면 전환을 위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출신 A씨의 비공개 증언을 언론에 누설했다"며 "북한에 남겨진 A씨 자녀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A씨 동의를 고려하지 않고 국정원에 대한 돌아선 여론을 돌려세우기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서 전 차장에 대해서는 "국정원 간부로 직무상 알게된 비밀을 엄중히 지켜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임무를 위배해 처벌함이 마땅하다"며 "다른 피고인들에게 비밀준수 위반을 지시해 실형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박 판사는 '비공개 법정증언 및 탄원서는 직무상 알게 된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피고인 측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수사기관인 국정원이 취득한 내용은 유출할 경우 국가안녕질서·재판질서 방해를 초래함이 명백하다"며 "피고인들은 공모해 국정원 재직 중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다"고 판단했다.
서 전 차장 등은 지난 2013년 탈북자 1호 공무원이던 유 씨가 간첩 혐의로 재판을 받을 당시 비공개 재판에서 이뤄진 A씨의 증인신문 내용과 탄원서 등 재판 정보를 언론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은 국정원이 서울시청에 근무하던 중국 국적 탈북자 유 씨가 북한에 탈북자 정보를 전달하는 등 간첩 활동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국정원은 유 씨를 불법 구금해 강압적인 조사를 벌이고 관련 증거들을 위조하는 등 사건 조작 논란이 일었고 유 씨는 2015년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간첩 혐의를 벗었다.
이 전 국장은 이밖에도 유 씨의 중국-북한 출입국 기록에 대한 영사 사실확인서를 허위로 작성해 유 씨 재판에 증거로 제출하도록 한 공문서변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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